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의 도입 방향과 실행방안
최상덕 /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실 실장 싸이월드 공감
Ⅰ. 자유학기제의 도입 목적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자유학기제가 새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이라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이, 자유학기제는 새 정부 교육정책의 비전 또는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꿈과 끼를 살려 주는 행복교육’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정책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최종보고서에는 ‘토론·실습·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한 학기동안 지필고사 없이 다양한 체험학습 과정과 결과를 학생부에 기록하고 단위학교의 운영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는 대선 공약집에 자유학기제의 목적으로 제시되었던 ‘진로탐색의 기회로 제공’한다는 표현이 빠진 것으로, 진로탐색이 중요하지 않다기보다는 직업체험 활동으로 협소하게 이해되면서 불필요한 우려와 논란이 지속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자유학기제는 교육 관련 국정목표인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의 첫 번째 추진전략인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산하의 국정과제인 ‘학교교육 정상화 추진’의 세부 추진과제로 제시되었다. 자유학기제의 목적이 ‘창의교육’을 지향하는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을 위한 것으로 ‘학교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활동중심 수업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적성과 재능을 계발하고 인성, 사회성, 창의적 사고력 형성을 포함한 전인적 교육을 지향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Ⅱ.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의 수업 운영 모델 참고
자유학기제가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진 아일랜드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의 목적 또한 시험위주의 지식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중심 학습과 체험을 통해 인성적, 사회적, 교육적, 직업적 측면의 전인적 성숙을 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환학년제에서 권장하는 수업 운영 모델은 필수교과(아일랜드어, 수학, 체육, 컴퓨터 등), 선택교과(외국어, 사회+정치학, 미디어교육, 미술 감상, 물리, 직업상담 등), 전환학년제 특별모듈(교과와 연계하며, 미니컴퍼니, 사회혁신가, 관광 등), 외부 자유활동(직업체험, 외부 특강, 외부 봉사활동, 여행, 드라마 제작 등)의 네 영역이 균형 있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며, 프로그램 구성은 학교에 따라 다르다. 전환학년제의 시간표를 보면 외형상 정규학년의 시간표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정규 학년에서 배우는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활동중심의 수업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즉, 외국어는 해당 국가 학교와의 교류 및 해당 국가 여행이 포함되어 있거나, 아일랜드어는 댄스 등의 활동을 통한 수업 위주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전환학년제를 맡는 선생님들은 수업 준비와 운영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되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도 그만큼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이 교과 공부는 안하고 진로체험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학력 저하 또는 사교육 증가를 우려하지 않도록 자유학기제의 목적과 방향을 보다 명확히 정립해야 할 것이다.
Ⅲ. 자유학기제 실행방안 모색을 위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연구 필요
자유학기제의 실행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자유학기제 실행방안 연구(연구책임자 : 최상덕)’를 추진 중이다. 이 연구는 3개월(2013년 1월~3월)에 걸친 단기간 집중 연구로 자유학기제 관련 포커스그룹 인터뷰 및 인터뷰 참가자 대상의 설문조사, 자유학기제에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국내외 진로탐색 프로그램 사례조사, 학교 단위에서 운영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 실행방안 제안 등을 포함한다. 여기서는 포커스그룹 인터뷰 참가자 대상 설문조사의 잠정적 결과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포커스그룹 인터뷰(FGI)는 교육전문가 5명, 교사 11명(일반 5명, 진로진학상담교사 6명의 두 그룹), 교장 5명(교장 4명, 장학관 1명), 교육(학부모)단체 대표 5명, 중학생 6명 총 32명을 6개 그룹으로 구분해 실시하였고, 포커스그룹 인터뷰 직후 참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참고로 학생 30명을 추가로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확대한 방식의 집담회를 개최한 뒤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현재 분석 중이므로 이 글에서는 제외되었다.

분석 결과를 문항 순서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1). 먼저 자유학기제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설문에서는 직업체험 중심의 진로직업교육(협의의 진로교육), 활동중심 수업과 진로체험 등을 통해 인성, 사회성, 사고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을 함양하는 교육(광의의 진로교육), 그 중간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68.8%가 광의의 진로교육이 적합하다고 응답하였고, 반면에 협의의 진로교육이 적합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4%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광의와 협의의 중간 정도가 적합하다는 응답자는 21.9%였다. 이를 그래프로 제시하면 [그림 1]과 같다.
이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구성해야 하는 지를 나타내 준다고 볼 수 있다. 즉, 직업체험 중심의 진로직업교육보다는 폭 넓은 활동중심 수업과 다양한 체험 등을 통해 인성, 사회성, 창의적 사고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을 함양하는 교육이 더 요구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자유학기제의 실시 학기와 관련해서는 협의의 진로교육과 광의의 진로교육으로 구분해 중학교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총 여섯 학기 중에서 적합한 실시 시기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광의의 진로교육으로 실행할 경우는 ‘1학년 2학기’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31.0%로 가장 높은 반면에 협의의 진로직업교육 중심으로 실행할 경우는 ‘2학년 2학기’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36.0%로 가장 높았다.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그림 2]과 같다.
