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학습 안전대책과 향후 과제
이승표 / 교육부 창의교수학습과장 싸이월드 공감
Ⅰ. 들어가는 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국민들에게 충격과 교훈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학생들의 단체 수학여행 중에 일어났기 때문에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운영에 따른 안전성 확보가 매우 중차대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비단 이번 사고가 아니어도 교육활동 중에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결코 소홀히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활동하는 모든 상황에서 안전에 대한 기본과 원칙은 철저히 지켜져야 함을 이번 사고가 철저하게 증명하였다.
교육활동의 특성상 학생들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기 쉽다. 학교 자체가 다중이용 시설이고, 갈수록 실제적 체험과 실험·실습 등 활동중심의 교육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 대상 자체가 호기심과 활동성이 많은 미성숙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늘 위험하고 불안전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학생들끼리만 있는 쉬는 시간 등도 안전의 사각지대이며, 화재, 황사, 홍수 등 각종 자연 재난과 식중독, 전염병 등의 사고에 대하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학교 밖 교육활동은 학교와 가정보다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이, 학교 밖 교육활동은 다양한 과정 중에 누구 하나라도 안전에 대하여 소홀하게 다루거나 총체적인 안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외에서 수학여행 증에 일어난 대부분의 대형 사고는 학생들로부터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안전 시스템 미흡, 안전 불감증, 물질 만능주의, 직업 윤리의식 결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고 있다. 즉, 안전한 교육활동 여건을 만들지 못한 사회와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이 강조되고, 자유학기제 운영 등 학교 밖 체험활동이 증가되어 가고 있지만, 학생들의 안전한 활동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는 부족한 실정이다. 학교 밖 교육활동 중 사고는 교사나 학생들에 대한 사전 안전교육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니다. 즉, 학교 밖 교육활동과 관련된 모든 인적·물적 자원이 안전사고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사고에 따른 대처도 효과적이고 신속·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 동안 교육부는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활동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시·도교육청과 학교에서도 적극 노력해 왔다. 그러나 학생들의 안전에 관한 사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므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위험요소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형식적이라고 지적받고 있는 각종 안전조치 등이 교육공동체의 반성적 성찰을 통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부분은 철저하게 분석하고 보완·개선하여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학교 밖 교육활동에 대하여 소개한 후, 안전한 교육활동을 위한 대책과 향후 과제 등을 다루고자 한다.
Ⅱ. 학교 밖 교육활동
학교 밖 교육활동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8조(수업 운영 방법 등)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령에는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교외체험학습을 허가할 수 있다. 이 경우 학교의 장은 교외체험학습을 학칙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수업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제시되어 있다. 즉, 학생 교육활동의 주된 공간은 학교 안이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학교 밖에서의 체험을 통해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학교 밖 교육활동은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교 밖 교육활동에 대한 또 하나의 준거는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은 그 목표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계발·신장하고, 자율적인 생활 자세를 기르며,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함으로써 공동체 의식과 세계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자질 함양을 지향한다’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창의적 체험활동의 내용체계는 다음 표와 같은데,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격과 활동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학교 밖 교육활동은 학생들의 요구와 학교 및 지역의 실정을 반영하여 다양하고 특색 있게 계획·운영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교육활동의 형태는 교사가 주도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운영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한 가지의 목표·내용·방법이 아니라, 교과 및 다른 영역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교육과정 상 수학여행 등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자율활동 중 행사활동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행사활동은 학생들의 수련활동, 현장학습, 수학여행, 학술조사, 문화재 답사, 국토순례, 해외문화체험 등의 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교실과 교내를 벗어나 다양한 실생활과 자연을 접하여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적극 마련해 주고자 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행사활동의 계획 수립, 준비, 시행, 반성 등에 있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지도하고,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자치적인 운영이 되도록 강조하고 있다. 