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공부가 중요하다
백순근 /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싸이월드 공감
바야흐로 국경 없는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OECD를 포함한 각종 국제기구에서 주관하는 회의나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 여행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 때마다 이처럼 큰 비행기가 10여 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하늘을 날 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사실이 참으로 경이로울 따름이다.


텅 빈 것처럼 보이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비행기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텅 비었다고 생각한 하늘이 실제로는 공기로 가득 차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과, 그 공기를 활용하여 물체를 안전하게 공중으로 날아 오르내리도록 한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비행기 여행을 수시로 하고 항공 우편물들을 자주 주고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하늘을 볼 때마다 텅 빈 하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텅 빈 하늘에 공기가 가득 차 있다면 더 이상 텅 빈 하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텅 비었다고 생각할까? 아마도 그것은 공기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리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정작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산다는 것의 핵심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순간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속에서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없으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다소 엉뚱해 보이는 질문을 하곤 한다.


“혹시 너희들 중에 ‘마음’이 없는 학생들 있어요?”
“‘마음’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다면 혹시 너희들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직까지 한 번도 그런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일부 학생들 중에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거나 가슴을 가리키며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머리요.”
“가슴이요.”


하지만, 실제 해부를 해보면 머리와 가슴에는 뼈와 살, 피가 있을 뿐, ‘마음’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 다음, 다시 자신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질문을 하면 모두들 묵묵부답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삶을 주고, 앎을 주고, 생각을 주고, 존재의 의미를 주는 자신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를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산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것을 생각한다고 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앎’의 과정 자체이기에 ‘시간’이나 ‘바람’처럼 일종의 흐름이어서 물리적 실체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처럼 ‘세상 모든 것이 오직 마음이 만들어 낸 것’임을 깨닫는다면, ‘마음’ 공부야 말로 교육과 학습의 시작이요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교육과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와 사랑’도, ‘배려와 나눔의 정신’도, ‘지성과 창의성’도 모두 보이지 않는 ‘마음’ 공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갈고 닦기 위한 ‘마음’ 공부에 매진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매 순간 순간마다 자신의 ‘마음’을 성찰하고 가꾸고 다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TOP 싸이월드 공감
서울특별시 서초구 바우뫼로 1길 35(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keditor@kedi.re.kr Tel.02-3460-0319 Fax.02-3460-0151
Copyright ⓒ 2011, KEDI.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