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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
이학재 / KTV 방송제작과 PD 싸이월드 공감
처음 이스라엘을 접한 것은 역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부상한 '창업국가'일 것이다. 사실 그 이전에 이스라엘에 대해 필자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00년 역사를 가지고도 건국한 지 65년 밖에 안 된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의 5분의 1 밖에 안 되는 면적에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뤄진 척박한 땅 위에 세워진 나라다. 인구는 780만명이 채 안되지만, 중동의 여러 국가들과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기는 신기한 나라이기도 하다. 자료를 찾아 공부를 하다보니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1차 중동전쟁부터 6일 전쟁까지, 4번의 전쟁을 모두 이겨내고, 오히려 영토를 확장해 내는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전쟁을 치루면서도 국내총생산이 3천달러를 육박하며 세계 경제강국으로 올라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가 있었을까? 비밀의 열쇠를 풀어가기 위해 8가지 소재를 현지취재를 통해 정리해 봤다.
1. 결사항전의 상징, 마사다
5월임에도 사막을 가로질러 가는 길은 강렬한 태양 빛에 이글거렸다. 텔아비브를 출발, 예루살렘을 거쳐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마사다 요새. 취재시간이 촉박하여 어쩔 수 없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2천년 전의 구불구불한 뱀길이 보였다. 아마도 그 옛날 저 길을 따라 마사다를 올랐으리라. 10분도 채 안 되는 탑승시간 동안 역사의 무게감이 더해져서 인지 마음이 착찹했다.

마사다는 로마제국에 대한 최후 항쟁지다. 유대왕국의 최후 생존자 960명은 이곳 마사다로 숨어들어와 쫓아온 로마군대 8,000명과 대항했다. 의외로 탄탄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7년을 버텨내지만, 생포된 유대인들을 앞세워 쳐들어오는 로마군을 코앞에 두고, 노예로 살지 말자는 다짐으로 전원 자결을 결심한다. 하지만, 자살을 금지하고 있는 유대율법을 따르기 위해 추첨을 통해 10명을 뽑아 자살하지 않아도 되도록 도와준다. 남은 10명은 다시 한명을 뽑고, 그만이 자살을 통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마사다는 히브리어로 요새란 뜻이다. 정상에 올라서니 7년을 버텼다는 전설같은 역사처럼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마치 하나의 작은 도시같았다. 심지어 목욕탕까지 있었으니 사막 속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마사다에 올라서니 사해가 코앞에 펼쳐져 있고, 마주보는 반대편에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임관식에서 선서를 하는 단상도 보인다. 관계자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장교가 임관할 때는 반드시 마사다에 와서 선서를 한다고 말한다. 또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곳을 이스라엘의 정신이라고 부를 정도로 신성시 여기고, 여러번 다녀가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관광지로도 유명해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사해와 함께 관광지로 더 유명해졌다. 촬영하는 동안 내내 숙연해지는 것은 아마도 2,000년 전 피의 역사가 내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 아닐까.
2. 건국의 힘, 키부츠
텔아비브에서 북쪽으로 2시간을 달려 하이파공업도시 인근에 키부츠를 찾았다. 라마트 요하난 키부츠의 책임자 우디씨는 유쾌한 분이었다. 부모님이 키부츠설립의 주인공이셨고, 지금은 자신이 키부츠의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했다. 마을입구까지 마중나온 우디씨를 따라 키부츠를 들어섰다. 1931년 설립되어 8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키부츠는 초기 키부츠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다. 히브리어로 키부츠는 집단을 뜻한다. 척박한 땅을 개척하기 위해 힘을 모은 공동체가 바로 키부츠다. 일종의 공동체사회를 형성한 것인데,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혜택을 누리는 것이 키부츠의 기본 정신이다. 이는 사막과 열사의 땅위에 정착하고 나라의 토대를 닦아 나가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주거와 생계수단을 확보해 나가고 자연스럽게 건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270여개의 키부츠가 있으며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15만명 정도로 이스라엘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수치다. 놀라운 것은 1.6%의 키부츠 거주인구가 이스라엘 산업수입의 10%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디씨의 키부츠는 40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대규모 키부츠 중 하나이다. 희망하는 분야에서 1,2년 정도 생활한 후 일정한 자격검증이 이뤄지면 국적과 종교를 떠나서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면 옷과 식료품, 주택을 공급받고, 치과를 포함한 병원 심지어는 양로원까지 키부츠에서 생로병사를 모두 함께 할 수 있다. 세탁실에서 만난 노인은 세탁 일이 좋아 40년 가까이 일을 해왔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또한, 자동차도 공동으로 이용한다. 마치 렌트카 같이 100여대의 차를 관리하며 자신이 필요할 때 간단히 컴퓨터로 등록하고, 키를 가지고 나가면 된다. 한 주민에게 개인 소유의 차가 갖고 싶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지금도 편한데 왜 내 소유의 차가 필요하냐고 오히려 반문하여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대화가 기억난다. 우디씨는 키부츠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한다. 공자의 관리자든, 식당에서 일하든 모두가 평등하고 아이들이 있다면 아이들 몫까지 혜택이 더 돌아가게 해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나에게 우디씨는 한국에서 온 나도 뜻만 있다면 받아줄테니 언제든 들어오라는 말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그들은 이방인에게 열려 있다.