또한, 각종 행사활동의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행사명, 목적, 시기, 장소, 대상, 행사 과정, 역할 분담, 유의점, 배치도, 상황 변동시의 대책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필요에 따라 사전 답사 및 사전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서 교육활동을 실시하기 때문에, 많은 활동은 청소년 기본법과 청소년 활동 진흥법 등의 다양한 법령이 적용된다. 예컨대, 학생들 대상으로 수련활동을 계획할 경우, 「청소년 활동 진흥법」에 따른 허가·등록된 수련시설만 이용이 가능하고, 특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하면 청소년 활동 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인증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외부 업체와의 용역 등 상거래가 수반되므로 계약 관련 법규도 준수되어야 하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제시한 지침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에서는 지난 2월에 「수학여행·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을 작성하여 각 급 학교에 보급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일체의 교육활동으로 수학여행, 수련활동, 숙박형 현장체험활동, 일일형 현장체험활동 등으로 범주화하고 있다. 이중 수학여행은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고 전인적인 인격과 품성을 함양하며, 꿈과 끼를 함께 키우기 위해 학교단위에서 실시하는 집단적 숙박여행을 의미한다. 한편, 수련활동은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기량과 품성을 함양하는 교육적 활동으로 청소년 수련시설에서 수련거리(야영, 심성수련, 해양수련 등)를 가지고 청소년 지도자와 함께 행하는 1박2일 이상의 학급·학년 단위로 실시되는 교육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수련활동은 「청소년활동진흥법 제10조」에 따른 청소년 수련시설 등에서의 숙박 및 활동만 가능하다. 숙박형 현장체험활동의 경우 수학여행과 수련활동 이외에 1박2일 이상 실시되는 것이며, 일일형 현장체험활동은 하루에 이루어지는 비숙박 체험활동을 의미한다. 단위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자체 계획에 의해 운영하는 영어 캠프, 진로 캠프, 등반 대회, 걷기 대회, 대학 탐방, 일일 직업체험, 사생 대회, 백일장 대회, 농·어촌 체험, 봉사 활동, 동아리 활동, 문화·체육 체험활동, 박물관 관람 등은 수학여행 또는 수련활동과는 다르게 숙박형 또는 일일형 현장체험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Ⅲ. 학교 밖 교육활동 안전을 위한 법령과 지침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 4월에 국회에서 의결되었다. 이 법률에는 청소년 수련시설 등에서 교육활동을 하고자 할 때는 학교장이 위탁기관 또는 단체 등의 설립 인·허가 등의 여부, 교육활동 중에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담보하기 위한 보험 가입 등의 여부,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라 인증을 받은 청소년 수련활동 프로그램을 실시하는지 여부, 청소년 수련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등을 미리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이 법률을 기반으로 학교장의 교육활동 안전대책 점검·확인의 절차, 방법, 범위 등 필요한 사항을 담은 시행령을 마련하여 학교 안전사고에 대비할 계획이다.


한편, 「청소년활동 진흥법」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수련시설의 운영자가 정기 또는 수시 안전 점검을 실시한 후 결과를 제출해야 하고, 감독기관에서는 수련시설에 대한 종합 안전 점검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수련시설 종사자에 대한 연 1회 이상 안전 교육 의무화, 안전 기준 미달시 시정 명령 또는 운영 중지 명령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교육부에서 작성하여 제시한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은 학교 밖 교육활동에 대한 주요 지침으로, 그 동안 계약 등 현장체험학습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주로 다루어 왔으나, 올해부터는 안전 부분을 대폭 강화하여 보완한 바 있다. 즉, 현장체험학습의 계획 수립 및 시행과정에서 학생 안전 관리에 특히 유의할 수 있도록 했고, 청소년 유해환경 밀집지역 및 안전 취약지역에서의 국내외 수학여행 등은 금지하도록 하였다. 