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 : 유엔·유네스코 교육구상과의 협력
김영길 / 유엔 아카데믹임팩트 한국협의회 회장 싸이월드 공감
Ⅰ. 서론
교육의 근본목적은 사람을 사람답게 양육하는 것이다. 교육은 지식만을 추구하여 한 개인의 성공이나 출세를 이루는 수단이 아니다. 참 교육이란 지식교육과 함께 정직과 성실과 같은 인성교육, 영성교육, 지(智), 덕(德), 체(體)의 전체교육, 특히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전인격 교육과 양육 과정을 의미한다. 한자의 ‘어질 인(仁)’자가 표상하듯, 인간은 사람(人)이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二) 이상 즉, 이웃과 더불어 살아감으로써 그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하지만 과학기술 문명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산업화를 통해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사회풍조가 만연하면서, 교육의 목적이 사람을 인격적으로 양성하는 데 있지 않고, 개인의 성공을 위한 지식전수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전통적인 가치관이 붕괴되고 윤리와 도덕이 무색해지면서 인류는 더불어 사는 것보다는 개인과 자국 중심의 물질적 풍요에 초점을 맞추었고 이는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테러와 전쟁, 절망과 파괴의 소식들은 오늘도 전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오늘날 발생하고 있는 국제적 이슈의 가장 큰 특징은 한 국가나 개인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한 해결책만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전인교육을 통해 교육의 참 의미를 되찾고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의 정립이 필요하다.
Ⅱ. 왜 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인가?
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은 창조적이고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도입하여 혁신적 인 교육방법으로 교육하고, 세계를 무대로 그 배운 바를 실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국가와 국가 간 또는 인간과 자연과의 포괄적 조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창조적 글로벌 시민교육은 지식과 기술을 포함한 창의적 인지(cognitive)교육만이 아닌 가치, 태도, 정직과 성실 등의 비인지적(non-cognitive) 교육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UNESCO, 2014).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의 정확한 개념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지만,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는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세계시민이 갖추어야 할 역량을 기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은 국가 간의 협력과 상호작용을 통해 세계를 하나로 받아들임으로써 상호 간의 경계를 허물고, 그 지평을 넓혀가는 교육을 지향하여야 한다. 그러나 자국의 충성된 국민을 양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세계 각국의 교육체계는 지구촌에서 발생하고 있는 복잡한 국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인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을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 각 국가의 유산과 전통을 존중하고 기리는 교육이 잘못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자국의 목표와 이해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주어진 역할들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만일 우리가 자국의 시각을 넘어서 다른 국가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다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갈등과 혼란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Adams, 2010).
Ⅲ.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을 위한 첫 구상
2009년 열린 유네스코 고등교육 혁신 포럼(World Conference on Higher Education 2009)'에서는 다음과 같은 공식 성명서(communique)를 발표하였다(UNESCO, 2009).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고등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심각한 가치관의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차원을 넘어서, 도덕성과 영성 교육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유네스코 성명서에서 고등교육에서의 도덕성과 영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이 배경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몰고 온 2008년 8월 미국 뉴욕 월가의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파산의 근본원인이 된 경영진의 부정직한 윤리관 문제가 깔려 있었다.


2010년 11월 1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엔아카데믹임팩트(UN Academic Impact: UNAI)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발족하면서 “교육을 통해 국경을 넘어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전 지구적인 고통을 야기하고 있는 상호 연결성이 깊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아카데믹임팩트의 핵심 프로그램은 세계 고등교육기관 및 학술연구기관들이 유엔과 제휴하여 3대 목표인 평화, 개발 및 인권 문제를 교육을 통하여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구체적인 실행을 위하여, 유엔아카데믹임팩트(www.academicimpact.org)는 10개의 핵심원칙을 세우고 전 세계의 대학교들이 하나 이상의 원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교육을 통한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과 고등교육의 역량 강화가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원칙을 추구하기 위해 UNAI는 세계적으로 10개의 Global Hubs를 두고 있으며, 한동대학교는 2011년 1월 고등교육 역량강화(Capacity Building on Higher Education Systems)의 글로벌 허브로 지정되었다. 또한 한국에서는 유엔아카데믹임팩트 활동을 지원하고, 동참하기 위하여 57개 국내 대학교가 외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인가(2013년 11월)를 받아 유엔아카데믹임팩트 한국협의회(www.unaikorea.org)를 구성하였다. 2013년에는 대학생들이 UNAI ASPIRE(Action by Students Promoting Innovation & Reformation through Education)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유엔과 유네스코가 동시에 지구촌 문제의 해결책으로 고등교육의 변화를 제시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은 고등교육기관에서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유·초등·중등·고등교육 및 평생 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반을 통해 총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고등교육에 주력하는 유엔아카데믹임팩트를 2010년에 처음 발족한 후 2012년에는 유네스코와 함께 초·중등교육에 중점을 둔 글로벌교육우선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지원국 그룹을 구성하여 초등교육 문맹 퇴치와 교육의 질 개선, 그리고 글로벌 시민 양성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추진하고 UNESCO, World Bank, UNDP 등과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은 상호 연관되고 상호 의존적인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글로벌 시민을 길러내기 위하여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시민의식을 가르치고 사랑과 봉사,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용 및 존중,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지구촌의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의 책임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달성할 토대를 만들며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의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새로운 글로벌 교육 비전이다.
Ⅳ. 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의 패러다임
21세기는 지식보다 지혜를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하며, 정보를 탐색하고 분석하는 능력,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이 우선시 되는 시대다. 아울러 팀으로 일하는 능력, 상호 협력, 창의력, 지략,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21세기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자질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1세기의 교육은 지적·도덕적·육체적 능력을 넘어 정신적 영역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며, 학생들이 “아직 해결책이 없는 신지식”을 탐구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얻도록 도와주어야 한다(Kim,2010).
지구촌 공동체로 대변되는 21세기에는 글로벌하게 생각하면서 지역과 세계를 함께 변화시킬 글로컬(Glocal)한 능력, 창조능력이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Altbach, 2009). 이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 세계적, 문화적 차원에서 생각하고 일하는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워야 한다.
즉, 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은 [그림 1]과 같이 ‘창의적 지식 교육과 글로벌 교육, 정직과 성실을 기본으로 삼는 인성교육’이라는 3가지 요소를 융합하여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컨텐츠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교수법 외에도 다양하며 새로운,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인 교수법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오늘날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및 멀티미디어 등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학생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교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의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정보기술과 지식이 신속하게 발달함으로써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는 “미래의 학습자”(The students of the future)로 변화하고 있다(American Council on Education). 21세기를 살아가는 교사는 전통적인 교수자의 역할 외에도 학생들의 멘토 및 삶의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자신들의 삶과 행동을 통해 교사는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하며, 정직하고 윤리적인 삶을 살고, 배울 수 있는 모범이 되어야 한다.
Ⅴ. 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의 적용과 사례
필자는 한동대학교에서 21세기에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업인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글로벌 에디슨아카데미(Global Edison Academy: GEA)를 창안하였다.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의 이름을 딴 에디슨(E.D.I.S.O.N) 아카데미는 다음의 목적을 가지고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을 실시하였다.


