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의 핵심은 상호 존중과 열린 대화
백순근 /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싸이월드 공감
인성교육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으며, 그 주요 덕목으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간다움' 즉 '인성(人性)'이 필요하며, 그러한 인성을 길러주는 것이 인성교육이다.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던 시절에는 가정교육을 통해서 주로 인성교육이 행해졌지만, 오늘날 핵가족이 대세가 되고, 또 맞벌이 부부나 홑부모 가정이 많아지는 등 가족구조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인성교육은 점차 학교에서 주로 담당해야 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서구에서는 한 때 학교보다는 종교기관에서 인성교육이 주로 행해지기를 기대한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성교육이 학교에서 주로 담당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인성교육에 대한 학교의 역할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비록 오늘날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다고 해도, 그 본질상 실천을 전제로 하는 인성교육은 지속성과 통합성이 필수적이므로 가정에서나 사회에서의 인성교육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특성으로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지니며,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서로 존중하고 열린 대화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학교 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사 간, 학생 간, 교사와 학생 간 서로 존중하고 열린 대화가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나아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도 상호 존중과 열린 대화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인성교육의 핵심인 상호 존중과 열린 대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구성원 개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상호 존중과 열린 대화는 타율적이고 자존감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기의 행동을 자신이 세운 규율에 따라 바르게 절제할 수 있고, 자기의 행위에 대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율적이고 자존감이 있는 사람들만이 제대로 된 상호 존중과 열린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교사들은 물론 학생들도 자율적이고 자존감 있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과 의견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개개인의 특성이나 의견의 차이가 '맞거나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참고로 종래의 선택형 시험에서는 선택지가 '정답'이 아닐 경우 '오답'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정답이 아닌 선택지를 선택하면 '틀린 답'이 되었다. 그래서 선택형 시험에서처럼 '정답'만이 강조되는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특성이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학교 현장에서는 선택형 시험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자기성찰평가나 수행평가 등을 활성화하여 개인의 특성이나 의견에는 '맞고 틀린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구성원들의 의사소통능력을 신장시켜 주어야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주어진 상황과 맥락에 적절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전통적인 강의 위주의 수업에서는 교사는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고 학생들은 듣기만 하여 서로 대화할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능력을 신장시키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상황이었다. 구성원들의 의사소통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는 토론식 수업이나 협력학습 등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역할극이나 연극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의사소통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가 더욱 복잡해지고, 급격하게 변화할수록 구성원 상호 간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히고 열린 대화의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잘 알고 보면 모두가 좋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시사하듯이, 상호 존중과 열린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타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가 생기게 된다. 그러한 편견과 오해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개인 간, 집단 간 갈등과 분열, 그리고 폭력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현 정부에서 사회 4대악으로 규정하고 있는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을 척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인성교육의 내실화에서 찾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인성교육은 교육의 알파요 오메가다. 그리고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의 외모나 재산이 아니라 '인간다움'에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서로 존중하고 열린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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