특히, 현장체험학습 운영 시 ① 허가·등록된 시설 이용, ② 청소년활동진흥원의 인증 프로그램 이용, ③ 계약 및 시행 직전 사전답사 의무화, ④ 교사, 학생 대상 사전 안전교육 실시 의무화, ⑤ 교원의 임장지도 의무화 등을 공통 준수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기에 앞서 교과 또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시설 및 차량 이용, 교육 프로그램 운영 방법 등을 설명하고,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 등에 대한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인솔 및 지도교사는 담당 학생 중 신체 허약자 또는 교육활동 운영상 특별한 보호를 요하는 학생을 사전에 파악하여 특별관리하고, 활동 참가 시 수련시설 및 위탁 여행 업체에게 통보하여 유기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특히, 학교장은 인솔 및 지도교사에게 유사시에 대비하여 응급처치 요령, 안전지도 요령, 비상탈출 방법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이 밖에도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에는 학생의 안전 등을 고려하여 사제동행에 의한 현장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즉, 수학여행 및 수련활동은 가급적 학교 자체 프로그램으로 교사가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는 청소년지도사, 문화해설사, 큐레이터 등 전문가 등에게 위탁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할 경우에도 인솔교사 등이 반드시 교육활동에 임장하여 현장에서 교육내용, 안전 문제, 학생 호응도 등을 관찰하고, 안전사고 등 돌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들이 이동, 체험활동 장소의 각종 시설 등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상황별로 적합한 생활지도 및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인솔 및 지도교사, 참가학생 등은 현장체험학습 실시 전에 안전교육에 참가하고, 사고 대응 요령을 숙지할 의무가 있다. 사건, 사고 발생 시 관할 교육청에 즉시 보고하고, 사전에 정해진 절차가 있는 경우 이에 따라 대응해 나가야 한다.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안전조치는 매우 복잡하지만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교육 장소 및 시설, 차량 이동, 교육 프로그램 등 예상되는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및 대처 방안이 포함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며, 현장 답사도 실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용 시설의 허가·등록 여부, 실시 경로 및 예정지와 활동 프로그램의 교육 목적 부합 여부, 거리, 소요 시간, 시설의 수용 인원 및 안전·위생 상태, 청소년 유해 환경 인접 여부, 목적지 및 경유지의 위험 지역, 이동경로 상의 교통사고 다발지역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해양 수상 활동의 경우 해양경찰서장, 시장·군수·구청장 등 해양 수상활동 등록 업체 여부와 인명 구조요원 및 래프팅 가이드의 적정 배치 여부 등도 파악하여야 한다. 갯벌 체험, 산행, 캠핑(야영), 전시·공연 관람, 겨울철 야외활동을 계획할 경우에 사전 확인 절차는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단체로 이동하기 때문에 전세버스 이용에 따른 운행차량과 운전자의 적격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교사가 직접 실시하기보다는 관련기관의 협조를 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Ⅳ. 향후 과제
주지하다시피, 안전에 대해 법령으로 규정하고, 안전 매뉴얼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작성되어 있어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또, 비상시 행동요령은 이론이나 설명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실제 연습을 통해 비상시 습관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 할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임을 교육공동체가 인식하고, 안전에 관한 기초적이고 사소한 것부터 지키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교육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학교 교육활동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학교 밖 교육활동인 현장체험학습의 경우, 매뉴얼의 집필 및 검토 과정에서 재난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동수단이 다양해지는 점을 고려하여 선박, 항공 등에 대한 탑승 및 비상시 요령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체험학습의 사전 안전교육을 실시할 때 활용하기 쉽도록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이다. 수학여행에 대하여는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육목적에 부합하고 학생의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현장체험학습 뿐만 아니라, 교육활동 전반에 걸친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안전대책도 마련될 전망이다. 국민들의 안전의식은 유아기부터 체계적인 학습과 실천을 통해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아동복지법에는 안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초·중등학교의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통합적으로 지도하도록 하고 있으나, 법률과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계하여 실질적인 안전교육이 담보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도의 방법과 내용도 이론과 개념 위주를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행동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사실, 안전교육은 학교 교육만의 문제는 아니다. 학부모들이 학생과 같이 참여하는 안전체험 활동도 중요한 과제이며,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등도 안전의식과 대응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협동하여 노력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국민의 생명, 행복, 재산, 국가 경쟁력, 구성원 간 신뢰 등 매우 많은 가치를 지킬 수 있는 필수적 수단이다. 따라서 학교 밖 체험활동 중 안전대책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으며, 비용이나 편의 등과는 절대 바꿀 수 없는 가치이기도 하다. 안전을 지키는 모습이 이제는 확연하게 달라져야 하며, 이러한 노력이 질 좋은 교육을 통한 행복교육의 시금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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