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첨단의 조화…산업계가 좋아하는 대학 - 성균관대학교
정태웅 / 한국경제신문 기자 싸이월드 공감
지난 7월 하순 성균관대 명륜당을 찾은 1,000여 명의 외국인 학생은 퇴계 이황 등 조선시대 대표적 학자들이 학습하던 강당 등을 신기한 듯 둘러봤다. 국제 여름학기(서머스쿨)를 위해 온 이들 학생들은 대부분 삼성이 재단으로 참여하는 점에 끌려 성균관대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석규 성균관대 국제처장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명륜당을 둘러보게 하고 전통과 첨단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라고 설명하면 모두 감탄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외국인 학생들도 성균관이 600여 년전에 만들어졌고 성균관대가 그 전통을 이으려 한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스 ICN비즈니스스쿨에서 온 릴리아 즈미리는 "아시아와 한국, 그리고 삼성을 배우려면 성균관대가 최적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긴 대학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평가 최우수 대학
첨단과 전통의 조화를 추구하는 성균관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5월 공동 발표한 '2012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건축·기계·자동차 등 3개 분야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2008년부터 대학의 교육과정이 산업계 요구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측정하기 위해 발표된 이 평가에서 성균관대는 매년 최우수 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려 '기업이 선호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에는 자동차(기계공학), 보험(경영학), 증권(경영학) 분야, 2009년에는 정밀화학(화학공학), 2010년 전자·반도체·컴퓨터(전자공학·정보통신공학·컴퓨터공학), 2011년 금속철강(신소재공학·재료공학·금속공학) 등에서 성균관대는 최우수 대학에 선정됐다.

성균관대는 기업이 선호하는 대학으로 꼽힌 비결로 바로 전통과 첨단의 조화를 꼽는다. 첨단의 계기는 1996년 삼성그룹이 재단으로 참여한 것. 연평균 1,000억원 규모의 재단 전입금이 첨단학과 개설과 산학협력을 뒷받침하기도 했지만 가장 큰 변화는 '기업마인드'가 학교 곳곳에 스며들었다는 점이다.

이 대학은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히는 교수사회에 2000년부터 교수등급제나 펠로십 인센티브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교수들의 연구 경쟁을 부추겼다. 교원 정년기준을 강화하거나 연구년제를 6개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게재 논문 건수가 1996년 92편에서 2012년 3,577편으로 40배 가량 증가했다. 행정조직도 개편해 대학본부는 팀제를 도입하고 학부중심의 분권행정시스템을 구축했다. 관리회계시스템(ERP)이나 경영혁신운동인 식스 시그마(6 δ) 등 기업들이 하는 혁신운동을 대학경영에도 도입했다.
산학협력이 잘 되는 대학
성균관대는 기업과 산학협력도 열심이다. 이공계가 위치한 경기도 수원시 자연과학캠퍼스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밀접해 있는 테크노벨리의 중심축으로서 산학연 협동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자연캠퍼스 대부분의 학과는 기업과 연계해 연구 및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나아가 성균관대는 산학협력 특성화학과와 전공트랙과정을 만들었다. 반도체시스템공학전공, 반도체디스플레이공학과, IT융합학과 등은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성화 트랙에서는 4학년 때에 산학협동 프로젝트와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산업분야의 현장을 체험하게 된다. 반도체시스템학과나 석사과정인 휴대폰학과의 경우, 장학금 전액 지원과 함께 졸업생은 원할 경우 100% 삼성전자에 취업하게 된다. 산학협력교육원, 기업지원센터, 창업교육센터, 현장실습지원센터 등 다양한 지원시설과 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60여 명 규모의 산학협력 전담 교수는 산업현장 밀착형 교육을 돕는 기반이다.

