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자살’ 증가, ‘아동학대’ 빈발… 생명존중교육이 시급하다
이윤선 /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싸이월드 공감

Ⅰ. 들어가는 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연일 발생하는 청소년들의 자살, 학대, 폭력, 왕따 등의 부정적 단어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아픔을 개인의 불우한 상황, 발달과정 상 청소년기의 특성, 사회구조적 문제 등으로 설명하지만,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위해 이 짧은 논고에서는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자살 및 학대 문제와 예방교육으로써의 생명존중교육에 대해 정리하였다. 먼저, 자살 및 학대의 최근 실태와 원인을 알아보고, 예방교육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생명존중 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며, 이를 토대로, 가정, 학교, 지역사회는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지 탐색해 보고자 한다.

Ⅱ. 자살 및 학대의 최근 실태와 원인
2014년 기준 한국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한국의 자살률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OECD Factbook 2014). 전체 연령대 자살률 보고와 유사하게 아동청소년(10-24세) 자살률 역시 2000년 6.4명에서 2010년 9.4명으로 46.9% 증가하여 10년 만에 자살률 순위가 18위에서 5위로 가파르게 상승했다(통계청 2013). 특히, 2014년 9-24세 청소년 사망의 1위가 고의적 자해(자살)로 보고되었고, 청소년 7.9%가 지난 1년 동안 한 번 이상 자살 충동을 느껴보았다고 응답(통계청, 2015)하여 청소년 자살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단계적인 이해를 위해 청소년 자살 원인을 조사한 결과, 청소년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부모와의 갈등과 학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통계조사에서도 개인적인 불안요인으로 학업과 진로 문제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 자살에 학업적인 스트레스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중앙자살예방센터, 2016). 부모와의 갈등과 학업 문제와 함께 발달적인 특성도 청소년 자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청소년기는 급격한 신체적 변화, 심리, 정서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며 우울증과 자살행동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시기이다(Bridge, Goldstein, & Brent, 2006: 안선민, 박경일, 2016에서 재인용). 발달단계 특성상 종합적 사고가 어렵고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며 충동적으로 모방 자살 등 죽음에 대한 환상을 가질 수 있는 시기이므로 청소년 자살에 대한 원인은 다각적으로 이해 되어야 한다.
청소년 자살문제와 함께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것은 아동학대 문제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10년 아동학대 발생 건수가 2,105건에서 2015년 11,709건으로 약 5.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입법조사처, 2016; 길혜지, 2016에서 재인용). 아동학대 유형은 정서학대가 가장 많았고 신체학대가 두 번째로 많이 보고되었다. 연령별로는 학령기인 7-15세 아동에 집중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중학생에 해당하는 13-15세가 23.0%, 초등학교 고학년인 10-12세가 21.0%, 초동학교 저학년인 7-9세가 18.6%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아동학대 행위자는 2004년과 2014년 모두 ‘친부모’가 가장 많았고(각 76.3%, 77.2%), 계부모와 양부모에 의한 학대는 5% 내외로 나타났다. 2004년과 2014년에 아동학대 행위자가 보이는 공통적 특성은 ‘양육 태도 및 방법 부족(29.1%, 33.1%)’과 ‘사회·경제적 스트레스(23.7%, 20.5%)’로 보고되었다(통계청, 2016).
위에서 제시한 두 가지 문제의 현황과 원인은 상호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가정 내 학대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이 자살에 대한 생각도 높다는 연구결과(김재엽, 정윤경, 이진석, 2009; 이상준, 2016)에서도 볼 수 있듯이 청소년들에게 학대경험은 가정불화의 원인이고 심리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그러므로 자살과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대응방법 역시 유사한 교육내용과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Ⅲ. 생명존중교육의 개념과 현황
생명존중교육이란 자신을 포함한 인간과 모든 생명체에 관심을 가지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계획적인 교육활동을 의미한다(송미경, 2014). 생명존중교육의 목표는 모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다른 생명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감수성을 형성하고, 지속가능한 생태적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는 마음과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Plummwood, 2002; 경기도 교육청, 2015에서 재인용). 이러한 생명존중교육은 현재 유아,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내에 포함되어 실행되고 있다. 교육과정 내 생명존중교육의 예로 만3세-5세 유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누리과정 세부교육내용을 살펴보면, ‘사람과 자연을 존중하고,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라는 누리과정 구성 방향에도 나타나듯이 생명존중교육의 기본방향이 드러나 있다. 누리과정은 신체운동, 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의 5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자연탐구영역의 세부내용에 생명존중교육을 위한 생명체와 자연환경 알아보기, 자연현상 알아보기를 포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관계 영역에서도 ‘자신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생활하는 능력과 태도를 기른다’는 목표를 세우고, 나를 알고 존중하기, 나와 다른 사람의 감정 알고 표현하기/나의 감정 조절하기, 가족을 소중히 여기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생활하기, 사회에 관심 갖기라는 세부내용을 통해 넓은 의미의 생명존중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 2012).

