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과 인류애로 글로벌 리더를 키우다 : 중국 상하이한국학교
김윤기 / 교육부 교육연구사 싸이월드 공감
오천년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이 희망의 새 시대를 열고 있다. 팝송과 헐리우드 영화를 비롯한 서구문화에 환호하고 추종하던 시대에서 한류로 지칭되는 한민족의 문화가 전 세계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영화와 아이돌 가수, 한식 등 한국문화가 대한민국을 알리는 첨병이 된 것이다. 옛 말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 했던가. 해외로 뻗어 나가는 대한민국의 국운에 힘을 보탤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대한민국 교육이다. 교육도 한때 외국의 교육을 추종하던 시절이 있었다. 전통적 교육은 시대에 뒤처진 구습이자 버려야 할 낡은 물건처럼 취급하곤 했다. 맹목적으로 우리 것은 폄하하고 무시하던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OECD 조사결과 한국교육의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 할 때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류와 같은 문화가 정서에 기반해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한다면,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직접적이고 의도적으로 개입하는 총체적 활동이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에 있어 한국 교육과정과 교육방식은 세계가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수준에 올라 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대한민국 교육이 해외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있는지 살펴보자. 그 첫 번째로 오천년 역사의 이웃, 중국 상하이한국학교를 찾아간다.
Ⅰ.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그리고 상하이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스스로 세상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으로 인류문화의 한축을 담당해 왔으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는 고조선이래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룬 진시황, 사마천의 사기, 영웅호걸의 활약상을 다룬 삼국지, 조선의 이념적 토대가 되었던 성리학, 만리장성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물과 유적, 서적과 사상들이 중국만의 것이라 하기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현재 14억 명이 넘는 세계최대 인구와 광대한 국토는 큰 틀에서는 세계경제를 떠받치는 기반이기도 하지만, 작게 보면 우리 장바구니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전국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중국집의 자장면은 한식보다 더 우리 입맛에 익숙한 음식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국은 오랫동안 우리 옆에 있어 왔다. 최근에 와서는 세계 정치무대에서 중국의 위상과 경제적 영향력 등으로 고도성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놀라운 성장을 보이는 중국에는 중점도시로 4대 직할시가 있다. 베이징(北京), 충칭(重慶), 텐진(天津)과 함께 상하이(上海)를 말한다.

흔히 수도 베이징이 정치와 역사의 중심이자 북방의 도시라고 한다면, 상하이는 경제중심의 남방도시로 불린다. 상하이 면적은 6,340km2로 서울의 10.5배, 인구는 1,858만 명으로 서울의 1.8배에 달한다. 사실 상하이는 19세기까지 작은 항구에 불과했다. 그러던 상하이가 개항 이후 급속한 국제화와 현대화로 중국의 대외개방 창구이자 주요 수출입항이 되면서 지금과 같은 거대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상하이는 역사적으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독립운동의 중심지인 임시정부 청사가 있고, 지금은 루쉰(魯迅)공원으로 바뀌었지만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의거가 있었던 홍커우(虹口)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또 지금도 수 많은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작년 중국은 대한민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최대 수입국 그리고 최대 투자대상국이었으며, 한·중 교역액은 2,650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4%를 차지했다. 한국기업의 중국진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전체 해외투자의 2분의 1이 넘는 11,700여 건의 투자가 중국에 몰려 있다. 이 중 20% 이상이 상하이로 몰릴 정도로 한국인의 발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상해 임시정부 정신 이어받은 상하이한국학교
전교생 1,010명(2012년 3월 기준. 초 490명, 중 213명, 고 307명)을 둔 상하이한국학교는 해외 한국학교로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규모 학교다. 교문을 들어서면 바로 왼편에 광개토대왕비를 연상시키는 교훈석이 가장 먼저 학생들을 맞고 있다. 교훈석에는 ‘세계를 가슴에 품고, 진리와 사랑을 실천하는 한국인이 되자’라는 문구를 새겨 언제 어디서나 한국인임을 잊어서는 안 되지만, 나아갈 곳은 드넓은 세계라는 사실을 학생들 가슴에 심어주고 있다. 1999년 개교한 이래 13주년을 맞는 상하이한국학교는 초등 3개 학급을 시작으로 2002년 중학교과정, 2004년 고등학교과정을 개설하면서 명실공히 초·중·고 교육과정을 모두 갖춘 학교가 되었다. 그 후 2006년에 와서 학교건물을 임대해 사용한 지 7년 만에 지금의 독립건물로 이전해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장배경에는 많은 도움이 있었다. 상하이 교민을 비롯해 상하이총영사관 그리고 상하이에 진출해 있었던 많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최경연 교감은 말했다.

