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등 재난 대비 안전교육, 실태와 대책
박성철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연구위원 싸이월드 공감
Ⅰ. 필요성
지난 9월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인 강도 5.8의 ‘경주지진’을 통하여 국내 학교시설의 내진성능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대중매체를 통해 발표된 것과 같이 국내 학교시설 내진설계는 2009년 4월 30일 『학교시설 내진설계 기준(제 2009-13호)』이 마련되면서 본격적으로 적용되었기 때문에 교육부의 발표자료와 같이 2015년 12월 기준으로 76.2%1) 의 학교시설이 지진에 취약한 상황이다.

그러나 내진설계가 적용된 23.8%의 학교도 우리나라의 내진설계 기준인 약 6.5 규모의 지진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며, 무엇보다 건물의 형태 등에 따라 내진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2) 또한 내진보강을 실시하여도 건물 전체의 내진성능이 내진설계를 적용한 수준으로 동일하게 향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림 1]은 내진설계가 적용된 일본학교의 지진피해 사례로 내진기준 적용 이후인 1985년에 건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벽체가 일부 파괴되었다. 또한 [그림 2]는 2011년 동일본 지진에 의한 일본 피해학교 사례로 해당 학교는 1978년 Miyagi Oki 지진에 의한 피해로 내진보강을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일본 지진에 의해 그림과 같은 피해가 발생되었다.3)

교육부 발표4)에서 보듯이 내진보강을 위해서는 매년 2,000억 원의 예산으로 20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고,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내진성능이 확보되어도 학생들의 안전이 절대적으로 확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평소의 학교생활 속에서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고 대피 행동요령의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학생 스스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안전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미래의 재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학교현장의 재난대비 안전교육을 수행함에 있어서 고려되어져야 할 주요 사항들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Ⅱ. 재난 대비 안전교육 고려요소
1. 안전한 피난환경 조성을 위한 예방활동 실
지진 발생 시 건물붕괴로 인한 피해가 가장 위험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구조물의 내진성능 확보는 학교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경주지진 발생 학교의 피해 사례들과 같이 유리파손, 가구전도, 벽걸이 TV 탈락 등 구조재보다도 비구조재에 의한 피해는 학교현장에서의 예방활동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위험요소이다. 특히, [그림 3]과 같이 강당 조명등이 추락하거나 [그림 4]처럼 화장실 천정이 파손될 경우 피난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심각한 인명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안전교육 과정을 피난훈련과 함께 위험요소로 점검하고 최소화하는 예방활동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5)
일본은 이미 1985년부터 ‘비구조재 요소의 내진설계 지침·동 해설 및 내진설계 시공요령’을 마련하였으며, 2010년에는 [그림 5]에서 보듯이 ‘지진 발생 시 학생들을 낙하물, 전도물로부터 지키는 대책 - 학교시설의 비구조 요소 내진화 가이드북’을 제작·보급함으로써 학생(매학기 1회 이상) 및 교사(매월 1회 이상)가 해당 학교시설을 스스로 점검하여 [그림 6]과 같이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활동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예방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재난발생 후 대피요령에 비중을 두고 있는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에 예방활동에 필요한 점검항목, 점검방법 등에 관한 사항들을 보다 세부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2. 개별 환경을 고려한 피난계획 수립
최근 일부 매체를 통해 현재의 획일화된 피난요령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들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6) 특히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학교건물의 경우 붕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외부로의 대피가 우선 시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진규모와 건물의 내진성능에 따라 구조물의 붕괴위험도가 변화가 많기 때문에 건물붕괴 위험도에 따른 피난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내진성능을 정확하게 측정하지 않는 이상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따라서 최초 지진 발생 시 실내 피난계획 또는 발생 후 외부로의 피난계획 수립에 있어서도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피난로의 안전성을 점검하여야 한다. 학교 내에는 다양한 피난로가 존재하나 일반적으로 운동장 등 외부로의 접근을 가장 짧은 동선으로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붕괴의 위험이 높은 [그림 7]과 같은 건물 사이의 연결통로 등은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외벽마감이 주로 조적조로 구성되어 있는 국내 학교시설을 고려할 때 진동으로 인한 외벽마감의 탈락을 고려해야 하므로 동일한 동선에서도 안내 유도선 등을 통해 보다 안전한 부분을 피난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교실 내의 환경을 고려한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이 필요하다. 국내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지진 발생 시 필요한 행동은 ① 테이블 하부로 신체 보호, ② 가스 밸브 차단, ③ 출구 확보의 순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행동요령은 [그림 9]와 같이 지진 발생에 따른 출입문의 휘어짐이 발생하여도 의자 등으로 인한 탈출구 확보가 가능한 경우에 해당하며, [그림10]과 같이 강철의 단일문이 설치되어 있는 교실의 경우에는 출구확보를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3.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안전교육
최근 국내 안전사고 사례들을 보면 전복된 유치원 차량을 시민들의 단합된 행동을 통해 인명피해를 막은 사건들을 볼 수 있다. 전복된 유치원 버스에서 21명의 어린이, 인솔교사, 운전기사를 구한 사례만 보아도 안전에 관한 높은 시민의식이 얼마나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지진, 화재, 해일 등과 같은 자연 재해를 고려해 볼 때 스스로의 생명보호와 더불어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성숙된 안전의식을 기르지 않는다면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 할 수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지진 발생 당시 가마이시현의 히가시 중학교 학생 222명이 인근 우노즈마이 초등학교 학생 361명의 손을 잡고 신속하게 대피하여 인명피해를 막은 ‘가마이시시의 기적’사례에서 보듯이 일본은 이미 안전교육을 단순한 개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서 타인의 생명까지도 존중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그림 11). 일본도쿄도립 오이즈미중·고등학교의 경우 학생회장을 포함하여 10명 정도로 구성된 지역방재지원대를 고등학교 자체적으로 구성하고 매년 1박 2일 동안 학교에서 숙박하며 피난 및 방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훈련에서는 개인의 생명보호와 함께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써 지역주민을 포함한 타인의 생명을 돌보는 훈련까지도 함께 실시된다.

