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2017년 7~8월호
특별기획 ②
미래의 직업(학과) 전망과 고등교육1)
박성호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미래의 직업(학과) 전망과 고등교육
Ⅰ. 들어가며
근래 들어 교육 분야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고등교육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사회의 변화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즉, 과학기술과 사회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전통적인 직업 및 산업 영역이 쇠퇴하고 새로운 직업/산업 분야가 등장하고 있지만, 대학의 인력 배출 구조는 여전히 전통적인 학문 및 직업에 기초하고 지식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김창환 외, 2015). 가령, 현재의 인력 양성 구조로는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인 친환경에너지, 환경기술, 수송탐사, 첨단도시, 정보통신, 로봇기술, 신소재나노, 바이오의약, 고부가식품 등에 대한 인재 양성이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삼성경제연구소, 2012). 여기에 최근의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 문제는 생산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개개인에게 보다 압축적이고 폭넓은 역량을 요구하기도 한다(박성호, 2016).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서 대학은 미래사회를 이끌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이를 갖춘 인재의 양성을 요구받는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지식과 과학기술의 혁신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므로, 이를 위한 고등교육의 혁신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에서는 2015년에 교육분야 5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산업수요 맞춤형 인력 양성을 위한 종합 방안(「사회수요 맞춤형 고등교육 인재양성 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 대학 인문역량 강화(CORE) 사업,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 및 권역별 ‘산학협력중개센터’ 설립, ‘학교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간 연계 확대, 평생교육 단과 대학 육성 사업 등을 시행해 오고 있다(김창환 외, 2015, 박성호, 2016).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은 앞으로의 산업 및 사회 수요를 고려하여 학과 개편을 비롯한 교육내용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대학-산업 간 인력수급에 대한 중장기 정보와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대학들이 어떤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도 제기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앞으로의 직업에 대한 전망을 간략히 살펴보고, 이를 대비한 고등교육의 혁신 방향에 대해 짧게나마 논의하고자 한다.
Ⅱ. 미래 직업 전망의 방법들
미래 직업을 전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시계열 정보를 토대로 앞으로의 직업을 전망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경향을 반영하지만 미래사회의 과학기술과 직업세계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 방식은 미래 환경과 메가트랜드를 분석함으로써 미래에 부상할 직업에 대해 전망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미래에 새롭게 등장할 직업과 직업세계에 대해 조망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한된 신규 직업만을 전망한다는 단점이 있다. 세 번째 방식은 산업계 재직자를 중심으로 관련 직업 및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1999년부터 수행되고 있는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직업전망』이 있다. 이러한 전망 방식은 현재 직업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여 진로 및 직업 선택에 있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주요 직업의 재직자를 중심으로 전망한다는 측면에서 미래 직업 변화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현재 산업 재직자를 통해 전망이 이루어짐으로써 현재의 직업 및 산업의 상태가 미래 전망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단점이 있다. 네 번째 방식은 세 번째 방식과 대비되는 방식으로 인력 공급 측면에서 전망하는 방식이 있다. 가령, 일정 경력 이상의 대학 교수들을 중심으로 해당 학과와 관련 직업 및 산업에 대한 미래를 전망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직업에 대한 미래전망이 직업 및 산업에 대한 전망보다는 해당 학과에 대한 전망이라는 제한점은 있지만,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특정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종사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타당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 직업 전망의 방법들
Ⅲ. 10년 뒤의 직업 및 학과 전망
이 글에서는 위의 방법들 중 네 번째 방법을 활용하여 10년 뒤의 직업에 대한 전망을 학과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분석의 자료는 2015년 8월에 전국 대학의 전체 학과(14,757개)를 대상으로 학과의 현재 실태와 10년 후의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1,808명의 학과장들이 응답한 것이다. 이때 직업/학과 구분은 교육기본통계 학과분류체계의 35개 중분류를 활용하였다. <표 1>은 35개 중분류를 기준으로 현재진단 및 미래전망을 평균을 기준으로 높고 낮음의 4분위 집단으로 구분한 것이다.
<표1>현재진단-미래전망 4분위 집단
4분위 집단을 토대로 대학 교수들의 진단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적으로 낮은 현재 진단과 낮은 미래 전망을 보이는 분야(중분류)이다. 여기에는 여러 분야들이 포함된다. 우선, 인문사회계열의 언어·문학, 인문과학, 법률, 사회과학 분야가 여기에 속한다. 이 분야들은 언어·외국어·인문학적 소양·사회적 탐구 등의 측면에서 그 수요가 사회 전반에 걸쳐 넓게 분포되어 있지만, 특정 산업과 매칭시키기 어려운 분야들이다. 또한 취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낮고, 임금수준도 낮은 편이다. 예술계열의 응용예술, 미술·조형, 음악 등도 현재 진단과 미래 전망이 낮은 집단에 속한다. 이 분야들은 새로운 직업 창출 가능성과 타 학문과의 융합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그 성공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교육계열의 교육일반, 특수교육, 중등교육도 현재 진단과 미래 전망이 낮은 집단에 속하는데, 여전히 수요는 존재하지만 공급과잉과 인구 수 감소로 현재와 미래 전망이 상대적으로 낮게 전망된다. 공학계열의 건축, 토목·도시 분야 등도 교육계열과 유사하다. 다만, 건축 및 토목·도시 분야의 경우 첨단 건축, 국경 개발 및 해외진출, 도시재생 등 신규 수요 창출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다.

