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간소화를 위한 한국형 공통원서접수(KUCAS)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김미란 / 한국교육개발원 고등·평생교육연구실 실장 싸이월드 공감
Ⅰ. 문제의 배경
과거 이명박정부는 고교교육의 획일적 운영의 문제를 극복하고 다양한 학습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학교운영의 자율화와 다양화를 추진하였다. 대입 3단계 자율화를 통해 대입전형 관리업무 대학협의체로 이관하고 전형요소 반영비율의 자율화, 수능 표준점수 및 백분위점수 제공 등을 통해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대폭 강화하였을 뿐 아니라, 이의 일환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수능 성적, 각종 서류 등 다양한 전형요소를 해석하여 활용할 수 있는 대입전형 전문가 활용체제를 구축하여 개별 대학의 건학이념, 모집단위별 특성 등에 따라 대학별로 차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였다(김미란 외, 2010, 고교-대학 연계를 위한 대입전형연구(Ⅶ): 입학사정관제 성과 분석 모델 개발 및 운영 보완 방안). 학생부·수능시험·대학별고사 등 성적 위주의 학생 선발로 인해 초·중등학교에서는 지나친 점수 경쟁을 초래했고, 대학에서는 대학이나 모집단위의 특성에 맞는 잠재력과 소질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대학의 학생선발 권한을 확대하고, 초·중등교육 정상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입전형의 자율화·특성화 역량을 강화하였다고 할 수 있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크게는 15번, 작게는 40여 차례에 걸쳐 반복된 대입제도의 변천을 보더라도 대입제도 개선의 목적이 모두 ‘교육 정상화’와 ‘과열과외 해소’로 요약된다(김미란 외, 2009, 고교-대학 연계를 위한 대입전형연구(Ⅵ): 대학 신입생 선발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이러한 명분들이 계속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이유는 그러한 명분들이 현실적으로 구현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수십 차례에 걸친 입시제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입은 교육 정상화를 저해하고, 사교육을 팽창시키며, 교사와 학부모의 진학지도에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대학의 적격자 선발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기제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관련 주체에 따라 기대하는 바가 다르고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관련되어 다양한 요구가 충돌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표1>참조).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여기에서는 현재의 복잡한 대입전형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을 확인하고 대입간소화 방안의 하나로 한국형 공통원서접수 시스템의 구축·운영을 제안하고자 한다.
<표1> 대입제도 개선에 기대하는 다양한 요구사항
구분 기대요구
제도적 측면 - 고교-대학 연계 기능
- 대입 적격자 선발 기능
- 사회 통합적 기능
사회적 측면 - 사교육비 경감
- 문제풀이와 무한 경쟁 교육의 개선 :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미래 인재 육성을 통한 사회적 역량 강화
- 유의미한 대입 준비 : 적성과 관심에 부합한 진로 선택과 준비
- 대학 서열화의 완화
관련주체 - 고교 : 교사 평가권 보장,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
- 대학 : 선발 자율권 보장
- 학생, 학부모 : 수험 고통의 경감, 지원 선택권 보장, 절차 간소화와 경비 절감, 대입정책(대학의 전형 계획)의 안정적 운영
자료 : 정광희 외. 2011. 고교-대학 연계를 위한 대입전형 연구(Ⅶ) : 고교-대학 연계형 대입제도 중장기 종합방안. p.76
Ⅱ. 문제의 소재
1. 전형의 지나친 복잡성과 전형료 부담
대입자율화의 일환으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별로 전형이 다양해지고 수시전형이 크게 늘어나면서(2013학년도 전체 모집인원의 64.4%) 전형이 복잡해지고 대입준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13학년도만 보더라도 대입전형 수는 3,186개(한국대학신문, 2012.09.25.)에 이르고 있을 뿐 아니라, 전형요소가 지나치게 다양하여 학교생활기록부, 수학능력시험, 논술, 면접, 인·적성검사, 실기시험, 자기소개서, 추천서에 더해 기타 대학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료까지 준비해야 한다. 또한 전형방식에서도 단계별 전형, 일괄합산 전형, 혼합 모형 등 대학별·전형유형별 선발모형의 차이는 물론, 대학별 서류양식이 달라 학생·학부모의 정보부재로 인한 대입준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입 전형료가 평균 6만원에 이르고 있어 수시에서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학부모에게는 가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설업체의 원서접수 대행 수수료(대입전형 건당 5,000원)가 전형료에 반영되면서 전형료뿐 아니라 진학 관련(전형자료, 개인정보, 어학정보, 학교기록 등)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표2> 전형료 현황
구분 2011학년도 2012학년도
수시 평균 62,438 58,371
정시 평균 42,857 39,167
※ 서울권 사립대(26개대)와 거점 국립대(9개대) 등 대학의 수시 · 정시 일반 전형 기준임.
※ 자료 : 교육과학기술부. 2012. 대입전형료 인하 추진 현황과 대응방안.
