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멍석 깔고 학생은 그 위에서 미래를 만든다!- 분당대진고등학교
이춘희 / 내일신문 리포터 싸이월드 공감
특목고와 자사고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대학을 잘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학진학률을 빼놓고 고등학교 교육을 이야기하기 힘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교의 교육과정과 비교과 프로그램이 학생의 진로와 진학 설계에 유리하게 혹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학교를 선택할 때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게 되는 이유다. 비인기 일반고에서 교육과정의 혁신을 통해 특목고 못지 않은 진학실적을 이뤄내면서 지역에서 가장 선호하는 학교로 탈바꿈한데 이어, 전국적인 명문고 반열에 올라선 분당대진고의 경쟁력을 들여다보았다.
국가과제,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의 좋은 예 ‘분당대진고’
2010년 경기도 내 일반고 서울대 합격자 3위, 2013년 경기도 일반고 평가 5위, 일반고 해외대학 진학률 1위, 2014년 전국 국·영·수 상위권 학생비율 일반고 15위... 명문 분당대진고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분당대진고는 2002년 성남지역이 평준화되던 해부터 정규교육과정을 대폭 개편하고 다양한 진학 진로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을 흡수했다. 주요 과목 수준별 이동수업, 외국어교육과정 특성화, 유학반 개설, 미술특성화반 운영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교육실험을 시도했다. 교육실험은 대 성공을 거뒀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0명이 넘는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 내는 기염을 토하면서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요즘은 입시가 바뀌면서 일반고에도 다양한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일반고는 거의 다 똑같았어요. 정규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를 많이 시키면 대학진학률이 나온다고 생각했죠. 사실 비평준화 시절에는 학교가 서열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몇몇 학교가 우수한 학생들을 독식하는 체제였습니다.”
분당대진고 길형수 대입컨설팅부장교사의 설명이다. 성남지역 평준화 시행은 분당대진고의 큰 기회였다. 하지만 기회는 준비된 학교만이 잡을 수 있는 것. 분당대진고는 전국 각지의 특목고, 자사고를 탐방하고 각종 입시설명회를 직접 들으러 다니며 최고의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가 하면 교내에 진로진학 전문부서를 설치해 학생 한명 한명의 특장점을 분석해 개별 맞춤 진학지도도 병행했다. 진정성은 통했다.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분당대진고를 선택했고 학교는 더욱 수준 높은 교육으로 보답했다.
전교생의 50%, 1대 1 수준별 맞춤 입시컨설팅 받는다
갈수록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일반고의 학업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우리 교육의 대과제이자 학교의 고민이다. 많은 학교들이 ‘특별반’이라는 이름으로 상위권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대부분의 고교에서 10% 내외의 상위권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과는 달리 분당대진고는 전교생의 50%까지 수준별로 맞춤관리하고 있다. 200명의 학생이 그 대상으로 희망교과목을 신청받은 후 맞춤식 방과 후 수업을 진행, 계열과 수준 그리고 진로에 따라 반을 나누어 1학년 때부터 개인별 커리큘럼을 통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간다고 길 교사는 말한다.


“입시전형이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그 핵심은 성적이에요. 기본적인 학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어떤 결과도 내기 어렵거든요. 중하위권 학생들은 보통 학교를 떠나 학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분당대진고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모든 학생들을 품고 가자는 것이 모토이자 교육철학입니다.”
분당대진고는 인문계열 자연계열 각각 창의영재반, 융합영재반, 미래창조반, 드림반, 비전반 등 5개 반씩 총 10개 특별반이 운영된다. 또한 수시 논술전형에 대비해 계열별로 16개의 논술반이, 구술면접에 대비해 필독서 및 사회이슈를 다루는 토론지도반이 운영되고 있다. 개별 입시전략 ‘대진하이프로그램’ 을 통해 1~2학년 학생들은 상시로 진학상담을 받을 수 있고, 3학년만을 위한 1대 1 맞춤진학 솔루션 ‘선진 맞춤식 입시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AP부터 수학·과학 심화, 제2외국어까지 개설된 방과 후 프로그램
일반고의 교육과정은 큰 틀에선 비슷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요구하는 전공적합성을 기르기는 결코 쉽지 않다. 분당대진고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학생들의 진로에 필요한 다양한 수월성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업능력을 바탕으로 진로에 대한 다양하면서도 깊은 탐색과 탐구의 과정을 거쳤는지가 핵심입니다. 따라서 학교 프로그램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었는지가 중요하죠. 분당대진고는 입시전략 프로그램에 따라 1대 1 맞춤 컨설팅을 하고, 학생에게 필요한 활동과 스펙을 학교 안에서 쌓을 수 있는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추었습니다.”