3. 성지 중의 성지, 통곡의 벽
통곡의 벽을 찾아가기 위해 예루살렘 성벽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이윽고, 도착한 입구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동예루살렘 통곡의 벽은 입구에서만 검문검색을 하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벽 앞에서 많은 순례객들의 기도를 목격할 수 있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벽 앞에서 상체를 앞뒤나 좌우로 흔들며 신을 대한다. 반듯한 자세로 신을 대할 수 없기에 그렇다는 설명을 듣고 보니, 기도를 하는 유대인들의 모습이 더욱 절박해 보인다. 커다란 벽돌 틈마다 순례자들의 소원이 적힌 종이들이 빼곡하게 끼여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는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이 강하여, 관광객들 조차 종이를 끼워 넣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유대인들 중에 유독 복장이 특이한 사람들이 있는데, 귀밑 옆머리를 길게 기르고, 검은 양복에 검은 모자를 쓴 유대인들을 정통파 유대교도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림새와는 상관없이 종교적인 행사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성전이 파괴된 역사를 가슴 아파하며 1년에 한 번씩 통곡하는 곳. 하지만, 그날 외에는 함께 어울려 노래하고, 서로를 축복한다.

우리가 찾은 금요일 저녁에도 어김없이 유대인들의 종교적 휴일이라 불리우는 '샤바트(안식일)'가 시작됐다. 샤바트는 금요일 해가 지면서 시작되고, 토요일 해가 지면 끝이 나는데, 이 기간 중에는 일을 해서는 안되며, 불을 피워도 안 되고, 요리를 해도 안 되며, 심지어는 운전을 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사실 상 금요일과 토요일날이 휴일이고, 일요일은 평일의 시작이 된다. 하지만, 인터넷과 미디어를 접한 젊은이들 중에는 샤바트의 전통규율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도 한다. 철저하게 종교적으로 무장했다고 의심치 않는 이스라엘, 종교의 힘으로 건국하고, 종교의 힘으로 세계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스라엘도 이제 신구세대의 과도기로 접어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보는 대목이다.
4. 과학연구의 메카, 바이츠만 연구소
와이즈만 연구소는 과학자이자 초대 대통령인 하임바이츠만이 설립한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이스라엘의 기술 경쟁력을 상징하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바이츠만 연구소 내에는 석,박사 교육 프로그램도 있어 많은 과학도들이 꿈에 그리는 학교이자 연구소다. 현재 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내용은 생물학, 생화학 등 생명과학분야가 60%이고, 40%는 수학과 컴퓨터공학, 그리고 물리학 등이라고 한다. 2,700여 명의 연구진이 모여 있는 바이츠만 연구소는 아주 개방적인 교육 시스템을 고수한다. 연구에 필요한 모든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의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세계적 수준의 세미나, 워크숍이 항상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 온 연구원들도 몇몇 만나 봤지만, 연구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서 접해 볼 수 없었던 대규모의 연구나 실험을 직접 해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해 하며,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연구소 분위기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 말한다. 면역학을 연구한다는 양승훈 연구원은 이스라엘로 온지 7년째 된다. 현재 바이츠만 연구소의 한국인 연구원 중 최고참이라고 한다. 양 연구원은 아무리 교수와 제자 사이라도 논리만 있으면 논쟁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역시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무엇이든 알아야 하는 내용을 무례할 정도로 질문을 거듭하는 자세는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한다.

