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가꾸듯 학생을 교육한다 - 서울 서초고등학교
이대영 / 서초고등학교 교장 싸이월드 공감
서초고등학교는 그간 관내에서 비선호학교로 인식되어 있었다. 역사가 오래된 학교가 이웃에 있고 사립학교들이 주변에 포진하고 있어서 학교 선호도면에서 매력이 있을 수 없었다. 이 학교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서울특별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역임하고 부임한 이대영교장이 오면서부터다. 그는 항상 “교육의 모든 답은 학교현장에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이 처한 위치와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믿고 있다. 서초고등학교를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따뜻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명문고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서초고등학교는 지난해 최근 10년 이래 가장 좋은 진학성적을 거뒀다. 2014학년도 입시에서 서초고는 서울대 11명, 연세대 13명, 고려대 11명, 의예과 6명 등을 합격시키며 인근 학급수가 더 많은 명문 선호학교와 같은 수의 합격자를 배출함으로써 일반계 공립고등학교로는 최고의 합격률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이 교장은 당장의 성적보다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가 할 일 중에 중요하면서도 소홀한 것이 수업보다 길안내 즉 진로·진학지도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진로·진학지도 부분이 빈약하다보니 사교육기관의 불안마케팅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휘둘린다.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을 찾아서 실시한 것이 서초고의 입시 결과의 비약적인 증가 원인이다.
서초고등학교에서는 연초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하였고 일반계 고등학교의 취약점이 진로·진학지도임을 알았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초고등학교에서는 학생 및 학부모에게 맞춤형 진로·진학지도를 처음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또한 아이들의 영토권과 주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음을 알고 실생활에 스며드는 나라사랑교육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학업, 친구, 부모, 선생님 등 이런저런 갈등도 있음을 알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두뇌 타입에 기반을 둔 행복교실 사업을 구상하였다. 결국 서초고등학교의 주된 교육사업은 행복교실 구축, 실생활에 스며드는 나라사랑교육, 그리고 맞춤형 진로·진학지도라 할 수 있다. 사업별 추진내용과 성과에 대해 분야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행복교실 사업」 - 행복은 행복하라고 강요되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앞으로 정부가 만들어 가야 할 대한민국은 ‘국민행복시대’라고 하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행복을 화두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많은 지방교육자치단체장들도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주장하고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행복은 가장 소중하면서도 가장 간과되기 쉽고, 가장 성취되기 어렵다. 또한 행복은 멀리 있는 추상적인 것이 될 때 성취되는 것이 아니고 막연한 구호로 그칠 뿐이다. ‘행복’이라는 구호가 자칫 행복이란 단어에 대한 피로현상을 낳을 수 있다. 국민행복은 행복교육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행복교육은 행복한 교실 만들기가 가장 기본이다.


교실은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라 온 학생들이 작은 공간에서 만나 서로 원칙을 지키고 경쟁하고 갈등하며 협동하고, 각자의 생각이 존중되어져야 하는 성인사회로 나아가기 전에 공유하고 도전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경험을 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각자 다른 사람과 만나 하게 되는 경험이야 말로 학생들이 성인사회에서 사회성을 발휘하고 성공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가장 소중한 실천 장소이다. 따라서 서초고등학교에서는 ‘행복’이라는 구호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2013년 방학기간 중 약 1달간 1개 반을 선정하여 학생 및 학부모의 두뇌타입을 분석하고 그 결과 상호간의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냈으며, 난독증 치료를 병행하여 학부모 및 학생들로부터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얻게 되어 2014학년도에는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서초고등학교에서 목표로 하는 행복교실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① 학생 자신의 행복 ② 학생과 학생 간의 행복 ③ 교사와 학생 간의 행복 ④ 부모와 학생 간의 행복 ⑤ 교사와 부모 간의 행복.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 서초고가 제시한 학교상은 ‘행복한 나를 꿈꾸는 가고 싶은 학교’의 실현이다. 행복교육의 디테일을 찾으면 우리교육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이는 문용린 교육감의 행복교육의 디테일 중 가장 중요한 행복교실의 실제 시범사례를 목표로 서초고에서 시행하고 있다. 시범사례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학습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시범운영하고 있다. 2014년에는 학교 주요 정책으로 전면 시행해서 학생들 간 폭력과 갈등 해소는 물론 학업성취도 향상 및 행복감 증진 등을 통해 교실이 행복하게 되는 결과를 도출하려고 진행 중이다.
실생활에 스며드는 나라사랑교육
서초고는 일선 학교의 독도교육 모델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적은 예산과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교육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비결이 뭘까. 그것은 평소에 ‘리더십’보다 ‘아이디어십’을 강조해 온 학교장의 새로운 발상과 의지에서 비롯되었다. 전국의 학교 가운데 최초로 실시간 독도 영상을 중계하는 모니터를 설치하는 한편, 본관 입구를 ‘독도학습관’으로 꾸몄다. 독도로 본적까지 옮긴 학교장은 자타공인 ‘독도맨’이다.
서초고는 올 초 학생들의 이동이 잦은 본관 입구를 ‘독도학습관’으로 꾸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실시간 독도 영상. 대형 모니터를 활용해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던 학교 홍보영상 대신 전국 학교 가운데 최초로 실시간 독도 모습을 중계했다. 실시간 독도 영상을 교육기관에서 활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갈매기 소리가 재미있는지 학생들이 모니터 볼륨을 자주 높인다. 어느 날은 소리 볼륨을 100으로 해놓기도 하는데, 이러한 사소한 일들이 독도에 관심을 갖게 한다. 학생들은 뉴스로만 접했던 독도를 실시간으로 보고 느끼면서 ‘우리 땅’으로서 애착이 더욱 커진 것 같다. 독도에 실제로 가보고 싶다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졌다.
‘아, 우리의 땅 독도!’라는 제목 아래 모니터 옆으로는 일본의 불법적인 독도 영토 편입 행위와 독도의 지리적 정보 등을 전시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모니터 맞은편에 걸어놓은 시는 고산 최동호 시인의 작품이다. 최 시인은 학교를 방문해 ‘독도는 외롭지 않다’는 한 편의 시를 학생들에게 직접 전하기도 했다. 실시간 독도 영상이 일선 학교에서 실천하기 쉬운 ‘생활 속 독도교육’ 자료로 손색이 없다고 권한다. 비용이 적고 준비기간이 짧다는 점은 더욱 매력적이다. KBS 실시간 독도 영상 중계 비용은 매월 1만 6천여 원. 교내에 비치된 대형 모니터를 활용하면 200여 만 원에 ‘독도학습관’을 충분히 꾸밀 수 있다.