상하이한국학교가 개교 13주년 동안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출발은 1916년 상하이기독교소학교에서 찾아야 한다고 최교감은 말한다. 1916년 일제 강점기 하에 상하이교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가 여운형, 선우혁, 한진교, 김철 등이 교민들의 교육을 담당할 교육기관을 설립할 것을 결의하여 학생 4명으로 ‘상하이기독교소학교’를 개교하였고, 이듬해 학교명을 인성(仁成)학교로 개명해 교민들의 초등교육기관으로 출범했기 때문이다. 인성학교는 임시정부 산하의 유일한 공립학교로 민족교육운동을 전개해 왔으나, 1935년 일본총영사관의 일본어교육에 불복해 무기한 휴학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폐교하는 가슴 아픈 역사도 안고 있다. 광복과 더불어 1946년 재개교한 인성학교는 1981년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부득이 활동을 멈추게 된다. 그 후 1992년 한·중 수교에 따라 많은 한국인이 상하이에 진출하면서 다시 한국학교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지금의 상하이한국학교가 1999년 공식적으로 인가되었기에 그 뿌리는 1916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매년 11월 열리는 학교축제를 ‘인성제’라고 명명하고, 당시의 정신을 계속해서 계승하고자 하고 있다.”고 학교측은 밝혔다.

인성제 외에도 상하이한국학교가 임시정부의 정신을 이어받으려는 노력은 다양한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하나가 임시정부 유적지 도보 답사다. 작년 4월 9일 상하이한국학교에선 학생 30여 명과 교직원 10여 명 등 총 40여 명이 오전 10시 임시정부 청사 참배를 시작으로 신티엔티(新天地), 와이탄(外)을 거쳐 윤봉길 의사 의거 기념장소인 루쉰공원까지 약 4시간에 걸쳐 답사를 했다. 행사를 실시한 4월 9일이 임시정부 수립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가운데,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신서해(9학년. 16세. 여) 학생은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걸은 적은 없었다.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것 같았고, 너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독립운동을 했던 선조들의 고난을 생각하면서 걸었다. 그분들의 고통과 역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답사 소감을 밝혔다.
Ⅱ. 세계일류 학교를 향해
세계는 이제 지구촌화 되었다.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고, 외국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처럼 국제화시대가 성큼 다가옴으로써 외국어 하나쯤은 필수가 되었다. 외국어 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중국어와 세계 공용어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상하이한국학교에선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영어와 중국어 수업을 지속적으로 시키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 학년을 4개 등급 7개 반으로 재편성하여 수준별 수업을 실시할 뿐만 아니라, 1~2학년은 말하기와 듣기에 중점을 두고, 3~6학년은 읽기와 쓰기도 병행하고 있다. 또 학생수준에 맞추어 원어민교사 100% 전담체제를 운영하기도 하고, 한국인 교사와 팀티칭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영어 : 초 1~2는 주당 5시간, 3~6년은 주당 6시간, 중국어 : 초 1~2 주당 3시간, 3~6년 주당 5시간) 중학생이 되면 훌쩍 커진 아이들의 키 만큼이나 영어수업도 주당 10시간으로 늘어나고, 중국어도 5시간을 5개 반으로 분반하여 기본에서부터 고급 중국어, 한어수평고사(HSK)에 대비한 반까지 더욱 학생수준을 세분화하여 최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김헌수 교장은 “물고기가 헤엄을 못 친다면 자유롭게 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곳 상하이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못하면 자유롭게 살 수가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와 중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정규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영어 페스티벌, 영어 작문대회, 영어 토론대회, 영어신문(The SKS Post)제작 그리고 중국어 예술제, 중국어신문 ‘靑果’ 제작, 중국어 작문대회, 한어수평고사(HSK) 대비까지 두 가지 언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성장하게 함이다.”라고 말했다. 학부모 김백하(여)씨는 “아이의 영어실력과 중국어 구사력이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는 걸 피부로 느낀다.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기초를 학교에서 닦아주는 것 같아 너무 고맙다.”