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통계 FOCUS
TALIS 결과를 통해 살펴본 우리나라의 교사
허 주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정책연구실 실장
1. 들어가며
2015년 2월 “교사가 된 것을 후회 20%, OECD 1위”라는 제목의 기사가 주요 일간지를 통해 보도되었다. 이는 OECD에서 실시한 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교사 및 교직환경 국제비교 연구, 이하 TALIS)의 2주기 결과를 인용하여 보도한 것으로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TALIS의 결과는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교사 봉급이 최장경력 교사의 비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내용과 함께 보도되면서 교사집단의 ‘무기력감,’ 또는 ‘자괴감’으로 표현되었다.1)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교사는 TALIS 평균과 비교해 ‘교직을 다시 선택하겠다(63.4%).’는 비율도 낮은 수준이고 ‘다른 직업을 선택했으면 좋았겠다(40.2%).’는 응답률 역시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 교사들은 TALIS 전체 평균에 비해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TALIS는 교사와 관련된 여러 내용에 대해 교사의 인식을 조사하는 설문조사이다. 따라서 위의 결과는 우리나라 교사들이 실제 체감하고 있는 교직환경을 반영하고 있다할 수 있다. 하지만, TALIS의 결과에는 우리나라 교사들이 단순히‘무기력’하고‘자괴감’에 빠져있다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통계 결과도 다수 있다. 다시 말해, TALIS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교사들이 무기력하게 느끼고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찾을 수 있다.
2. TALIS에 대한 이해
구체적인 TALIS의 결과를 살펴보기 이전에 우선 TALIS에 대한 이해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TALIS는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교사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교사 및 그들의 직무환경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그 결과를 활용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즉, 교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현재 교사들이 일하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여 교수-학습의 질적 향상하는데 주된 목적을 갖는다.
<표1> TALIS 2003 참여국
OECD 회원국 OECD 회원국 OECD 회원국 TALIS 참여국
캐나다(앨버타) 벨기에(프란더스)*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아부다비)
호주* 프랑스 노르웨이* 브라질*
칠레 아이슬란드*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이스라엘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덴마크*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키프로스
영국(잉글랜드) 일본 스페인*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한국* 스웨덴 말레이시아*
핀란드 멕시코* 미국 루마니아
세르비아
싱가포르
* 표는 TALIS 2008에 참여한 국가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TALIS 2주기인 TALIS 2013에는 우리나라를 포한함 총 34개국이 참여하였으며, 우리나라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유럽 국가가 주된 참여국이다. TALIS에 참여하는 교사는 중학교 교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TALIS 2013에 우리나라는 무선표집된 전국 183개 중학교에서 약 3,300명의 교사가 2013년 5월 온라인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우리나라 교사의 평균 연령은 40-49세가 33.5%로 가장 많았고, 30-39세가 28.4%, 50-59세가 26.4%로 그 뒤를 이었으며, 전체 참여자 중 68.2%가 여교사였다. 교사의 경력과 관련해서는 참여 교사의 교직 경력 평균이 16.4년이었으며, 약 4년을 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2,3 참고).
이와 같은 TALIS에 배경정보는 TALIS 결과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TALIS가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 학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5월에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점, 여교사의 비율이 거의 70%였다는 점등은 결과의 이해에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TALIS 설문조사가 실시된 2013년 5월, 우리나라는‘학생인권조례,’‘학생체벌금지법,’‘중2 병’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시기로, 특히 TALIS 참여 교사의 약 70%가 여교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교사 20%의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결과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3.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는 한국 교사
TALIS 2013의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학교 교사는 평균적으로 주당 약 37시간의 근무를2)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ALIS 평균인 38.3시간에 비해 약 1시간가량 적은 것으로 의외의 결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업무 내용별 시간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교사들이 대부분의 주요 업무에 TALIS 평균보다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 상담 시간(4.1시간), 학교운영 참여 시간(2.2시간), 행정업무 시간(6시간), 학부모 상담 시간(2.7시간) 등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 및 수업 관련업무(수업 준비 등) 이외의 업무에 TALIS 평균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에서 일반 행정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이 6시간으로 TALIS 평균인 2.9시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업무 시간뿐만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 개발 활동에서도 많은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성별, 학교유형, 근무형태와 시간에 관계없이 TALIS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 개발 활동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멘토링 프로그램의 운영 및 참여 수준도 각각 86%와 67%로 TALIS 평균인 70%와 52%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는 2000년대 중반 교원평가제 및 의무 연수제가 도입되면서 교사들이 의무적으로 전문성 개발 활동에 참여해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교사가 참여하는 전문성 개발 활동 중에서 특히 물리적인 시간의 할애가 필요한 강의, 워크숍, 회의 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림 5]에서 보는바와 같이, 우리나라 교사들은 강의와 워크숍 형태의 전문성 개발 활동 참여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아 학교 내에서의 전문성 개발 활동(교사학습공동체 등)의 비율이 높은 유럽권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다.