따라서 자유학기제의 목적과 방향에 따라 실시 학기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업체험 프로그램은 기간이 주로 1~3일간이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학생에 따라 직업체험 활동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각각 다를 수 있으므로, 자유학기제 때 모두가 직업체험을 해야 한다고 강제하기보다는 본인이 중학교 동안 원하는 학기를 정해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 직업체험 시기가 분산되므로 체험시설의 확보도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유학기제 실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1순위부터 5순위까지 응답하도록 하고, 동시에 과제들에 대해 단기, 중기, 장기 과제로 구분해 표시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선택한 결과에 대해 1순위는 5점, 2순위 4점, 3순위는 3점, 4순위는 2점, 그리고 5순위는 1점의 가중치를 부여하여 합산하였다. 그 결과, ‘국·영·수 주지교과 수업시수 감축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수업시수 확대’가 가장 높았고, 이어 ‘프로그램 및 매뉴얼 개발 보급’,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협력 강화’, ‘지필고사 위주 시험제도 폐지 및 새로운 평가제도 개발’, ‘자유학기제 참여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고입제도 개선’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알기 쉽게 제시하면 [그림 3]과 같다.
그리고 자유학기제 실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단기부터 장기까지 시기별 과제로 구분해 표시하도록 한 결과2). 단기 과제가 다수(9개)를 차지하였다. 단기 과제 중에서도 ‘프로그램 및 매뉴얼 개발 및 보급’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학교생활부 작성 및 관리지침 개정’, ‘일반교사의 연구·활동중심 수업 기획 및 교수학습법, 평가능력 강화’, ‘학부모의 동의와 참여’, 그리고 ‘지역단위 연구 시범학교 운영’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표로 제시하면 <표1>과 같다.
<표 1> 자유학기제 실행을 위한 단기 과제 선호도
  세부항목 시기별 과제 구분
단기
(1~2년)
중기
(3~4년)
장기
(5년~)
단기
(복수응답)
1. 프로그램 및 매뉴얼 개발 및 보급 21    
2. 학교생활부 작성 및 관리지침 개정)지필고사 및 수행평가 실시 조항) (법·제도 개정) 16    
3. 일반교사의 연수 -활동중심 수업 기획 및 교수학습법, 평가 강화능력 15    
4. 학부모의 동의와 참여 15    
5. 지역단위 연구 시범학교 운영 15    
6. 학교 단위의 창의적 체험 활동 및 동아리 활동 활성화 13    
7. 학교별 진로교사 배치 확대 12    
8. 지필고사 위주 시험제도 폐지 및 새로운 평가제도 개발 11    
9. 일반교사의 행정부담 경감 및 수업, 학생지도 중심 업무 조정 10    
또한 중기 과제는 4개로 응답되었고, 그 중에서 ‘자유학기제 참여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고입제도 개선(적성 및 수행능력 반영)’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협력 강화’, ‘진로 직업 체험 시설 확보’, ‘국·영·수 주지교과 수업시수 감축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수업시수 확대’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 과제로는 ‘교육과정을 핵심역량 중심으로 개편’이 선택되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앞에서 우선순위 과제로 제시된 ‘국·영·수 주지교과 수업시수 감축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수업시수 확대’,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협력 강화’, ‘자유학기제 참여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고입제도 개선(적성 및 수행능력 반영)’이 중기 과제로 선택된 데는 이들이 중요함에도 개선하는 데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밝힌 대로 자유학기제가 2016년 전면 시행되기 위해서는 향후 시행될 연구 또는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앞에서 언급한 우선순위 과제와 단기 과제부터 적극 검토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추진과정을 통해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학부모, 학생, 교사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Ⅳ.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 간 파트너십 형성을 통한 체계적인 추진 필요
자유학기제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서는 학교, 시·도교육청, 교육부 간에 파트너십을 형성해 앞에 언급한 과제들이 잘 연계되어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 단위에서는 활동중심 수업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위해 수업연구는 물론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문화, 청소년 등의 다양한 네트워크와 미리부터 협력적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도교육청에서는 모든 학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교의 사례를 분석하여 프로그램 매뉴얼을 개발, 보급하고, 동시에 교사연수를 통해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능력을 제고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의 난도 및 분량을 적정하게 조정하고 지필평가 없이 수행평가만으로도 가능할 수 있도록 평가관련 훈령을 개정하며 진학 시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가 자유학기제 실행의 중심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축적해 온 경험과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논의단계에서부터 추진 및 평가과정에 이르기까지 선생님들의 참여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과 격려가 매우 중요하다. 한 예로, 자유학기제 실행 학년의 경우 자원하는 선생님들을 우선 배치해 그들이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도록 하는 대신에 행정부담 경감 정책과 연계해 수업연구와 학생지도에 보다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지원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이 분석 결과는 KEDI 교육정책포럼 ‘자유학기제 실행방안’에서 발표한 내용과 한국정책학회·경사연 공동 세미나 발표논문 ‘새 정부 교육정책과제의 진단과 실행 방향’을 토대로 일부 수정한 것임.
참고문헌
제18대 대통령선거 새누리당 정책 공약(2012). 세상을 바꾸는 약속 책임있는 변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2013).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최상덕(2013a). 새 정부 교육공약 : 자유학기제 실행방안. 제56차 KEDI 교육정책포럼 자료집. 한국교육개발원.

최상덕(2013b). ‘새 정부 교육정책과제의 진단과 실행 방향’. 한국정책학회·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공동 심포지엄 발표논문(201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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