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이슈와 전망
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화사회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정책 핵심이슈 진단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교육정책의 방향과 전략
박준성 교육부 기획조정담당관
Ⅰ. 서론
전 세계는 이른바 제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눈부신 기술혁명에 직면하고 있다. 고도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특징으로 하는 지능정보기술은 유례없는 속도와 영향력으로 인류의 삶 전반에 거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은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능정보사회는 교육에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학교교육 외에 다양한 사이버, 혼합교육(blended learning)이 일상화되고, 개개인에 최적화된 교수학습 지원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초‧중등 단계에서는 동영상 강의를 활용한 ‘칸 아카데미’, 학년이 아닌 흥미와 적성에 따라 학급을 편성하는 ‘알트 스쿨’ 등 새로운 교육모형이 등장하고 있다. 고등교육 단계에서도 물리적인 캠퍼스 없이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는 ‘미네르바 스쿨’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 교육도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그간 우리 교육은 국가 발전을 견인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우수한 교육성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저마다 다른 능력과 관심사를 지닌 학생들에게 표준화된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성적’이라는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지나친 경쟁의식과 학업 부담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교육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원하는 인재를 제대로 길러낼 수 없으며,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교육부는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교육정책의 방향과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모습과 우리 교육의 현황을 진단하고 이에 기반하여 향후 우리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음 장의[그림1]과 같이 ‘유연화’, ‘자율화’, ‘개별화’, ‘전문화’, ‘인간화’ 의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각각의 정책들을 추진할 예정이다.
Ⅱ.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우리교육의 방향

[그림1]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교육정책의 방향과 전략
1. 유연화 :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
앞으로 인공지능의 발달로 단순반복 또는 매뉴얼에 기반한 업무를 기계가 대체하게 될 것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2025년에는 40%의 제조업 노동력이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성‧감성‧창조적 사고가 필요한 업무분야가 점점 우세해질 것이다.

그간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교육을 위해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도입, 수업시수 증감 편성 허용, 창의적 체험활동 편성, 자유학기제 도입, 진로교육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러나, 학년제에 기반한 교육과정의 경직성,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 부족 등으로 학생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교육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과정상 타 학교 과목 수강과 지역사회 학습장에서의 학습도 허용하고 있으나 실제 운영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수업 선택권을 확대하고, 학교 뿐 아니라 지역사회‧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학습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사제도를 유연화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이 흥미와 적성에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최소 성취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는 학년이 지나서도 다시 배울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 핀란드 등 이미 많은 나라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대학처럼 학점제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등학교를 선택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한다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에 따라 고등학교 단계부터 학점제를 운영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학기 운영 관련 규제를 완화하여 대학이 다학기제, 유연학기제, 4‧8‧15주 등 다양한 방식의 블록수업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학 학사운영의 자율성도 높일 예정이다.
2. 자율화 :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
3차까지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적 노동을 대체했다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은 지적인 노동까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인공지능기술이 법률, 의료서비스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영역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등이 더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는 복잡한 문제를 푸는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협력 능력을 갖춘 인재라고 한바 있다.

그간 STEAM 교육을 통한 사고력과 창의력 신장, 자유학기제를 통한 다양한 수업혁신 모델 창출에 노력해 왔으며,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시행을 앞두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수업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교사에게 수업과 평가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전체 중학교에 시행 중인 자유학기제, 교과교실제 등을 활용하여 토의‧토론, 발표, 프로젝트 수업, 거꾸로 학습 등 다양한 학생 참여형 수업 모델을 발굴‧확산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국가가 정하는 교육과정은 교육목표와 최소한의 성취기준 정도로 간소화하고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교육과정 운영 및 수업의 자율권을 대폭 부여하여 다양한 수업이 실시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한다.

평가 역시 과목별 특성 및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최적화된 평가방식을 교사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중간‧기말고사 등 학교 단위의 총괄평가 비중을 축소하고 형성평가‧과정평가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선생님들이 이처럼 변화하는 교육환경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현행 교‧사대 교육과정 개편을 지원하고, 신임교원의 수업 및 생활지도 능력 강화를 위해 선발 후 일정기간 교육과 현장연수기간을 거쳐 배치하는 방안 검토도 필요하다.
3. 개별화 : 개인의 학습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지능정보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가 개발되고, 개인 맞춤형 교육체제 구축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에듀테크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기존의 교실단위 집합식 교육은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왔으나, 현장의 ICT 기술 활용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2014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교의 ICT 접근성과 학생 수 대비 PC 보급률은 OECD 평균이하이며, 특히 학교에서의 ICT 활용율은 OECD 최하위 수준이다. 또한, 2015년 말 기준, 전체 227,434개 교실 중 11.2% 수준인 25,538개 교실에만 무선망이 구축되어 있을 뿐이다. 지능정보기술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과 투자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교육경쟁력에 큰 손실이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지능형 학습지원 시스템 및 첨단 미래학교 구축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계획이다.