수업과 교육과정 개발도 기업과 함께 진행한다. 정보기술(IT) 관련 학과의 경우, 학교와 기업이 50 대 50의 비율로 수업을 맡았고, 학생들이 3D 프린터로 깎아보는 등 실제 모바일 제품의 설계와 디자인을 직접 해보기도 한다. 최재붕 산학협력본부장(기계공학과 교수)은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기업과 최소 10번 이상 미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기업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성교육 못 받으면 졸업 못해
성균관대가 기업에서 호평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전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바로 성균관의 전통을 살려 인성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점.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는 최근 대기업 인사담당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균관대 출신이 가장 근면 성실하고 직무에 충실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성균관대는 1996년부터 '삼품제(三品制)'라는 일종의 졸업인증제를 통해 인성교육을 해왔다. 첫 번째는 '인성품(人性品)'으로 학생들은 4년간 최소 30시간의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 하고, 인성과 관련한 교양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정보기술 관련 자격증을 획득해야 하는 '창의품'과 공인외국어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하는 '국제품' 등 삼품을 획득하지 못하면 수료만 가능하고 학사학위를 받지 못한다. 손다정 씨(유학동양학과 3학년)는 "교양필수인 '유학사상과 가치관'이나 '리더십' 과목 등을 듣고 사회봉사를 하면서 소통과 배려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사회에 진출해서도 어디서든 예의를 갖추고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매년 졸업식에 즈음해 김준영 총장과 졸업생 대표들이 전통복장을 하고 성균관 문묘(文廟)에서 졸업생들의 성공을 비는 고유례(告由禮)를 지낸다. 고유례는 입학, 졸업, 건물 준공 등 학교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마다 선현들에게 알리는 의식으로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전통과 예절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미래사회를 선도할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인 인·의·예·지와 창의성 등을 가르치기 위해 조만간 '성균인성교육센터'를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 삼품제와 마찬가지로 학위를 주지 않을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어울려 성균관대는 올해 졸업생 취업률 69.3%로 3,000명 이상 종합대 가운데 지난해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약하는 캠퍼스 국제화
국제화도 성균관대가 중점을 두고 계속 확대하는 부문이다. 올해 성균관대 여름학기에 참가한 외국인 학생 수는 1,087명이다. 처음 국제 여름학기를 개설한 2008년 161명에서 5년 만에 7배 가까이 커졌다. 외국의 유명 교수를 강사로 초청하는 데다 경복궁을 비롯한 서울투어와 공연 관람, 국제음식문화축제, 필드트립 등 외국인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벤트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서다. 이는 성균관대 학생과 외국학생의 교류를 확대해 글로벌 문화체험을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성균관대는 국제 여름학기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교환학생 유치, 내국인 교환학생 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수는 작년 기준 3,131명이며 교환학생 수는 794명으로 국내 대학 가운데 1위다. 성균관대에 어학연수를 오는 외국인은 2010년 963명에서 작년 1,856명으로 늘었다.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해외 대학으로 진출하는 성균관대 학생은 2010년 925명에서 작년 1,628명으로 늘었다. 세계 75개국 776개 대학과 학생 교류를 위한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있어 학생들은 원하는 국가의 대학을 선택해 1~2학기씩 공부할 수 있다. 국내에서 7학기, 해외에서 1학기를 공부하는 '7+1 교환 장학생' 프로그램은 최대 1,000만원의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2년, 해외 대학에서 2년 공부해 두 학교 학위를 모두 따는 해외 복수학위 취득자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100% 영어 강의, 풍부한 장학금 등을 통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글로벌경영학과와 글로벌경제학과가 대표적이다. 대학원 과정에선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스쿨과 복수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미시건대 로스 스쿨, 다트머스대 턱 스쿨,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등 미국 유수 MBA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또 법학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동아시아 공동체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중국 런민대, 칭화대, 상하이자오통대 및 일본 나고야대와 함께 'CAMPUS Asia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중·일 대학생 교류는 3국 대학간 공동 복수학위로 발전할 예정이다.
첨단산업 융·복합 프로그램 늘려
'오래된 미래 대학'을 지향하는 성균관대는 미래첨단산업분야로 융·복합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산업융합 특성화 인재양성 대학'으로 선정된 성균관대는 대학원 과정으로 '휴먼ICT융합학과'를 신설해 인문적 상상력과 ICT 관련 공학 지식을 갖춘 석사급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미래 물 산업 시장에 적극 대응할 인력을 양성하는 수자원전문대학원, 소방방재청과 업무협약으로 방재안전분야 전문인력을 기르는 방재안전공학과,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서비스 융합디자인 인력을 육성하는 서비스융합디자인 협동과정 등을 대학원에 개설했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세계적인 석학과 우수한 학생 확보, 산학협력 인프라 구축 등에 학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아시아 10위, 세계 50위의 글로벌 선도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2020'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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