일본과 같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안전교육이 체계적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매뉴얼에서는 안전교육의 목적에 타인의 생명존중을 언급하면서도 세부 내용을 분석해 보면 관련 내용은 상당히 적게 언급되고 있다. 특히 지진, 화재 등과 같은 재난발생을 가정한 피난훈련 영상들을 보면 학교 현장에서도 동료를 살피는 사례까지는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자칫 안전교육이 개인의 생명만을 소중히 하는 개인주의적인 안전교육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전교육의 일정 시간을 타인 생명을 존중하는 인성교육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저학년에서는 신체적인 도움은 어려우므로 친구의 사고를 신속하게 타인에게 알리는 활동을 수행하고 고학년으로 가면서 점차 타인을 돌보는 등 관련 교육내용을 안전교육계획에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그림 13]의 일본 오사카시립 나카오에초등학교와 나카오에 유치원의 사례와 같이 일 년 중 일정한 횟수는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Ⅲ. 정책적 제언
2014년 ‘세월호사건’ 이후 안전교육의 패러다임에서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수동적인 대응에서 안전사고에 관한 지식 습득을 통해 피해자 스스로 사고위험을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획일화된 안전교육을 통해 예방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유형에 한계가 있고 동일한 유형의 안전사고도 주변의 환경에 따라 차별적으로 대응되어야 하는 시대적 요구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된 고려사항들을 보면 학교마다 지니고 있는 특성에 따라 피해유형도 다양하기 때문에 학교가 지니고 있는 환경을 안전사고와 연계하여 이해하고 해당 학교가 지니고 있는 역량을 활용하여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진과 같은 재난유형은 시설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학교가 지니고 있는 적절한 안전교육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지진 발생 시 해당 시설의 물리적 특성을 우선적으로 이해한 후 예방활동 및 피난활동을 수행하여야 한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안전교육 동영상을 보면, 교사 및 학생에 대한 사전 통보 없이 불특정한 시간에 대피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 재난 발생 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연습한 안전교육에 대한 실효성을 실제와 같은 훈련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검을 통해 안전사고 대처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 대한 특별교육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학생 스스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도 수반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안전교육은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개별학교 단위의 안전교육을 넘어서 인근 학교, 지역주민 등과 함께하는 지역단위의 안전교육 커뮤니티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근 학교들과 통합 안전교육을 실시하여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교육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함과 동시에 협력을 통한 신뢰감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교육부(2016). “정부 계획대로면 전국 학교 내진설계에 181년 걸려”보도 관련 설명자료
- 교육부(2016). 경주지진으로 인한 학교 피해현황 및 조치계획
- 박성철(2014). 『학생 안전을 위한 학교시설의 내진성능 확보방안』, 교육정책포럼 통권 254호,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 박성철, 조진일, 이강석, 기성훈, 김길희, 김형준, 최호 (2015).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내진성능통합 평가 모형 개발. 연구보고 RR 2015-38
- Maeda, M., Al-Washali, H., Suzuki, K., and Takahashi, K. (2012) Damage of RC Building Structures Due to 2011 East Japan Earthquake. Structures Congress 2012: pp. 1023-1034.
- 일요특선다큐멘터리 ‘안전한 학교의 조건’ http://allvod.sbs.co.kr/allvod/vodEndPage.do?srs_id=10000183291&pc_searchclick=all_vod_cont_00_01
- 지진 나면 우왕좌왕...한국형 대피법은? YTN science 2016. 09. 20.

1)
교육부(2016). 경주지진으로 인한 학교 피해현황 및 조치계획
2)
박성철(2014). 『학생안전을 위한 학교시설의 내진성능 확보방안』, 교육정책포럼 통권 254호,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3)
Maeda M. et. al., (2012). “Damage of RC Building Structures due to 2011 East Japan Earthquake” Structures Congress, ASCE
4)
교육부(2016). “정부 계획대로면 전국 학교 내진설계에 181년 걸려” 보도 관련 설명자료
5)
비구조재 점검방법에 대한 사항은 박성철외 (2015). 학교안전 강화를 위한 내진성능통합 평가 모형 개발에서 비 구조재 평가도구를 제시하고 있음.
6)
지진 나면 우왕좌왕...한국형 대피법은? YTN science 2016. 09. 20.
7)
일요특선다큐멘터리 ‘안전한 학교의 조건’ http://allvod.sbs.co.kr/allvod/vodEndPage.do?srs_id=10000183291&pc_searchclick=all_vod_cont_00_01
▲ TOP 싸이월드 공감
서울특별시 서초구 바우뫼로 1길 35(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keditor@kedi.re.kr Tel.02-3460-0319 Fax.02-3460-0151
Copyright ⓒ 2011, KEDI.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