E : Education of Competent and Honest Global Leadership 능력 있고 정직한 글로벌 리더십을 기르는 교육
D : Dynamic & Creative Cross-Disciplinary Curricula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학제 통합 교육과정
I : Integrity and Uprightness for Sound Character Building 올바른 인성 양성을 위한 성실함과 강직함
S : Synergistic Outcome through Cooperation 협동을 통한 상승효과
O : Open and Borderless Global Educational Partnership 열리고 국경을 넘어선 국제교육의 파트너십
N : Nurturing of the Whole Person with Comprehensive Worldview 종합적인 세계관을 가진 전인성 함양


한동대 글로벌 에디슨아카데미는 E.D.I.S.O.N의 다섯 가지 요소들을 학생들에게 교육함으로써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창업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한동대 김형수(06학번)군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트리플래닛(www.treepla.net)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2010 G20 서울 정상회의 및 유엔사막방지화협약 공식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졸업생 서덕수(95학번)군은 개발도상국에 건축회사(NIBC, www.nibc.com.vn)를 설립하여 그 나라의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돕고 있다. 이 회사는 베트남의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면서, 합리적인 저비용의 건축설계를 통해 현지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베트남에 신 주거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최영환(99학번)군 역시 뉴욕에 엠트리(Mtree, www.brushwithhope.com)라는 NGO를 설립하여, 해외의 젊은이들과 함께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미술, 패션 디자인, 건축, 오페라 등 문화혜택을 제공하고 자신들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유엔아카데믹임 팩트 한국협의회와 협력하고 있는 유엔아카데믹임팩트 어스파이어의 한동대 학생들 또한 미래숲녹색봉사단(http://www.futureforest.org)과의 협력을 통해 나무심기, 사막화 방지와 같은 환경보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Ⅵ. 결론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산업화 시대에 걸맞은 지식을 전수하는 인지적(Cognitive) 교육과 새마을운동 정신교육, 그리고 기간산업 구축을 위한 대기업 지원과 정부의 강력한 수출지원 정책에 힘입어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창의적 소프트 융합 기술이 주도하는 창조경제(Creative Economy) 시대는 지금까지의 하드웨어 생산 기술을 보유한 인재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인재,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글로벌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을 통해 지식을 전수하는 창의적 인지(cognitive) 교육과 함께 가치관, 윤리, 도덕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비인지적(non-cognitive)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즉 창의적 인재, 말하고, 쓰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정직하고 성실한 글로벌 인재, 이웃과 세계와 함께 더불어 살며 협력하는 ‘글로컬(Glocal)’한 신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이러한 인재배출은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동시에, 행복한 선진국이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효과적인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이 이루어지고 실행되기 위해서는 유엔의 유엔아카데믹 임팩트(UNAI), 글로벌 교육우선구상(GEFI), 그리고 유네스코의 지속가능한 교육개발(ESD) 등을 기반으로 여러 국가 및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협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이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는 시점에, 유엔과 유네스코가 2015년 5월에 인천 송도에서 ‘2015 세계교육포럼’ 공동으로 개최한다고 한다. 한국정부가 제안한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이 ‘2015 세계교육포럼’의 어젠다로 선정되어 국제적 차원에서 논의된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2015 세계교육포럼’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이 초·중등·고등교육 및 평생교육 기관 등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참고문헌
Adams, Michael, J, “Fulfilling the United Nations Promise” UN Chronicle Volume XLVII·Number 3·2010
Altbach, P, Reisberg L, Rumbley L, 2009. “Trends in Global Higher Education: Tracking an Academic Revolution.” UNESCO 2009 World Conference on Higher Education, Paris
American Council on Education, www.acenet.edu/PIL)
Kim, Young-Gil, 2010. “A shift of higher educational paradigm with scientific development from isolation to integrative/holistic global education in the twenty-first century”, Educational Research Vol. 1(4) pp.075-087. Available at: http//www.interesjournals.org/ER
UNESCO Reforming Higher Education, 2009. “World Conference on Higher Education 2009” Available at: http://www.unesco.org/new/en/education/themes/strengthening-education-systems/higher-education/reform-and-innovation/world-conference-on-higher-education
UNESCO, 2014. “Global Citizenship Education preparing learners for the challenges of the 21st century” Available at: http://unesdoc.unesco.org/images/0022/002277/227729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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