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교육적 활용… 프랑스·미국·영국·호주 사례와 시사점
최수진 /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개발협력연구실 연구위원 싸이월드 공감

지난 3월 구글이 개발한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세기적 바둑대결은 인공지능 기술이 생각보다 훨씬 더 발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연일 미디어에서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다움’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로부터 ‘인공지능의 시대에 교육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까지 다양한 담론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한,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 핵심주제로 논의되었다. 다보스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인 디지털 혁명 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되면서 만들어지는 기술혁명으로 정의되었고,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인공지능로봇,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3D프린터, 무인자동차, 나노·바이오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개발되면서 미래 사회 및 일상생활이 혁명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예견되었다(다보스포럼, 4차 산업혁명 기대와 우려 교차, 전자신문, 유재석, 2016 에서 재인용).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에서는 지난 3월, 2016년을 지능정보사회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능정보사회로의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하였다(전자신문, 3월 17일자).

이처럼 지능정보사회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지능정보사회에서 교육은 어떤 모습일것이고,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어떠할 것이며, 어떤 인간상이 요구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이런 지능정보사회에 대한 관심에 발맞추어, 본 지면에서는 지능정보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의 하나인 로봇의 교육적 활용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로봇의 정의와 교육에서 로봇이 활용되는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본 후, 주요 국가에서 로봇이 학교교육에 활용되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특히,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과 저자는 4월 11일 프랑스 리옹의 마르티에나고등학교 및 프랑스 국립 교육연구소를 방문하여 로봇 활용 교육의 사례를 관찰할 기회를 가졌는데, 그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이 글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사례들이 지능정보사회에 들어서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어떤 시사점을 가질 수 있을지 간략하게 논의 하도록 하겠다.
I. 로봇과 교육
1. 로봇의 정의 및 분류
로봇이라고 하면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터닝 메카드’와 같은 장난감에서부터 사람 대신에 공장에서 작업을 하는 기계, 혼자 청소를 함으로써 가사노동을 덜어주는 전자제품, 공상과학영화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터미네이터’와 같은 기계인간까지 다양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로봇(robot)’이라는 용어는 ‘강제된 노동’을 뜻하는 체코어인 ‘로보타(robota)’에서 유래하였으며, 체코 작가 카렐 차펙(Karel Capek)이 1920년에 지은 공상 과학 희곡인 ‘R.U.R’(Rossum’s Universal Robots, 로섬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영석 외, 2007). 사회가 변함에 따라 로봇의 개념도 노동대체 수단이었던 ‘전통적 로봇’에서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여 움직일 수 있는 ‘지능형 로봇’으로 변화하고 있다(이태준·한정혜, 2009). 실제, 이영석 외(2007)에서는 로봇을 ‘인공의 귀·입, 촉각, 관절감각 등의 생명체와 유사한 메커니즘을 갖추고 스스로 이동할 수 있고,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할 수 있으며,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자기제어를 할 수 있는 전기전자 기계장치’, 즉 ‘지능형 로봇’, 으로 정의하고 있다.
로봇을 분류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국제로봇협회(IFR: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에서는 용도에 따라 로봇을 산업용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비스용 로봇은 용도에 따라 다시 전문 서비스용 로봇(의료용, 극한작업용, 공공장소 청소용 등)과 개인 서비스용 로봇(가사용, 애완용, 개인이동보조용 등)으로 구분된다(IFR 홈페이지). 이 분류방식에 따르면 교육용 로봇은 개인서비스용 로봇의 한 형태로 분류된다.
2. 교육용 로봇의 구분
교육용 로봇은 교육에서의 로봇역할에 따라 일반적으로 ‘교사(보조) 로봇’과 ‘교구 로봇’으로 구분된다(이태준·한정혜, 2009; 조성환, 2013). ‘교사(보조) 로봇’은 학습자에게 학습내용을 제공하거나 학습자와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학습자의 학습을 돕는 로봇으로, 교사(보조)처럼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교육용 로봇을 가리킨다. 이에 비해, ‘교구 로봇’은 수학·과학·공학·기술 등의 교과학습에 로봇을 교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로봇을 직접 조립·제작·프로그래밍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교사(보조) 로봇’은 흔히 스크린과 음성 기능을 장착하고 학습내용을 탑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과 연동되어 다운로드 및 업로드가 가능해지고 있다. 국내에 활용된 ‘교사(보조) 로봇’으로는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개발하여 정규영어시간과 방과후 영어 학습에 활용된 로봇 ‘잉키’와  ‘메로’를 들 수 있다. 외국의 사례로는 일본 혼다사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인 ‘아시모(ASIMO)’를 들 수 있는데, 아시모는 1학년에서 9학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수업에 활용된 바있다(이영석 외, 2007). 또한, 자폐증 또는 지적 장애를 겪고 있는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 활용되는 ‘Zeno’, ‘Milo’, ‘Kaspar’,‘Nao’등과 같은 로봇도 대표적인 ‘교사(보조)로봇’이다.