이 교장은 자타공인 ‘독도맨’이다. 그는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대변인 시절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지자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방사선감지기를 설치하는 일에 참여했다. 당시 여러 외교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그는 환경방사선감지기를 ‘독도’에 설치한 것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굳이 외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서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열 번 백 번 독도사랑을 외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독도를 느끼는 것이 더 진한 울림을 준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이대영 교장은 또한 강원도 원주인 자신의 본적지를 독도로 옮기겠다고 마음먹었다.
바쁜 일상에 쫓기느라 독도로 본적지를 옮기는 일은 서초고로 부임하기 직전인 3.1절 전날인 2월 28일에 이루어졌다. 이 교장은 교사와 학생들에게도 동참을 권한다. 강동숙 교감과 하호성 행정실장은 ‘독도로 본적 옮기기’ 1순위 예약자로 이미 옮겼고 학부모와 학생도 일부 옮겼다. 이대영 교장은 “독도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이 촉발되고 우리 땅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바로 교육이다.”고 말한다. 조만간 이 교장은 블로그를 개설해 독도로 본적을 옮긴 사람들과의 소통도 도울 계획이다. 작지만 여럿이 만들어내는 독도사랑이야말로 우리 땅 독도를 더욱 굳건히 지켜줄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학생과 선생님이 참여하여 교내에 위안부소녀상을 설치하여, 영토권과 주권을 잃은 국민이 받는 치욕이 어디까지인지를 아이들이 느끼도록 하고 있다. 위안부소녀상이 설치된 후 학교에서는 아이들 중심으로 나라사랑 동아리가 만들어져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당번을 정하고 위안부소녀상 관리를 하고 있다.


또 나라사랑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실제 위안부로 고생하신 김복동 할머니를 모시고 강연도 듣고 학생들이 성금도 전달했다. 특히 성금은 위안부소녀상 그리기를 통해 입선된 학생의 작품으로 우표와 관제엽서를 발행하여 판매한 금액이어서 그 의미가 더 컸다. 나라사랑 동아리 회원 중 몇 명과 교사가 안중근 의사 순국일인 3월 26일에 맞추어 여순감옥 현장을 방문 참배하고 대련 한국국제학교 등에서 진행된 행사에도 대한민국 고등학생으로서 유일하게 동참한 바 있다. 서초고등학교의 위안부소녀상은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정에도 설치되어 여러 곳으로 파급되어 가고 있다.
맞춤형 진로·진학 지도
서초고가 과거와 달리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학생 개개인별 맞춤형 진로·진학지도 덕분이다. 학생들의 희망을 받아서 학교 내에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자기소개서 쓰기, 논술, 면접과 입시 컨설팅까지 학교가 무료로 제공하였다. 특히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입시관련 강의도 11회나 실시하여 우선 학부모가 겪는 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사교육비의 절감을 유도했다. 돈 내고 듣던 유명강사의 강의를 학교가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입시관련 정보력이 향상되어 자녀의 입시지도에도 나름 중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학부모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로써 약 3억 원 정도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었다. 부모가 불안하지 않으므로 아이들을 무조건 사교육시장에 내놓지 않았고 실질적인 도움을 학교 울타리 안에서 제공한 셈이다.


특히 대학을 간 선배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무리 컨설팅을 해주어서 매우 확실하고 내실 있는 진학지도가 이루어졌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지원한 한 학생은 선배가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수업 중 배운 ‘SNS와 민주주의와의 관계’ 에 대해 후배에게 조언하고 그 문제가 면접에 똑같이 나와 그대로 적중되어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이미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차례 교육이 이루어졌고 5월부터 지난해와 같이 개인별 맞춤형 진로·진학지도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보다 올해는 1학년과 2학년도 참여해 학생 수가 현저히 증가하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 결국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결정하고 개척해 나감에 있어 가장 기본은 수업이지만 자신들의 적성과 실력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찾도록 안내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처럼 서초고등학교는 이대영 교장이 부임하면서 행복교실, 나라사랑교육, 맞춤형 진로·진학지도를 실현하기 위해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이 학교의 역점사업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인식하고 단합해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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