생명존중교육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덕 교육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교육부, 2015). 초등학교에서는 자신, 타인, 사회・공동체, 자연・초월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고 다양한 도덕적 문제를 탐구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학교에서는 초등학교 도덕과에서 형성된 가치・덕목 및 규범에 대한 이해와 도덕적 기능 및 실천 능력을 심화하여 도덕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단계이다. 또한, 배려적인 인간관계와 정의로운 공동체 및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덕성과 역량 함양을 강조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다양한 윤리적 쟁점에 관한 인식 및 해석 능력, 윤리 고전에의 직접적 접근을 통한 성찰 능력, 실천역량의 함양을 통해 생명존중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교육부, 2015). 도덕과의 세부 영역은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사회·공동체와의 관계, 자연·초월과의 관계로 구분되어 있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도덕과가 다루는 영역은 동일하나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인지능력과 발달과정의 특성에 맞게 심화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자연·초월과의 관계 영역은 생명의 소중함, 생명에 대한 감수성, 삶과 죽음, 자연환경과의 관계성까지 다루는 등 직접적인 생명존중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인 생명존중의식이나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 이외에도 생명존중교육의 일환으로 학교 기반 자살예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학교 기반 자살예방교육은 나라별로 법제화의 여부, 중점 교육내용, 대상, 실시방법에 따라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우선, 법제화의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윤리교육 과정에 생명존중 내용을 포함하기 시작했고, 2012년 3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부터 정규 교육과정과 특별활동 시간에 학생 자살예방교육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여 자살예방 상담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유사하게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자살인식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위스콘신주에서도 보건교육시간에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권용실, 2016; 이미정, 2014). 또한 2000년대 초 약물남용 방지와 정신건강 서비스를 관장하는 연방행정기구(The federal 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service, SAMHSA)와 각 주정부 단위에서 학교 자살 예방교육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주정부와 학교가 체계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였다(권용실, 2016). 자살률이 높은 일본의 경우에는 2006년에 자살대책기본법을 시행하고 2007년에 ‘자살종합대책대강’을 개발하면서 국가 주도의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법제화되어 진행되고 있는 자살예방교육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학교 교과목 내 또는 특별활동 시간에 진행되고 있다(권용실, 2016; 이미정, 2014). 우리나라는 도덕 및 윤리, 사회과, 체육 등의 교과과정에 분산되어 진행되고 있고, 일본은 도덕·국어 등 정규 교과목 수업 또는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시행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는 보건교육시간에 주로 실시하고 있으며, 대만은 2006년부터 고등학교에서 공개강좌 형식으로 생명교육 관련 8개 교과목을 개설하여 교육하고 있다. 학교 자살예방교육의 중점 교육내용은 포괄적인 생명존중을 다루는 안전교육이나 인성교육의 형태를 띠는 사전예방 교육에서 자살 상황에서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이미정, 2014).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는 정규 교과목에서 생명존중을 다루는 안전교육이나 인성교육 과 관련된 내용을 통해 자살예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강경아외, 2013). 국외에서 진행되는 자살방지 예방교육의 중점내용은 자살예방인식 증진 프로그램에서부터 자살의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내용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미국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옐로우 리본 자살예방 프로그램은 자살예방 인식증진교육과 미국 전역에서 교과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는 포괄적 사회정서 학습(comprehensive social-emotional learning curriculum)과 사회성 기술 향상교육(이미정, 2014), 그리고 자살에 초점을 둔 실천적인 행동 대처방법과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하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위험시점에 따라 적용될 수 있는 폭넓은 교육내용을 다루고 있다. 대조적으로 일본은 자살 위험에 대한 대처기술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주제인 생명과 삶의 소중함·안전 및 인권을 다루고 있고, 호주에서는 정신건강에 관련된 삶의 교육, 탄력성, 괴롭힘, 상실과 애도, 정신질환의 이해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권용실, 2016).
Ⅳ. 가정, 학교, 사회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1. 자살예방으로써의 생명존중교육에서 고려해야 할 점
선행연구는 자살과 학대행위의 근본적 원인을 자신과 타인을 포함한 인간에 대한 생명존중에 대한 의식의 결핍이라고 설명하였다(안선민, 박경일, 2016).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앞서 제시된 자살예방교육의 기능을 수행하는 생명존중교육의 현주소와 개선점을 살펴 보았다. 첫째, 생명존중교육은 대상의 발달적 특성과 함께 성별 및 위기노출 시점에 따른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자살예방교육은 사후개입이나 자살징후를 보이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개입보다는 사전예방으로써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동참하는 보편적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각 시기별 중점내용과 지도방향을 설정하여 보다 체계적인 예방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더불어, 생명존중교육을 진행하는 교사의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일반적인 정보제공이나 위기관리 매뉴얼이 아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교사교육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교육과 함께 위기개입을 경험한 교사에게 지속적인 심리지원 방안도 함께 고려하여 교사가 소진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생명존중교육의 중점내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진행되는 생명존중교육 내용은 대부분 인지적인 기능이 강조된 교육으로 생명의 가치, 자기이해 및 타인이해, 공동체 내의 기능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생명교육의 향후 방향에서는 학생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보호요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내용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예를들면, 자살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학생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체계의 영향력을 들 수 있다. 부모의 지지, 친구와의 관계, 지역사회의 역할 등은 청소년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기반이다. 따라서, 교육내용에 이러한 사회적 지지기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제공하는 자원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의 경우도 개인적 차원의 예방 또는 치료보다는 부모교육이 함께 진행되어야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 아동학대의 원인으로 제시된 양육 태도 및 방법의 부족은 지속적인 부모교육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부모와의 갈등 원인과 의사소통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소해 나간다면 자살이나 학대와 같은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명존중교육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 누리과 정의 경우 유아기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활동위주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초·중등교육에서는 정보전달식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생명존중교육에서는 학습내용의 전달도 인간의 정신적 생명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인간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필요성과 의미를 알고 학습을 할때 학습자의 생명력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형식화되고 도구화된 상태의 학습내용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면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생명을 억압한다(강선보 외, 2009).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과목 내의 생명존중교육이 이론중심의 인지적 교육방법과 상대평가의 경쟁체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상생체제로 전환하고, 인지, 정의, 행동 영역의 통합적 교육방식으로 페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강경아 외, 2013).