반면, ‘교구 로봇’은 학습자가 로봇을 직접 조립하여 만들어 가는 것으로, 그 형태 및 난이도가 다양하다. ‘교구 로봇’은 추상적인 개념이나 특정 교과를 보다 효과적으로 배우기 위해 활용되지만, 보통 팀의 형태로 로봇을 직접 조립하고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므로 문제해결력·창의성·협동적 사고력·의사소통력·컴퓨팅적 사고력 등의 고차원적 사고력과 비인지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구 로봇’으로는 Lego Mindstorms와 Vex Robotics 키트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우리나라의 Robotics Bioloid와 RoboBuilder Creator의 키트도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봇 마이스터 고등학교 및 일부 실업계 고등학교에 개설되어 있는 로봇학과에서 교구 로봇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도 기술 교과 및 동아리 등을 통해 교구 로봇이 활용되기도 한다(김치영, 2013). 또한, 정규 교육과정으로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로봇교실’을 통해 교구 로봇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 수십 개에 달하는 로봇경진대회도 ‘교구 로봇’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에서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교과 학습을 위해 로봇 활용이 장려되고 있으며, 여름캠프를 통한 ‘교구 로봇’ 활용도 활발한 편이다. 실제, 미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에는 교육단계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다양한 자료와 로봇경진대회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NASA 홈페이지).
II. 주요 국가에서 로봇의 교육적 활용 사례
세계적으로 로봇의 교육적 활용은 아직 실험적인 단계이며, 공적인 수준보다 사적인 섹터를 중심으로 한 시도들이 많은 편이다. 즉, 로봇의 교육적 활용은 주로 연구를 담당하는 대학교(또는 연구기관)와 연계하여 연구와 함께 행해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국가적인 수준에서 로봇의 활용은 교육의 정보화 또는 교육에서의 테크놀로지 활용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하나의 가능성으로 논의되는 경향이 강하다.
1. 프랑스 국립교육연구소-마르티니에고등학교: 로봇을 통한 원격 출석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과 필자는 4월 11일 프랑스 리옹의 마르티에나고등학교 및 프랑스 국립 교육연구소를 방문하여 로봇 활용 교육의 사례를 관찰할 기회를 가졌다. 마르티니에 학교(La Martiniere Monplaisir)는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과학기술분야 공립학교로서, 후기 중등교육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문대학과 유사한 고급기술자전문학교(STS:Sections de techniciens superieurs) 과정과 그랑제꼴(Grandes Ecoles) 준비반과 같은 고등교육도 제공하고 있었다. 프랑스 국립교육연구소(IFE: Institut Francais DeL’Education)는 그랑제꼴인 리옹 고등사범학교(ENS DeLyon) 부설 연구소로서, 유아교육에서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교육 전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프랑스 교육부에 정책적 제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특히, 교육현장의 교수활동에 대한 연구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데, 현재 마르티니에고등학교를 포함한 인근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봇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마르티니에고등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는 로봇은 눈과 같은 느낌을 주는 두 렌즈와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 스크린, 그리고 움직일 수 있는 바퀴를 장착하고 있었다. 이 로봇은 웹사이트에서 접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통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로봇이었는데, 마르티니에고등학교에서는 건강 또는 다른 일정상의 이유로 학교에 등교할 수 없는 학생들이 수업에 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었다. 학생은 로봇의 렌즈를 통해 수업의 내용을 보고 들으며,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교실에 있는 교사나 학생들은 로봇의 스크린을 통해 원격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을 만나는 것이 가능하였다.