또한, 바이츠만 연구소는 기초과학의 연구를 주도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천문학적 금액의 특허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허권을 통한 연간 로열티만 100억 달러 이상인데 이들이 10년 이상 연구한 기초과학 기술들이 지금의 생명공학과 신재생에너지, 전자, 화학기업들의 제품 개발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예다'라는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 뜻은 '노하우(know-how)'이다. 예다는 바이츠만 연구소에서 연구하는 모든 과학자들의 지적 재산을 책임지고 있다. 그래서, 한 과학자가 무언가를 개발해내면 회사는 그것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등록 후 상품화하는 경로로 이끈다. 그 다음에는 그 개발한 아이템에 대하여 투자자를 확보하고,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바이츠만 연구소에게 로열티를 지급한다. 개발을 담당했던 과학자도 당연히 로열티를 받는다. 이러한 기초과학 기술과 연구 인재들을 바탕으로 10년 전 200여 개에 불과했던 이스라엘 생명과학기업은 현재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스라엘 하이테크산업연합 관계자는 "기업들은 40%가 설립 5년 미만의 신생기업이라며 그럼에도 이중 30% 이상이 이미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5. 하부르타를 아시나요, 예시바
이스라엘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3대 종교의 성지가 예루살렘에 있고, 이 중 유대교가 약 70%를 차지하며 유대 인들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종교가 생활이고, 전부인 이들에게 유대교는 절대적이다. 예루살렘에 위치한 예시바를 찾았을 때 단순히 좀 특이한 도서관이라는 설명을 듣고 찾았는데, 이는 상상을 뛰어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유대교 전통복장을 한 학생들로 가득한 도서관, 도서관은 건물 전체에 있었다. 작은 방에도 큰 광장규모의 방에도 전통복장을 갖춘 학생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 예시바의 첫인상은 당혹스러울 만큼 일반적인 학교 분위기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말 그대로 난장 그대로다. 서로가 토론을 하고, 논쟁을 하느라 주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유대경전을 공부하는 이들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탈무드를 펴놓고, 하나의 명제를 함께 읽는다. 2명이 한 조가 되어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에는 철저하게 자신의 논리를 펼친다. 세상에 가장 현명한 랍비가 결론을 내린다해도 그들은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2명씩 짝을 지어 토론하는 학습법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하브루타는 '친구'란 뜻의 히브리어로 나이,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3명도 아니고, 딱 2명만 짝지어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해준다. 이스라엘 탈무드식 교육전문가이자 이스라엘영재교육센터의 이사장인 헤츠키 아레일리 회장은 "하브루타식 학습은 서로가 동등한 상태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상대가 나보다 더 지혜가 많은 랍비라도 상관없습니다. 상대가 더 높은 지위에 있어도 되지만 서로 동등한 관계에서 배웁니다. 누가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권투시합같이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논쟁하며 서로 간에 상호작용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예시바학교에서는 유대인으로서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해 공부를 한다. 그러나, 경전을 그대로 읽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의심을 품고 질문을 하고 해답을 찾아간다. 서로의 의견이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의 폭을 좁히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질문한다.

서로가 질문을 제시해주며 함께 풀어가는 안내를 맡는다. 선생님, 즉 랍비는 처음부터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간혹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의문을 품고 질문을 하면 학생들이 필요한 답을 주곤 한다. 실제로 랍비들은 학생들 틈바구니 안 곳곳에서 학생들과 함께 그야말로 난상토론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유대인들은 이곳 예시바에서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법을 배우고, 자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문제라고 배운다. 심지어 미래에 그들의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건지도 가르친다. 예시바에 들어가서 취재팀에게 학생들은 끊임없이 질문했다. 그들은 이방인들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의문을 품게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았다. 유대인들의 학습법은 한국의 학습형태와 전혀 다른 오래됐지만, 신선한 것을 내 머릿속에 넣어 주었다.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이 이렇게도 가능하다는 것은 여전히 필자에게 미스테리한 부분으로 남는다.
6. 건국 30년 전 개교의 전설, 히브리대학교
1918년, 이스라엘이 건국 30년 전 이스라엘의 최고 명문 대학이라고 하는 히브리대학교가 설립된다. 반대로 말하면, 히브리대학교는 설립 후 30년간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공동설립자로, 히브리대학교는 이스라엘의 과학육성과 건국에 커다란 역할을 해냈다. 설립자인 아인슈타인을 포함에 노벨상 수상자만 9명,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배출한 이스라엘의 무서운 저력이다. 훗날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이 된 하임 바이츠만이 초대 총장을 지낸 곳으로 현재 25,000여 명의 학생들이 학문을 연구하고 있다. 히브리 대학은 일방적인 강의를 듣는 것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형태의 학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대학 내 MBA 강의시간을 취재해봤다. 교수의 일방적 강의는 약 15분 정도로 간단한 브리핑 수준이었다. 이윽고, 자유롭게 조별 토론이 이어졌다. 오늘은 각자 창업을 하여 실제로 운영해보는 '사업전략시뮬레이션' 수업. 실제 창업을 하면 어떤 부분들이 갖춰져야 하고, 어떤 고민들을 해야 하는지 학생들은 각자의 역할에 맞춰 열띤 토론을 한다. 교수는 그룹별로 돌아보며 사업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 문제는 뭔지 물어보고, 함께 고민한다. 심지어 학생들이 만든 기업은 서로 경쟁도 하고, 협업도 해본다. 연구, 개발, 마케팅 등 다양한 내용들을 체크해 가며 토론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학생이 아니다. 학생들은 이런 창업시뮬레이션 수업을 통해 창업의 과정을 경험하고 의견 조율을 통해 성공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학생들을 취재하다 보니 이 중 누군가는 몇 년 지나지 않아 글로벌기업의 CEO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든다.