며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하이한국학교는 외국어교육에 강점을 지니면서도 한국어, 역사 등 민족의식고취와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정체성 함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윤봉길 의사 의거 기념 백일장’ ‘한글날 기념 말하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 활동을 통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힘쓰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인재로서 인류애와 한국인으로서의 애국심 어느 한 가지도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상하이한국학교는 선·후배 간에 부족한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학습 멘토단’을 조성하여 가르쳐서 기쁘고 배워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조성하고 있다. 선생님에게 묻기 어려운 부분을 비슷한 또래에서 오는 동질감을 통해 해소함으로써 학습능률도 배가시킬 수 있다고 학습멘토단에 참여한 학생들은 입은 모은다. 또 학교 급식 시 한꺼번에 몰리는 학생들로 인해 생기는 혼란과 학교 내 사소한 문제라도 예방하기 위해 자율봉사단(C.S.V - Community Service Volunteers)도 운영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단원들은 조를 나누어 등·하교 지도 및 점심시간 질서유지 등 즐거운 학교생활을 유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상하이한국학교가 공부에만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내에서 독도교육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상하이한국학교에서도 ‘독도 사진전’과 ‘독도 사랑 글짓기 대회’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역사의식을 깨닫도록 하고 있다. 독도가 동해의 외로운 작은 섬에서 상하이한국학교 학생들 마음 속에 들어온 순간 개인 안에 머무르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해외친구들에게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알리는 민간외교 역할을 학생들이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국과는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교류가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학생들 간의 우호 증진을 도모하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학생 민간 외교의 장도 필요하다. 이에 상하이한국학교는 2011년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상하이의 공상외국어학교 한국학과 학생들과의 1:1 학생 교류를 시작하였다. 처음 서먹서먹한 관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랜 친구처럼 서로를 챙겨주는 사이로 변했다. 특히 작년 한글날에 한국학생들과 함께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더빙하여 무대에 올리면서 더욱 친밀한 관계로 변했다. 실질적인 교류를 통해 우리 문화를 전파하게 된 것이다. 교류 인원도 2011년도에 15명을 시작으로 2012년도에는 22명의 학생으로 늘어나는 등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Ⅲ. 상하이한국학교, 미래도시 상하이의 중심에 서다
지금 상하이는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미래도시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빌딩과 똑같은 건물은 하나도 없다는 디자인도시 상하이. 세계경제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인재의 중심지로 우뚝 서고 있다. 2011년엔 OECD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세계 1위를 거머쥐면서 명실 공히 미래 인재의 산실로 자리잡고 있다. 교육을 통해 미래중국의 앞날을 밝히려는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지금도 상하이 발전의 원동력이다. 이처럼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상하이에서도 대한민국 교육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상하이한국학교가 홈페이지를 통해 전반적인 학교소개뿐만 아니라, 교육상담과 식단까지 교육수요자가 필요한 세세한 사항까지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개인의 소질을 살리는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과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해 두레학습 프로그램 등 방과후 학교 운영도 현지인들이 부러워하는 교육방식이다.

옛 말에 일 년을 생각한다면 곡식을 심고, 십년을 생각한다면 나무를 심고, 백년을 생각한다면 교육에 투자하라고 했다. 또 곡식은 하나를 심어 하나를 얻고, 나무는 하나를 심어 열을 얻지만 교육은 하나를 투자하면 백(百)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이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이처럼 교육을 통해 일등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중국의 최선봉에 상하이가 있고, 그 상하이 중심에 상하이한국학교가 있다. 전 세계의 교육자들이 상하이한국학교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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