프랑스 국립교육연구소에서는 로봇을 활용할 때 학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교사 및 학생들은 로봇활용 수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교수법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는지를 연구하고 있었다. Michel Lussault 연구소장과 Catherine Perotin 연구소 부소장에 의하면, 로봇은 건강 등의 이유로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학생들이 원격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형태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직접 가기 어려운 장소(위험한 곳, 미술관 등)를 연결하여 학생들이 직접 그 장소에 있는 것과 유사한 경험 및 학습을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다른 국가의 학급과 연결이 될 수 있다면,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생들과 함께 대화함으로써 외국어를 연습하고 외국어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로봇의 활용이 교사들로 하여금 교수법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수업환경의 긍정적인 변화 및 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로봇 시연에 함께 한 Goerges Kighelman 마르티니에 교장선생님에 의하면, 건강 등의 이유로 학교수업에 공백이 생긴 학생들이 로봇을 통해 수업에 원격으로 참여할 수 있음에 따라 학교에 돌아오는 것에 대한 부담을 훨씬 적게 느낀다고 한다. 로봇 시연은 마르티니에 학교의 그랑제꼴 준비반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 맡아서 진행해 주었는데, 로봇을 교실에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이 로봇과 관련된 기술 및 공학적인 요소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차후에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로봇을 도입하는 것도 훨씬 용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2. 미국: STEM 교육을 위한 로봇 활용
미국에서는 STEM 교육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행해지고 있다. STEM 교육에서는 특히 교구 로봇의 활용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여기서 는 교사(보조) 로봇인 ‘Projo’를 살펴보려고 한다. ‘Projo’는 콜롬비아대학교 Teachers’College의 Okita 교수 연구팀이 휴머노이드 로봇 ‘Nao’를 교육용으로 프로그래밍한 것으로, 뉴욕 공립초등학교 학생들의 수학학습을 돕기 위해 도입된 바 있다.

초등 및 중학교 단계 영어, 수학, 생물 등의 교과학습을 돕도록 프로그램된 ‘Projo’는 스스로 걷고 학습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학생들의 실수를 파악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좀 더 연습을 하도록 종용하기도 한다. 특히, ‘Projo’는 학생들이 실수하는 부분에 대해 일부러 실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학생들이 로봇의 실수를 직접 고쳐 주면서 자신의 실수를 자각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Okita 교수는 학습이 사회적 과정이라는 점과 학생들이 동료학습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런 형태의 로봇을 디자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학습을 같이 할 수 있는 교사 또는 동료 학생이 항상 있기가 어렵고, 동료학습에서 두 명의 학생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로봇(기술)이 이러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Projo’는 수학과 같은 특정 교과의 학습을 도와 주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로봇과 같이 학습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로봇 및 STEM 교과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부가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롬비아대학교의 TC Media Center1) 및 AUVSI News2) 기사 참조.
3. 영국: 자폐증 및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학습을 위한 로봇 활용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로봇과의 상호작용에 거부감을 훨씬 덜 느낀다는 점에 착안하여 자폐증 진단과 치료에서 로봇은 비교적 활발하게 활용된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 ‘Zeno,’‘Milo’, ‘Kaspar’,‘Nao’등과 같은 로봇들이 특수교육분야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2013년 영국의 Nottingham과 Nottingham Trent 대학교는 Oak Fieldhool and Sports College의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과의 학습에 로봇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파일럿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로봇과 함께 학습을 할 때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학습 참여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교직원들도 로봇이 학생 맞춤형 학습을 제공할 수 있기때문에 학습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학습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이 파일럿 연구를 바탕으로, Nottingham 대학 교 연구팀은 EU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 로봇과 학습장애를 가진 학생들 간의 상호관계에 관한 연구를(프로젝트 명:EDUROB) 유럽의 여러 국가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EDUROB 프로젝트는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로봇을 활용하여 수학·과학과 같은 교과학습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 사건의 순서 이해(sequencing), 원인과 결과, 사회적 역량, 디지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학업 참여도, 학습목표 도달도, 요구되는 교사 지원 정도를 비교·분석함으로써 영국 외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도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학습에 로봇 활용이 도움이 되는지를 탐색할 것이다. 이 연구의 결과는 로봇을 활용한 교수활동이 자폐증 및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학습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증거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이 프로젝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EDUROB 홈페이지3) 및 David Brown의 기사4) 참조.
