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교육, 문제해결력과 논리적 사고 키운다 - 서울 둔촌고등학교
박지윤 / 내일신문 리포터 싸이월드 공감


중·고등학교는 2018년,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SW(소프트웨어)교육이 의무화된다. 현재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전국에 초·중·고 SW교육 선도학교를 선정해 SW교육을 운영 중이며, 2020년엔 특수학교를 제외한 초·중·고등학교 전체 약 9,000개 학교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SW교육 선도학교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의 SW교육 필수화에 대비, 학교 교육과정에서 SW교육을 미리 편성·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현재 총 900개 학교에서 SW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SW교육 선도학교에서는 정규 교과시간은 물론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 등을 활용해 다양한 SW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수업과 강의 관련 경제적 비용은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분담 지원하고 있어, 학생들은 경제적 부담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둔촌고등학교(학교장 정금배)는 지난해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SW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된 고등학교다. SW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되면서 둔촌고 학생들은 교과과정은 물론 동아리활동과 방과후학교 수업으로 다양한 SW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하고 있다. 또한 학교는 SW교육을 위한 교구 구입과 외부강사 초빙 특강 등 다양한 SW교육 환경을 학생들에게 제공, 학생들의 SW교육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뜨거운 SW교육 현장
지난 11월 9일 둔촌고등학교의 점심시간. 점심을 먹은 학생들이 하나 둘 컴퓨터실을 찾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코딩에 집중하고 있다. 1학년 희망학생들을 대상으로 점심시간에 진행하는 특강 ‘SW Student Leader 양성교육’ 현장이다. 오늘의 과제는 파이선(Python)을 사용해 햄스터 로봇을 움직이고 싶은 동선대로 프로그래밍하는 것. 코딩에 집중하는 학생들. 얼마 지나지 않아 햄스터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학생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작은 로봇. 그 원리를 적용해 다른 방향으로의 움직임과 LED 점멸을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 학생들이다.

교육부에서 15년간 초·중등 교육정보화 정책을 담당했던 둔촌고 정금배 교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SW Student Leader 양성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고 격려하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효율적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SW교육이며, 알고리즘(Algorithm) 교육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둔촌고 SW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박철균 교육정보부장교사는 “이 수업의 의미는 SW교육이 자기주도적으로 또 협업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라며 “교사가 수업의 방향과 핵심내용을 제시하면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가고, 아울러 목표를 달성한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을 돕는 협업을 통해 수업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 역시 만족도가 높다. 특강에 참여 중인 한광진(1학년) 군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SW수업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고,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전문적으로 배우게 된 점이 특히 좋다”고 말한다. 신수빈(1학년) 양은 “처음 수업에 참여했을땐 코딩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고, 또 SW는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수업을 통해 SW의 정의와 예시 그리고 중요성 등에 대해 알게 되면서 SW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양한 SW프로그램, 학생들의 참여와 만족도 높아
둔촌고의 SW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된다. 2학년 학생들 모두가 수업에 참여하는 정보교과와 학생희망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동아리 활동, 방과후학교 그리고 SW Student Leader 양성교육 활동이다. 이 네 가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특강과 학부모 연수, SW 캠프 및 창작대회를 별도로 진행했고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코딩실력을 겨루는 SW공모전도 11월 초에 진행했다.

박 교사는 “코딩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문제해결력과 절차적 과정에 대한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가게 된다”며 “정규과정과 특강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동아리 활동을 통한 SW교육 심화과정도 진행해 다양한 프로그래밍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크래치(Scratch), 비트브릭(bitBrick), 레고 마인드스톰(Lego Mindstorm) EV3, 로보티즈 프리미엄, 아두이노(Arduino) 키트, 아두이노로 제작한 드론, 4WD RC, Tank, 자율주행자동차 그리고 파이썬을 이용한 햄스터 로봇 제어 등은 모두 동아리 활동 중 진행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교구들이다.

SW수업은 단순한 컴퓨터 활용 수업이 아니다. 학업은 물론 생활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많은 학부모들이 SW교육이라 하면 컴퓨터 활용능력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딩교육은 컴퓨터를 통해 실제 삶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가장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절차적 과정, 즉 논리적 사고력을 신장시키는 데 그 의의가 있죠. 다르게 말하면 자신이 하는 일(직업)을 더 효율적으로, 또 창의적으로 잘하기 위해섭니다.” 코딩교육을 하는 이유에 대한 박 교사의 설명이다.

SW선도학교 2년 차인 둔촌고등학교. 수업과 특강, 동아리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코딩교육에 대한 인식변화에서부터 코딩을 경험한 뒤의 학습변화와 생활의 변화, 나아가 진로계획과 구체적인 목표 설정까지 학생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코딩의 매력은 내 생각이 묻어나는 ‘한계가 없는’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걸 넘어 사고하는 방법과 체계를 배울 수 있죠.” 박상민(1학년)군의 말이다.

전해찬(1학년) 군은 “ ‘수업’이라기보다 ‘놀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코딩수업 자체가 너무 흥미롭고 즐겁다”며 “2학년이 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앱 제작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보림(1학년) 양은 “대학이 아닌 고등학교에서 전문적인 체험을 할 수 있어 특히 좋았다”며 “대학에 진학하기 전 내가 생각하던 진학분야가 내 적성과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고, 좀 더 구체적으로 꿈과 목표를 정할 수 있었다”고 만족을 나타냈다.
인문계고에 맞게 운영, 학교생활기록부도 풍성해져
입시에 집중해야 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코딩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둔촌고. 코딩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나 진로와 연관이 있는 학생들도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 현실에서 둔촌고는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시간적·공간적 배려를 하고 있다.

점심시간, 컴퓨터실과 동아리실은 코딩교육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개방된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소프트웨어 교육’과 ‘즐기며 SW의 핵심인력으로 성장하기’, ‘아두이노 프로그램 특강’, ‘Q&A 교실’ 등을 운영해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기회를 늘이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차별화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박 교사는 “정보교과 정규수업시간 활동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 과목별 특기사항에, 코드클럽동아리 활동과 SW Student Leader 양성교육은 각각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의 동아리와 진로영역에 기재하며 SW 창작대회와 SW공모전 수상실적은 수상내용에 기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딩교육과 입시대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를 코딩하라! - 둔촌고 컴퓨터동아리 코드클럽(Code Club)

컴퓨터동아리인 ‘Code Club’은 2015년 둔촌고가 SW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되면서 신설된 동아리다. ‘코드를 작성하여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모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보다 심화된 컴퓨터 과학 교육에 집중한다. 비트브릭, 아두이노, 마인드스톰, 라즈베리파이 등을 통해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 능력을 키우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컴퓨터 프로그램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유빈(2학년) 군은 “SW교육을 통해 알고리즘, 수학적 사고, 컴퓨팅 사고력 등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또한 이런 능력이 컴퓨터 활용 뿐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헌(1학년) 군은 “프로그래밍은 물론 예측과 계산하는 능력까지 키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자체를 만들어보는 기회도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코드클럽은 교내 동아리 발표회에서 2015년 2016년 연속 1등,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SW공모전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수상,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SW수기 공모전 최우수상(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활동의 과정과 결과는 자연스럽게 진학에까지 이어졌다.

김명승(2학년) 군은 “다양한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며 구체적인 진로까지 생각하게 됐다”며 “가상현실과 관련된 공부에 집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시간·경제적 부담 없이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꿈을 전한다.

이진형(2학년) 군은 “자기주도력과 문제해결능력 등도 많이 성장했지만, 동아리활동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함께’하는 효율과 ‘배려’하는 마음이다”며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SW 공부를 대학에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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