2. 생명존중교육과 인성교육
자살과 학대의 원인으로 제시된 주제들을 살펴보면 인성관련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자살예방교육은 인성교육에서 다루고 있는 자존감 향상, 감정훈련, 감정조절 등 개인차원의 교육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공감교육, 시민의식향상 교육, 자연과 생명존중 교육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부모와의 갈등 또는 가정의 불화로 인해 자살률이 높다는 보고는 자살예방 교육내용으로 인성교육에 포함된 부모-자녀의 갈등해결 역량이나 의사소통능력을 강화하는 교육내용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동학대의 원인으로 제시된 부모양육 태도 및 방법의 부재 역시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부모-자녀 공감 및 신뢰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이렇듯 생명존중교육과 인성교육 간에는 공통분모가 존재하고 현재 교육현장에 제공되고 있는 다양한 인성교육 개발 자료는 생명존중교육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인성교육내용 역시 생명존중과 관련된 주제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인성교육내용에 포함된생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분리되어질 수 없는 존재이며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와 상호 연관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인 존재이다(노상우, 2006; 강선보 외, 2008에서 재인용). 이 관점에서 해석하는 생명존중교육은 생명의 원리에 따라야 하며, 생명력을 촉진하기 위해 자연을 자주 접하게 하며, 자연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주장한다. 나의 생명이 귀하듯이 다른 생명체들의 생명도 존귀함을 느끼고, 인식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며, 생명체들이 서로 의존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이처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과목 내의 생명존중교육(도덕, 윤리), 자살예방교육, 인성교육내용 간에는 중첩되는 내용이 많으므로 단위학교에서 교과과정 기획 및 편성 단계에서 생명존중교육, 자살예방교육 및 인성교육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연계하여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면 통합적인 인성교육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내용의 활용과 함께 생명존중교육과 인성교육을 위해 구축된 체제 역시 상호 공유가 가능하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고 인성교육 5개년 계획이 수립되면서 단위학교, 시도교육청,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체제가 구축되어 가고 있다. 새로운 정책과 교육방향이 결정되면 단위학교에서 수행해야 할 추가적인 일은 교사의 업무를 과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육내용과 방법이 유사한 생명존중교육과 인성교육을 제도적으로 통합하여 진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3. 가정-학교-지역사회 공동체 기반 생명존중교육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살을 개인적 차원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 더 나아가 세계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자살이나 학대와 같은 사회적 문제는 개인에 초점을 맞춘 해결방안보다는 국가공동체적인 해결방안을 통해 이해관계자가 개입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USDHHS(2012)가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차원의 전략에서 제시한 사회생태학적 자살예방 중재 모델은 이러한 취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래 모델은 자살예방을 위해 개인적인 예방교육 또는 치료적 개입이 아닌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의 긍정적/부정적 자원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을 활용하여 생명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본다. 먼저, 가정에서 친숙하게 생명존중교육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학부모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 부모와의 갈등과 부모로부터의 학대가 자살원인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므로 부모 대상 생명존중교육은 필수적이다. 또한 부모-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방법을 도입하여 생명존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생명의 가치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속에서의 올바른 생명존중 인식교육이 가정에서부터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정-학교-지역사회의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학교는 학부모와 자녀의 교육을 담당하고 지역사회는 활용가능한 인적, 물적 자원을 공급하여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한 생명교육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국가차원에서도 생명존중교육에 대한 시민의식을 제고하고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여 생명존중에 관한 안전하고 지지적인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Ⅴ. 마무리하며
아동과 청소년을 위험상황에서 보호해야 하는 것은 사회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자살과 학대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이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생명존중교육과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생명존중교육은 발단단계와 위험시점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내용을 제시하여 더 많은 학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생명존중교육은 체험위주의 교육내용과 통합적인 교육방법을 통해 자기성찰을 돕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교육내용의 질 개선과 함께 가정-학교-지역사회 공동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의 뜻처럼 어려움을 호소하는 우리사회의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지원체제로서의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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