방과 후에는 AP(국제경제·심리학), 논술특강, 한국사, 베트남어탐구, 수학심화, 융합실험, 대학생멘토링 등 20여개의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여느 일반고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강좌들이라고 길형수 교사는 강조한다. “대학선수과목 이수과정인 AP나 대입논술, 제2외국어, 수학·과학 심화교과과정 등은 정규교과에서 배울 수 없어 고비용을 들여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강의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학교안에 개설해 놓음으로써 학생들은 비용부담없이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되니 더 좋죠. 학생이 필요한 강의는 요청에 의해 언제든지 개설할 수 있게 열어 놓았습니다.”
“교육과정의 수준이 입시에서 경쟁력 있는 학생을 만듭니다”
김채흠 교장은 비인기 학교였던 분당대진고를 전국 최고 수준의 명문고 반열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그가 분당대진고 교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주목하고 공을 들인 것은 바로 교육의 엔진이자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평준화 이후 분당대진고는 매년 놀라운 진학실적을 내면서 주목받는 학교로 변모했어요. 그런데 2010년쯤부터 정체기가 왔죠. 진학률이 예년만 못하자 학교와 학생들의 분위기도 달라지더군요. 사실 학교가 좋아지는 것은 어렵지만 망가지는 것은 금방입니다.”
김 교장은 ‘높은 진학률을 내는 자사고의 교육과정은 무엇이 다른가?’ 스스로 묻고, 전국에 있는 자사고 교육과정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교육의 가장 기본 틀인 교육과정부터 경쟁력 있게 만들어야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학업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사고와 일반고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교육과정에 있어요. 교육과정에 자율성이 부여되는 자사고와 달리 일반고는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목한 것이 바로 ‘선택형 교육과정’ 입니다. 이를 통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자사고 같은 일반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입시에서 변별력이 높은 수학역량을 키워 주기 위해 골몰한 교육과정이었습니다.”
“학교의 무엇이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는가?”
1학년 때부터 인문과 자연 계열로 분류해 전공적합성을 키우고, 수학의 경우 1학년 1학기까지 공통과정을, 3학년 1학기 때 수능 전범위를 끝내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그렇게 1년, 2년 지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눈에 띄게 올라간 것.
“이렇게 학업역량을 높이는 작업을 해놓으니 논문 프로젝트, 동아리 등 다양한 비교과 입시프로그램과 연계한 활동도 효과를 보기 시작하더군요. 물론 수학진도가 빠르다는 불만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준비된 학생들이 분당대진고를 선택하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됐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학교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한해 10명이 넘는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할 만큼 우수한 결과를 냈습니다.”


김 교장은 상·중·하위권 학생이 함께하는 교육을 강조한다. 잘하는 학생을 더 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못하는 학생을 잘하게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교육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분당대진고가 상위권만 관리하는 일반고의 관행을 깨고 전교생의 50%를 개별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교의 가장 많은 예산을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쓰고 있어요. 주요 과목은 철저하게 수준별 수업을 하는데, N+3을 시행해 한반에 10명~15명씩 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학은 교내 교사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외부강사도 영입해 고비용의 학원수업, 그 이상의 수업을 학교에서 받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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