교육부가 개발 예정인 지능형 학습 플랫폼은 수행결과물, 학습시간, 참여횟수 등 학생의 모든 학습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학생의 강점과 약점, 수준, 흥미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학습경로를 안내해주는 시스템이다. 그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 확보를 위해, 교과성적 뿐 아니라 각종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생의 모든 학습결과를 누적‧수집한 ‘온라인 학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학생 특성에 맞게 개별화된 학습설계를 효과적으로 지원해나가고자 한다. 또한, 교사는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유‧무료 콘텐츠가 수준별‧주제별로 분류돼 있는 ‘교육콘텐츠 오픈마켓’을 통해 학습자 수준에 맞는 학습자료를 선별하여 학생의 맞춤형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최첨단 지능정보기술과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해 미래인재를 키우는 세계 수준의 ‘첨단 미래학교 육성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해외에서는 2013년 설립된 알트 스쿨(Alt School)이 나이가 아닌 학생의 흥미와 특성에 따라 반을 편성하고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칸랩 스쿨(Kahn Lab School)의 경우, 시험이나 평가가 없이 협력‧프로젝트 학습으로 운영돼 새로운 미래학교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교육내용, 교수학습방법, 평가, 학교 운영체제 등을 총체적으로 혁신한 다양한 ‘첨단 미래학교’ 모델을 교육청별로 공모‧선정하여 지원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4. 전문화 : 지능정보기술 분야 핵심인재를 기르는 교육
앞으로 지능정보기술을 선접하는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승자독식 구조가 강해지고, 지능정보기술의 경제적 파급력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도 애플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 수익을 독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신산업 분야 우수 인재 양성‧확보를 위한 노력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능정보기술 분야 인력양성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지능정보기술의 핵심인 SW 전문인력은 공급부족에 직면한 상황이다. 직업능력개발원 전망에 따르면 2018년까지 약 1만1천명의 SW분야 고급인력 부족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또한, 우수인재 유인체계가 부족하여 인력유출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2015년 IMD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두뇌유출지수는 10점 만점에서 3.98점 수준으로 61개국 중 42위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초, 중학교 SW 교육을 단계적으로 필수화하고, 2020년에는 모든 초‧중‧고에 학생 SW 동아리가 최소 1개씩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각급 학교에서 SW 교육이 안정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신규 채용, 복수전공 연수 등을 통해 중등 정보‧컴퓨터 담당 교사를 2020년까지 600여명 가량 추가 확보하고, 컴퓨터실 등 시설 기반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지능정보 핵심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어려서부터 재능을 발굴하여 꾸준히 지원할 수 있도록 초‧중등 영재교육을 강화하고, 대학 차원에서는 인공지능 기술(AI)을 포함한 5대 지능정보기술 영역의 최고 수준 학과와 대학원을 선정하여 10년간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밖에 대학의 지능정보기술 분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박사 후 연구자에게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에서의 연수기회 및 연구비를 지원하여 우수 인력의 유출을 방지하고, 대학 특허‧원천기술 등 창의적 자산에 대한 기술사업화 지원, 대학(원)생 창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 펀드 운용 등도 시행할 계획이다.
5. 인간화 : 사람을 중시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교육
인공지능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으나, 기술이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인간소외 문제를 가져올 수 있고,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만이 갖는 감성‧사회성‧윤리성을 키우는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변화에 뒤처지기 쉬운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적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가치를 구현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인성‧예술‧체육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갈등해결, 또래조정 등 학생 간 이해와 존중을 증진하는 관계중심 생활교육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인간과 기술, 환경과 복지, 미래에 대한 책임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시민교육도 강화한다. 예술‧체육교육은 기본적으로 1학교 1스포츠클럽 활성화, 오케스트라‧뮤지컬‧연극 등 예술체험 기회 확대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단순한 학교 예술‧체육을 넘어 평생에 걸쳐 예술‧체육 등을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정보문해교육을 확대하는 등 사회통합을 이루고 교육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소외계층 지원도 강화한다.
Ⅲ. 결론
제4차 산업혁명은 먼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곧 직면할 현실이다. 우리의 준비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변화에 대응할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미래교육이 ‘무한한 학습기회와 최첨단의 풍부한 학습자원을 누릴 수 있는 이상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혹은 ‘취약계층의 교육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교육격차가 심화되는 위기에 직면할 것인가’의 문제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혜안과 대비에 달려 있다.

미래교육 방향 설정에 대한 면밀한 논의와 체계적인 준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우리 세대의 사명이다. 그것이 바로 미래 세대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미래 교육의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