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모형’ 위주의 창의적 교육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백순근 /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싸이월드 공감
우리는 항상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아간다. 지난 60년 동안 우리 사회는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편안하고 안락하며 풍요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보여 주듯이, 급변하는 사회에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퇴보할 수도 있고, 심하면 역사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지난 60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6.25전쟁 이후 모든 것이 파괴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비약적인 교육발전을 이룩해 온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세계 최고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2년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무려 18번이나 종합우승을 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지속적인 교육발전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짧은 기간 안에 세계 최빈국에서 지구촌 중심국가로 우뚝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의 교육발전은 크게 세 가지 요인, 즉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 우수한 교사, 그리고 효율적인 교육행정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신 부모님들과, 자신보다 나은 제자들을 키우기 위해 성의와 열의를 다하신 선생님들과, 경제발전 단계별로 필요한 인력들을 맞춤형으로 육성하고 인재대국과 능력중심사회 건설을 위해 모든 행정적·재정적 역량을 집중한 당국의 지도력이 조화롭게 작동한 결과이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두 가지 더 있다. 그 하나는. 그동안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는 것이다. 동일한 역사와 언어를 가진 한민족이 사는 남한과 북한의 가장 큰 차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 60년 동안 남한은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여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성장한 반면에, 북한은 여전히 세계 최빈국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교육혁신을 추진해 왔다는 것이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부에서 너무 자주 바꾼다고 비난할 정도로, 급변하는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온 것이다. 특히 5년 단임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교육정책들이 종합적으로 수립되고 시행되어 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교육혁신 덕분에 산업화 시대를 넘어 지식정보화 시대에 순조롭게 대응해 온 것이다.


한편, 역사적으로 교육의 성공모델은 지속적으로 변해 왔다, 1900년대 초반 포드자동차의 성공신화와 함께 산업화 시대에는 ‘공장 모형’이 교육의 성공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공장에서 사전에 잘 만들어진 상세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최소비용으로 최대한 빨리 완제품을 만드는 것이 강조되었듯이, 교육에서는 사전에 체계적으로 준비된 공통필수 위주의 교육과정(敎育課程)에서 제시한 지식·기능·태도를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도록 하는 것이 강조되었다. 1980년대 이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공급자와 수요자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정보화 시대에는 수요자의 선호도와 만족도를 중시하는 ‘시장 모형’이 교육의 성공모델이 되었다. 시장에서 각양각색의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제공하되 수요자의 선택이 중시되었듯이, 교육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하되 학생의 수준과 특성에 따른 자율적인 ‘선택’과 ‘맞춤형 교수·학습’이 중요시되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창의성과 상상력을 중시하는 창조경제 시대와 함께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창조 산업과 서비스 산업이 강조되고 집단 지성과 집단 창의성이 강조됨에 따라 ‘공동체 모형’이 교육의 성공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시민이 공유해야 할 핵심가치로 개방·소통·협력·참여가 강조되고, 서비스 정신이 중시됨에 따라 교육에서도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지닌 품격 있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이 강조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우리 교육도 ‘공장 모형’과 ‘시장 모형’을 넘어 ‘공동체 모형’으로 창의적 교육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난 60년 동안의 교육적 성취를 가능하게 한 기성세대의 용기와 열정과 사랑과 헌신에 대해 경의를 표하면서, 새로운 60년을 바라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선진일류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밝은 미래를 위한 창의적 교육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참고로 지난 11월 4일 ‘행복교육 실현과 창의인재 육성’이라는 주제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세계은행(World Bank)과 함께 공동으로 개최한 교육혁신 심포지엄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요컨대,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즐겁게 자신의 꿈과 끼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상호존중과 팀워크를 통한 집단 지성과 집단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동체 위주의 교육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공동체 모형’ 위주로 창의적 교육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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