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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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②
학생의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인성교육정책 방안
허은정 한국교육개발원 인성교육연구실 연구위원
학생의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인성교육정책 방안
들어가는 말
사회의 발달과 기술의 진보가 우리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 진폭이 크다. 여러 측면에서 눈부신 진보를 이룬 만큼 부작용 역시 상응할만하다. 가장 큰 긍정적인 변화는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물리적 공간의 제약 없이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가지는 경험의 폭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했으나, 게임 중독, 사이버 폭력, 정서적 혼란, 현실 감각의 상실 또한 과거 학생들의 경험과는 비교할 수 없이 치명적이다. 2017년 3월 발생한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주범과 공범인 두 명의 여고생들은 이른바 ‘캐릭터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인터넷 상에서 살인에 관한 가상의 역할극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가, 특히 청소년들이 겪는 경험의 경계가 통제 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위기와 불안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사는 인성의 회복이라는 근본적인 지점으로 회귀했다. 최근(2016년 11월 5일)에 개최된 글로벌 인재 포럼의 사전 행사로, 세계은행 주최로 열린 워크숍에서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정서적 역량(Socio Emotional Skills)이 미래 인재 양성의 해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한국경제, 2016.11.11., 조벽, 2017: 6-7에서 재인용)은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다시 말해, 인성은 개인의 내재된 도덕률이자 사회의 변화에 조화롭게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역량이다. 특히 인성, 감성, 창의성과 같은 직관의 영역이 우세한 직업군은 매뉴얼에 의한, 공식에 따르는, 그리고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경향성을 추론하는 기술과는 달리 앞으로의 사회에서 인공지능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차원적인 핵심 역량으로 언급된 바 있다.1)
학생의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인성교육정책 방안
정책적 노력의 시작
학생의 안전과 성장을 위해 ‘인성’을 교육의 중심에 두고자 하는 정책적 노력은 2016년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인성교육진흥법 제6조와 7조에 근거하여 인성교육의 실효성 있는 추진을 위해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16-'20)」이 수립되었다. 여기에서 설정한 인성교육의 방향은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바람직한 성품과 역량을 중심으로 참여형 교육을 설계하고, “앎을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교육 활동을 체계적으로 조직, 운영하는 것이다(교육부, 2016). 한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추구하는 핵심 역량을 자기관리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갈등관리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구체화하여 교과 및 교과 외 교육활동 전반을 통해 통합적으로 실행하는 것을 계획하였다.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에서는 학교교육활동 전반, 학생 맞춤형, 교원, 가정-학교-사회 연계, 대국민 홍보의 다섯 개 영역을 설정하고 세부적인 과제 수행 계획을 수립하였다(<표 1> 참조).
<표 1>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
				추진 과제
인성교육 정책 진단: 성과와 한계
인성교육 정책은 현재 국민들에게 대체로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6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현재 정부가 가장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에 대해 누리과정(27.4%)과 초등돌봄교실(24.1%)에 이어 인성교육 활성화(9.1%)를 꼽았다(임소현 외, 2016: 142). 그리고 2016년 초·중·고 학생, 교원, 학부모 30,465명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실태조사를 한 결과, 학교 인성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정미경 외, 2016).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의 정책이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현장에 인식시켰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긍정적 평가를 지속·확대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정책 진단을 통한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에 근거하여 추진된 정책 과제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틀을 수립하여 정책의 강점과 극복해야 할 부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기관에서 수행한 인성교육 관련 기본과제 및 수탁과제 분석을 통해 향후 필요한 연구 영역을 파악해야 한다. 이는 추후 심층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는 작업임을 제안하며 본고에서는 교육부로부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지원센터로 지정된 한국교육개발원 인성교육연구실(인성교육지원센터)(교육부, 2016: 52)이 수행한 인성교육진흥사업 중 일부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컨텐츠 개발·보급, 인력 활용, 홍보 인프라,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몇 가지 정책 과제의 추진 상황과 한계점을 파악하였다. 여기에서 다루어진 내용은 인성교육정책의 특성과 개선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며, 정교한 설계에 의한 분석 작업이 후속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표 2> 2015-2016년 교육부