7. 첨단기술의 교육장, IDF
이스라엘 군대는 그야말로 최강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마치 로보캅이나 터미네이터 같은 군인들이 많은 걸까. 바보같은 상상을 하며 그토록 촬영허가가 힘들다는 군대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텔아비브 인근 육군기술훈련소. 수많은 군인들이 이곳을 통해 기초적인 기술교육을 받는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교육장. 아직은 17살에서 18살 정도로 어린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단체로 교육을 받고 있었다. 분위기는 외국 촬영팀이 와서인지 많이 심각하지는 않았고, 장교들의 철저한 감시 속에 촬영이 진행되었다. 3명의 군인과 인터뷰가 가능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군대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첨단 기술의 습득과 활용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스라엘 군대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 되어 있다. 정보부대에서 근무했던 샤이 그린는 군에서 배운 프로그래밍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창업을 해 성공을 했다. 수백만 달러의 장비와 기술을 가지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볼 수가 있다고 말한다. 군대이기에 오히려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군대에서 얻은 기술은 결코 외부에서 얻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안다. 기술교육의 정점이 오히려 군대가 되는 엄청난 진리가 이스라엘 군대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게 복무기간이 창업을 위한 철저한 준비단계로 까지 여겨지고 있다. 특히 최고 엘리트를 육성하는 탈피오트 특수부대는 눈여겨 볼 대상이다. 매년 50명만 선발하는 최정예 특수부대인 탈피오트는 복무기간이 무려 9년이지만 입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탈피오트 복무자는 하이테크 벤처업계에서 하버드대 출신 이상의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학자들은 이스라엘이 세계 수준의 하이테크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군사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주저없이 말한다. 앞으로 국군도 이스라엘 군대처럼 첨단 군대로 개선해 나간다면, 군대는 더 이상 기피의 대상이 아닌 미래를 위한 도전과 기회로 새롭게 변화될 수 있다.
8. 벤처육성의 진수, 인큐베이터
25개 국어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창업국가'는 이스라엘 유명 저널리스트인 사울 싱어가 공동 집필했다. 출간 후 그는 일약 국제적인 창업 멘토로 떠올랐다. 그는 이스라엘이 창업국가가 될 수 있었던 바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계급이나 규율을 좋아하지 않고 토론이나 논쟁하는 것을 좋아하고 질문하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점은 창업 국가로서 매우 좋은 성격들입니다. 창업 기업가들은 토론과 논쟁을 통해 서로 합의점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가가 되기 위한 기본 소양이 교육에 있다는 것을 정확히 말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는 벤처창업을 준비하는 과정보다는 이미 창업초기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이스라엘 경제부 수석과학실에서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의 책임자를 만날 수 있었다.

요시 스몰러 국장은 약 3년 간 정보기반시설, 즉 사무실, 연구실, 장비 일체, 관리 서비스와 회계 법률 서비스까지 모든 상업적 지도와 기술 지도를 지원해 준다고 말한다. 심지어 잠재적 소비자와 투자자 게다가 전략적 파트너까지 연결해 준다니 놀랄 뿐이다. 이 환상적인 지원이 모두 무료란다. 자격만 갖추고, 심사에 통과하면 철저하고 완벽하게 지원해 준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요시 스몰러 국장은 1991년에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현재까지 1,700개 이상의 신규 기업의 창업에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 많은 기업은 여전히 활발한 기업 활동 중이다. 이스라엘 내 생명과학 분야의 신규업체 70% 이상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것만 보더라도 정부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은 이스라엘 생명과학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취재를 마치며 돌아오는 길에 머릿 속을 맴돌았던 단어는 수많은 단어 중에 딱 2개였다. '후츠파'와 '로시가돌'. 두 단어가 아마도 이스라엘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아닐까. 이스라엘 저널리스트로 30여 년간 활동해온 미키 몰라드씨는 "'후츠파'는 어느 다른 나라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고유의 단어입니다. 번역하고 싶다고 해도 번역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계속해서 질문하고 탐구하다 보면 항상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라고 의미의 깊이와 넓이에 비해 짧고, 명쾌하게 설명 해준다. 또한 창업국가의 저자 사울 싱어는 로시가돌에 대해 이렇게 정리한다. "로시가돌은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명령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무엇이 있는 지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지시를 내리거나 말을 하기 전에 미리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후츠파의 도전정신과 로시가돌의 혁신적 책임의식은 이스라엘을 그토록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수많은 아이디어로 성공신화를 쓰며 세계 경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스라엘의 힘은 결국 후츠파와 로시가돌에 의해 이뤄지는 유대교육에 있지 않을까. 오늘도 그들은 끊임없이 도전과 혁신을 무기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방에 적용하고,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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