교사에 대한 평가 부분에서도 우리나라는 TALIS 평균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 [그림 6]에서 보는바와 같이, 우리나라 교사의 대부분은 학교장, 동료교사, 또는 각종 위원회 등으로부터 공식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교사평가를 통해 제공되는 피드백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도입으로 모든 교사가 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중요도에 대한 인식을 보면 그 만큼 교사들이 본인의 역량 개발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교사에 대한 지원 부족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교사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 및 학부모 상담, 행정업무, 교사로서의 전문성 개발 활동, 교원 평가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에 대한 지원은 항상 부족한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교원의 행정업무경감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나, TALIS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많은 시간을 행정업무에 할애하고 있다. 또한, 교사의 연수 의무제 및 교원능력개발평가 등은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지원으로 시작된 정책이나, 학교 현장 교사들은 이를 또 하나의 업무로 느끼고 정책 시행에 따른 지원은 미비한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TALIS 결과에서 교사평가에 대한 높은 참여율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교사가 교사평가와 피드백이 행정적 필요조건의 충족 때문에 실시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그림 7] 참조). 이는 교사평가와 피드백 자체보다는 이에 따르는 행정업무가 많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전문성 개발 활동에 대한 지원 부족도 TALIS의 결과에 나타난다. 아래 [그림 8]에서 나타나듯이, 우리나라 교사들은 전문성 개발 활동 참여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 개발 활동 참여에 비용 부담이 없다는 응답의 경우 우리나라는 25.2%만 응답한 반면, TALIS 평균은 66.1%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비용의 지출에서도 TALIS의 평균은 25.2%인데 비해 우리나라 교사들은 64.1%로 나타나, 전문성 개발 활동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알 수 있다.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비금전적 지원(시간, 학교장 지원, 인센티브 등) 또한 우리나라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9]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용문제보다 오히려 학교장의 지원 부족이나 업무시간과의 중복이 전문성 개발 활동 참여의 더 큰 저해 요인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정규 근무 시간 중 발생하는 전문성 개발 활동에 대한 시간적인 지원은 28.3%로 TALIS 최하위 수준이었으며, 수업시수의 감축, 휴가 등에 대한 지원 또한 10.7%로 TALIS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보고되었다.
교사에 대한 지원 부족은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드러난다. 아래 [그림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TALIS가 묻는 전문성 개발의 전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요구를 보이고 있다. 이는 TALIS 평균과 비교해 매우 높은 요구 수준으로, 특히, 교수법, 학급관리, 학생상담 등은 압도적으로 높다. 이러한 전문성 개발에 대한 요구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학급관리 및 학생 상담에 대한 요구는 일명 ‘중2 병’으로 불리는 만큼 어려운 중학생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교사에 대한 연수가 그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5. 나오며
TALIS의 결과에서, 교사 20%가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것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결과가 있다. 그것은 바로 교사의 자기효능감으로, TALIS 결과에서 우리나라 교사들은 매우 낮은 수준의 자기효능감을 보고하였다. 자기효능감이란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개인의 믿음으로 정의되는데, 교육적인 측면에서 교사의 자기효능감과 학생의 학업성취도, 학습동기, 교사의 수업활동, 교사의 직무만족도는 상당한 수준으로 상관관계를 갖는다. [그림 1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교사의 수업에 대한 자기효능감은 TALIS의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TALIS에서 조사된 학생과의 관계 및 학급관리에 대한 자기효능감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을 보고하고 있다.
교사의 낮은 자기효능감은 자연스럽게 저하된 수업 역량으로 연결된다. TALIS의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교사들은 낮은 수준의 적극적 교수활동을 보고하고 있다. 적극적 교수활동은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대한 것으로, 특히 TALIS에서는 문제해결, 프로젝트, ICT 활용 등을 적극적 교수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림 12]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교사들이 TALIS 평균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TALIS의 결과들은 우리나라 중학교 교사가 왜 무기력하고 자괴감에 빠져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왜 그럴 수밖에 없는가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TALIS의 결과에 의하면 과중한 행정업무는 둘째하고, 교사의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정부정책 또한 현장의 교사들에게는 또 다른 업무가 되고 있고 그 내용 또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교사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여 결국에는 수업의 질 저하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 정부마다 또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교사와 학교에 추가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학업성취, 인성교육, 안전교육, 진로교육 등 교사들에게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슈퍼맨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21세기 핵심역량,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기에 앞서 교사들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지원을 선행해야 한다. 특히, TALIS를 통해 밝혀진 필요한 교사에 대한 지원 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1)
중앙일보 2015년 2월 10일. 한국경제 2015년 2월 10일.

2)
TALIS는 교사의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로 실제 근무 시간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