				수탁 인성교육 지도자료 및 프로그램 개발 현황
인성교육 컨텐츠 개발·보급
한국교육개발원은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이 수립되기 이전부터 인성교육 지도자료와 프로그램을 개발해오고 있다. <표 2>에서 보듯이 지난 2년 간 8건의 자료가 개발되었고2), 대부분 학생을 대상으로 하되 그 중 1건이 학생과 학부모 관계를 다루었다. 학교급은 초, 중, 고 및 공통학급을 대상으로 하며, 주제 또한 가치 함양, 학급 운영, 인문(고전) 중심, 공감능력, 사회정서, 배려와 존중 등 폭과 층위가 매우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료들은 인성이라는 익숙하고도 모호한 실체를 교육의 내용으로 삼아야 하는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일조하였다. 이러한 효과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①프로그램과 지도자료 간의 명료한 개념 구분과 ②자료 개발을 위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첫째, 8개 목록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토닥토닥 공감 교실 여행’은 ‘현장맞춤형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세부 과제에서 추진된 것이며, 나머지 7개 자료는 ‘인성교육 지도자료 개발’ 사업의 산출물에 해당한다. ‘프로그램’과 ‘지도자료’는 엄연히 별개의 과제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컨텐츠의 성격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는다. 활용 범위, 형태, 목적 등의 측면에서 명료한 개념 구분이 요구된다. 둘째, 기 개발된 인성교육 자료들은 제 각각 현장의 수요 조사를 통해 충실히 개발되었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체계성이 부족하다. 주제, 목적, 대상, 교과 등의 측면에서 어떠한 프로그램 또는 지도자료가 개발되어야 할지 전체 그림의 빈자리를 찾아 채워가야 할 시점이다.
인성교육 전문가의 발굴 및 활용
성교육 우수학교 지정·운영, 우수 선진교사 위촉, 인성교육 실천사례연구 발표대회,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 운영, 인성교육대상 등은 인성교육 우수사례를 발굴하거나 인성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목적으로 시행한 또는 시행 중에 있는 정책 과제들이다(교육부, 2017). 이 중 실천사례 발표 대회, 인성교육대상 등은 전문가 양성보다는 우수 사례를 발굴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해당 과정에서 발굴된 기관 또는 개인이 이후 다른 인성교육 활동의 전문가(예: 각종 심사위원, 포럼 특강, 학교운영 및 수업 컨설턴트 등)로 활동하기도 한다. 현재 2017년 우수 선진교사를 인성교육 우수학교 운영에 관련한 컨설턴트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교사의 잠재된 전문성을 개발시켜 인성교육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 대표적인 선순환 사례이다.

이러한 기획은 “학교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전문가”라는 문제의식 아래 이루어진 것인데 지금까지는 ‘활용’보다는 ‘발굴’에 초점이 맞추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인성교육 전문가를 발굴하고 어떤 영역에서 무슨 활동을 하도록 할지는 개별 과제에서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다른 정책과제들과 연계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망이 시급하다.
홍보 인프라
아무리 좋은 컨텐츠를 개발하고 좋은 사례를 발굴해도 많은 교사들이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자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필수 조건이다. 인성교육 포럼, 인성교육 실천한마당 등이 이를 위한 오프라인 활동이라면 인성교육지원센터 홈페이지 운영은 온라인 활동에 해당한다. 현재의 홈페이지 운영 시스템은 독립된 서버 없이 기초적인 기능에 국한되어 다양한 유형의 방대한 자료를 탑재하는 데 한계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학습공유 시스템 구축을 위한 별도의 기획이 이루어진 바 없다. 전국의 교원들이 자료를 공유하고 재생산하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장기적인 재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의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인성교육정책 방안
개선 방안
인성교육이 당초 기획한 의도에 맞게 학교 현장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세부 정책들이 하나의 큰 그림으로 연계되어 기획될 때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인성교육 정책은 학교 현장에 인성을 파급하는 강한 동력이 필요한 시기에 시작되었고, 이러한 측면에서는 학교, 교원, 학생, 범국민 등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진 세부 정책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 그러나 수많은 정책 과제들의 산발적 수행은 학교 현장의 에너지가 소진될 뿐 장기적 성과로 이어질 수 없다. 이제는 정부, 연구기관, 학교 현장이 그간의 작은 활동들을 정련하여 정책의 큰 목표 아래 재구성할 시기이다.