2. 고교 교원의 진학 및 진로지도 관련 업무의 증가
대입에서 요구되는 많은 서류는 교과담임이 담당하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담임교사가 그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교원의 과중한 업무가 문제가 되고 있다. 대입에서 중요한 학생부의 경우, 기록내용이 교과활동 이외에 비교과활동으로 ①출결 ②수상 ③자격증 및 인증 ④진로지도 ⑤창의적 재량활동 ⑥특별활동 ⑦교외 체험 학습 ⑧독서활동 ⑨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등으로 작성해야 한다. 특히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수험생 평가를 위한 비교과활동 프로그램이 중시되고 있어 학생들의 동아리활동과 봉사활동 등 학생부 기록의 양이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 작성 등의 업무 또한 고교 교원에게 지워지기 때문에 한 학급의 모든 학생들에 대해 이를 기록하기에는 교원의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교원업무의 과중은 진로지도의 미흡으로 이어지고 있다. 적성과 흥미에 맞는 선택과목의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로지도를 철저히 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학생 선택과목을 지도할 수 있는 별도의 진로지도 시간이 없고 상담시간도 부족하여 진로 및 진학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진로 담당교사의 전문성을 육성하는 연수기회의 부족과 압도적인 진로 및 진학 지도 교사의 부족으로 실질적인 학생상담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3. 사교육 부담
나아가 학생부, 수능, 논술, 면접 등 다양한 전형요소가 반영되는 대입 준비로 인한 사교육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전형유형의 복잡성, 선발모형의 다양성으로 인한 대입 컨설팅은 물론, 대학별 고사 등 정규교육 수준을 넘어서는 출제경향으로 인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4학년도 수능시험부터는 선택과목의 수가 더 줄어들게 됨에 따라 사회와 과학 영역의 교과목 비중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학생들은 고교 이전 단계에서부터 국어, 영어, 수학 교과목 위주의 학습과 그로 인한 사교육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4학년도 수능시험부터 도입되는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의 수준별 시험은 각 대학들이 어떤 수준을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어렵고 또 응시하려는 여러 대학들이 서로 다른 수준을 요구할 경우 학생들이 어떤 수준을 선택해서 응시하고, 또 고교에서는 어느 수준의 교육과정을 선택해서 이수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입시부담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로 인한 가계 부담이 늘어나 고교 공교육 내실화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사교육비 부담은 성적을 매개로 한 계층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사교육의 확대, 나아가 계층 및 지역 격차의 확대는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에서 대입 간소화가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4. 대입전형의 예측 가능성 미흡
또한 대입전형 기본사항,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 시점이 늦어 모집시기별 모집인원,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인원,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반영 대학과 같은 정보 제공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매 입학연도의 전(前) 학년도 개시 6개월 전 공표하고, 구체적인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매 입학연도의 전(前) 학년도 개시 3개월 전 공표하도록 되어 있으나 발표 이후에도 대학별 시행계획의 변경으로 인해 많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2013학년도만 하더라도 모집시기별 모집정원, 입학사정관제 전형 모집인원, 대학별 전형유형, 선발모형을 변경한 경우는 139개 대학, 971건이나 이르고 있어(중앙일보, 2013.01.24.) 대입 준비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2014학년도 수준별 수능 도입과 관련해 대학별 반영 방법과 같은 중요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Ⅲ. 한국형 공통원서접수(KUCAS: Korean Universities and Colleges Admission Service) 시스템 구축을 통한 대입전형 간소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지원서, 추천서 양식, 전형요소 취합 등의 기능을 가진 원스톱 지원서비스시스템을 구축·운영하여 지원자 중심의 대입지원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한국형 공통원수접수(KUCAS) 시스템의 운영방안은 다음과 같다.
1. KUCAS 운영 프로세스
KUCAS는 지원자 중심의 대입전형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지원자가 KUCAS에 응시원서를 접수하면 KUCAS에서는 학생들의 지원 서류와 전형자료를 각 대학에 제공하게 된다. 대학은 지원자의 지원 서류와 전형자료를 검토하여 합격여부를 KUCAS에 통보하고 KUCAS는 이를 지원자에게 통지하는 것이다.
2. 관리 주체
KUCAS가 공정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가 수준의 비영리법인 형태를 취해야 하며, KUCAS 시스템 운영에는 대학관계자 뿐 아니라 중등교육관계자(교사, 학부모 등)가 함께 참여해야 할 것이다.
3. 지원(서비스) 내용
KUCAS는 대입 전형뿐 아니라 진학지도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대학 및 전공 정보, 추천서 작성지침, 자기소개서 작성지침, 진학 이후의 학자금과 같은 재정지원 안내 등)와 대학 정보 상담 프로그램, 진학 정보 교환, 대학 관계자와의 상담 알선 등 지원자 중심의 서비스 기관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4. KUCAS를 통한 대입전형(안)
KUCAS 시스템은 먼저 유형이 단순한 정시에서 우선 적용하고 점차 수시모집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정시에서는 현행과 마찬가지로 최대 3개 대학에 우선순위를 두어 지원하도록 하고 현행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수시모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KUCAS를 통한 대입전형 절차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5. KUCAS 운영의 기대효과
단순한 원서접수를 넘어 온라인을 통해 필요한 전형자료를 제출하는 KUCAS 시스템의 운영을 통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국가수준에서 전형 정보를 제공하고 원서접수를 하도록 함으로써 수수료를 관리하여 가계부담이 경감될 것이며, 둘째, 각종 서류(자료)의 제공으로 대학의 대입전형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에 소요되는 행정비용의 감소를 통해 대입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 대입전형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KUCAS 운영을 통해 공신력 있는 진학정보를 진학담당 교사에게 제공함으로써 교원의 불필요한 업무를 경감하여 공교육 내실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넷째, KUCAS를 통해 대입정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교육 기관의 대입 컨설팅 등과 같은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요자에게 특화된 대입정보의 활용을 통해 사교육업체에 의해 학생의 대입지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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