둘째, 상대적으로 현재 진단이 긍정적이지만, 미래 전망은 보통 혹은 낮은 분야이다. 교육계열의 유아교육, 초등교육, 의약계열의 의료, 간호, 약학, 치료·보건 분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진단의 가장 큰 요인은 인구 수의 감소, 즉 수요의 감소이다. 다만, 약학 분야와 치료·보건 분야는 현재 공급 부족으로 지속적인 수요-공급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셋째, 보통의 현재 진단과 미래 전망을 보이는 분야이다. 경영·경제, 디자인, 수학·물리·천문·지리, 산업공학, 에너지, 소재·재료 분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분야는 현재와 미래의 수요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는 소재·재료 분야의 경우 인구 수 감소에 따른 제조업 분야 위축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분야는 미래 유망 산업 중 하나이지만 환경문제와 안정성 문제, 자원개발(해양개발) 등이 사회적·정치적 문제와 결합되어 있어 산업수요가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신규 수요 창출이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다소 낮거나 보통 수준으로 현재가 진단되지만 상대적으로 미래 전망이 긍정적인 분야이다. 가령, 예술·체육계열의 연극·영화, 무용·체육, 자연계열의 농림·수산, 생활과학, 생물·화학·환경 등이다. 이들 분야들은 문화, 건강, 웰빙(소비, 식품, 주거 등) 등과 관련된 분야로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현재보다는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다만, 임금수준은 현재와 비교하여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았다. 이는 미래 전망이 현재 대비 상대적인 전망으로 여전히 타 산업에 비해 열악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 분야 역시 인구 감소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된다.

다섯째, 현재에 대한 진단도 높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높은 분야이다. 대표적으로, 기계·금속, 전기·전자, 컴퓨터·통신, 화공, 교통·운송 중 항공·해양 등의 공학계열 분야이다. 이들 분야는 산업 전 영역에 관련되어 있거나, ICT, 환경, 바이오, 수송탐사 등 미래 성장 산업과 관련되어 있는 분야이다.
10년 뒤의 직업 및 학과 전망
Ⅳ. 고등교육의 방향 : 과학기술과 지식 혁신을 위한 학생들의 역량 강화
이상의 미래 직업 전망에 있어 가장 큰 영향 요인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미래 유망 산업의 확대와 인구구조 변화 및 인구감소에 따른 전통적인 생산·소비 영역의 위축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사회변화와 산업수요에 맞는 대학의 학사 구조 개편 및 제도 개선은 일정 정도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사회변화와 산업수요에 따라 수요-공급을 일치시킨다고 해서 과학기술과 지식의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등교육의 혁신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지식을 창출한다고 할 때 이는 양적인 수요-공급의 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고등교육을 통해 양성하는 인재의 질적 역량과 관련한 문제이다. 즉, 과학기술과 지식이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관련 유망 분야의 혁신을 이끌어갈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곧,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등교육의 역할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미래 산업과 사회를 이끌어갈 역량은 전문지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전문지식과 아울러 일반적인 인지능력과 사회적·감정적 역량을 포함한다. OECD에서는 현대 경제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OECD, 2016).

첫째는 구체적인 전공 중심의 기술적, 전문적 지식과 역량이다. 이 역량은 많은 직업에서 핵심적인 필요 조건이다.

둘째는 노동시장에서 광범위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문해능력과 수리능력, 문제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과 같은 일반적인 인지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고 종합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하며,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과 어려운 도전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셋째는 사회적·감정적 역량이다. 여기에는 협동정신과 팀워크, 리더십 등과 같은 사회적 역량과 진취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어려움을 견디며, 스스로 감시하고 관리하는 감정적 역량을 포함한다. 이 역량은 직무 수행에 있어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공학계열 미래 전망 직업 키워드 네트워크 지도

이러한 역량들은 미래사회와 산업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림 1]은 앞서 소개한 학과에 대한 전망조사에서 해당 분야에서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직업에 대한 키워드 분석 중 공학계열의 결과를 텍스트 네트워크 지도로 제시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주요 키워드 중 ‘관리’와 ‘전문’이 네트워크 구조의 중심에 위치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공학계열 이외에도 자연계열, 의약계열, 사회계열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각 직업에서 ‘관리’ 업무는 직업의 내적 위계상 상위 위계에 속한다. 그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뿐 아니라 종합적인 분석 능력과 기획 능력, 리더십, 인적 네트워크 관리 능력, 추진력, 인내력, 자기규율 능력 등이 요구된다. 그런데 미래 직업에 대한 키워드 분석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적 기술과 지식에 관련된 키워드가 아닌 일반적이고 종합적 역량으로써 ‘관리’가 출현빈도수와 중심연결성에 있어 ‘전문’과 함께 가장 높게 나타난다. 이는 과학기술과 지식이 급격히 변화하는 미래사회에서는 일반 인지 역량과 사회적·감정적 역량이 전문적 지식 역량 못지않게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등교육의 혁신에 있어 대학은 미래 사회 및 산업 수요에 대응한 학사구조의 개편에도 힘써야하지만, 그 가운데 배출할 학생들의 역량 강화에 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교육과정의 개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산업계 요구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할 경우 자칫 전문기술 및 지식 중심으로 교육내용이 구성될 수 있는데, 과학기술과 지식의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고려할 때 일반적인 인지 역량과 사회적·감정적 역량 계발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1) 이 글은 필자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김창환 외(2015)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참고문헌
- 김창환·임후남·박성호·김본영·이기준(2015). 정성적 방법을 통한 전공별(소분류) 인력 수요 전망 연구. 한국교육개발원.
- 박성호(2016). 정성적 방법을 통한 중장기 인력수요 전망. 이슈페이퍼 2016-12. 한국교육개발원.
- 삼성경제연구소(2012). 과학기술 핵심인재 10만 양병을 위한 제언. CEO Information, 2012. 2. 22.(제842호).
- OECD (2016). In-depth analysis of the labour market relevance and outcome of higher education systems: Analytical framework and country practices report. EDU/EDPC(20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