첫째, 정부 기관은 기획 단계에서 수탁 연구기관, 시도 교육청, 그리고 학교 현장과의 충분한 상호작용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운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간의 인성교육 정책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확산시키는데 1차적 목적이 있었던 만큼 단기 행사의 형태를 띤 과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단발성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러 해 반복적으로 실행 되어온 터라, 각 기관의 업무 담당자가 교체되더라도 전년도 업무에 대한 충분한 리뷰와 피드백을 통해 사업 수행이 자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작년 과제 수행 당시의 난제(難題)는 무엇이었는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또는 행정적 보완이 요구되는지, 다른 과제와 연계하여 계획을 수립할 경우 운영상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에 대한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연구기관은 정책사업 수행과 함께 관련한 기초 연구 수행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인성교육진흥법에서 의도하는 인성교육, 인성교육 정책결정가가 의도하는 인성교육,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 이해하는 인성교육의 의미가 모두 합치하는지에 대해서는 얼마간 생각해볼 부분이다. 정책적으로 시행되는 인성교육은 공감, 배려, 존중과 같이 관습적으로 통용되는 덕목을 포괄하되 주체적이고 생성적인 미래 사회 역량으로서의 고차원적 가치를 의미한다.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의도를 완전히 구현하고 있을지, 즉 ‘의도된’ 개념과 ‘실행된’ 개념의 간극을 파악해야 하는 것은 연구기관 본연의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셋째, 따분한 표현이 될 수는 있겠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적극적 의지는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및 연구기관에서 다양한 자료와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도 학교 현장이 이를 수용할 역량, 여건, 의지를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실행이 가능하다. 학교장과 중간 관리자의 관심과 의지를 요청한다.

원고를 마무리하며, 인성교육이 학교 현장에 자연스럽게 체화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의 주체적 실행력과 실행의지를 잃지 말아야 함을 제언한다. 수탁 기관은 사업 수행의 단순 대행자가 아니라, 전문성을 기반으로 질 높은 정책 실행을 책임져야 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사업 수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적 검토를 통해 앞으로의 기획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기획과 실행 과정에서 정부 기관과의 건강한 상호작용 문화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수행 기관의 주체적인 책무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1) 향후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 내 모든 직업의 약 47퍼센트가 자동화의 위험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간소득층의 단순 반복 업무 일자리는 크게 줄어들지만 고소득 전문직과 창의성을 요하는 직군에서는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 된다(Schwab, 2016).
2) <표 2>에 제시된 자료 목록 중 상위 4편은 인성교육연구실의 전신(前身)인 창의 인성교육연구실에서 개발이 착수되었고, 이 중 2016년 발행된 2편은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인성교육연구실로 개편된 이후 보급되었다.

참고문헌
교육부(2016).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2016~2020).
교육부(2017).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2016~2020)」 시행에 따른 2017년 인성교육 시행계획(안).
임소현, 김흥주, 한은정, 황은희(2016).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KEDI POLL). 한국교육개발원.
정미경, 백선희, 박희진, 이주(2016). 인성교육 실태조사 연구. 한국교육개발원
조벽(2017). 인성교육을 통한 민주시민역량 함양. 2017년 제1차 인성교육 포럼 자료집, pp.3-14.
Schwab, K.(2016).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Portfolio Penguin. 송경진 역(2016).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서울: 새로운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