4. 호주: 주립기술전문대학교의 ‘Digi-Girls’ 프로그램
앞서 언급된 로봇들이 모두 ‘교사(보조) 로봇’인데 비해, ‘Digi-Girls’프로젝트는 ‘교구 로봇’을 활용하는 프로젝트이다. ‘Digi-Girls’은 9-10학년 여학생들에게 로봇 관련 수업을 제공함으로써, 여학생들이 공학 및 ICT와 같이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분야를 체험하고 관련 직업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Digi-Girls’프로젝트는 호주 최대의 직업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주립기술전문대학교(NSW‘s TAFE) 북시드니점에 기반하고 있는데, 24명에서 30명으로 구성된 학급과 2일간의 수업을 실시하게 된다. 2~3명으로 팀을 이룬 학생들은 첫날에는 주로 조립을 하고, 둘째 날에는 로봇개를 프로그래밍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자신들의 작품을 부모와 교사에게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학생들은 로봇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직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학생들은 로봇개를 다양하게 조작 및 프로그래밍할 수 있었으며, 또 어떤 학생들은 명시되지 않은 소프트웨어 특성을 발견하여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였다. 새롭게 발견된 ‘방법’은 다른 팀에도 빠른 속도로 퍼졌는데, 이는 학생들이 은연 중에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로봇 조작’과 ‘팀워크’를 배웠다고 답한 학생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여학생에게 공학이나 기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런 영역에서의 직업을 고려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Digi-Girls’프로젝트는 네덜란드에서 ‘High-Tech Challenge’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 이 프로젝트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Peter Turner5)의 기사 참조.
Ⅲ. 우리 교육에의 시사점
앞서 살펴 보았듯이, 로봇은 건강 및 일정상의 이유로 수업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원격 출석, 수학·과학·기술·공학의 효과적인 학습,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학습, 창의성·협력적 사고·문제해결력 육성 등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로봇에 친근감과 흥미를 느끼므로, 로봇의 활용은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높이고, 학생들은 공학·과학·수학·기술 교과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된다. 로봇은 개인 맞춤형 학습을 실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로봇의 활용은 교수방법의 변화를 동반함에 따라, 보다 혁신적인 교수방법의 확산에 기여한다. 이처럼 로봇은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우리 교육현장이 보다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훌륭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2016년 현재 로봇은 여전히 교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이처럼 로봇의 교육적 활용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로는 (1)로봇의 교육적 활용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과 (2)로봇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사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지만 어렵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로봇의 교육적 활용이 단순히 ‘활용을 위한 활용’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로봇의 교육적 활용 방법과 로봇의 교육적 활용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 로봇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우리나라 학술문헌은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그 마저도 2007~2013년에 국한되어 있었다. 로봇을 활용한 교수방법 및 로봇 활용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로봇의 교육적 활용은 지능정보사회에서의 교육의 역할 및 형태라는 큰 그림과 함께 논의되고, 다른 신흥 기술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연구와 연계될 때 보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로봇이 신흥 과학기술의 하나로 교사 예비 및 현직 교육에 고려되고, 교사들이 로봇활용 교육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학교현장에서 로봇을 포함한 신흥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실제, 과학기술이 교육분야에서 효과적으로활용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교사 훈련, 사용가능한 테크놀러지의 부족 보다) 기술활용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교사들의 태도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교사들의 기술활용에 대한 태도는 교사들의 기술활용에 대한 자신감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Wartella, Northwestern University, 2015에서 재인용). 로봇활용교육이 교사교육에서 필수적인 영역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교사들이 신흥기술의 하나로 로봇과 친숙해지고, 로봇활용 교육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시험준비에 급급하고 교사들은 정해진 학습진도를 맞추는 것에 급급하다면, 로봇은 의미 있는 학습을 위한 유익한 학습교재라기보다 학습의 효율을 낮추는 방해요소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로봇을 포함한 신흥기술이 교실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환경 및 학교 풍토가 이들을 활용하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같이 변화되어야 한다. 즉, 우리 교육에 전반적으로 팽배한 입시위주의 교육, 지식습득 위주의 교육에 대한 강조가 계속된다면, 로봇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실질적인 탐색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다행히 2016년 전면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교사 및 학교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편성 및 운영할 수 있는 통로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과 함께 우리 교육이‘디퍼 러닝(deeper learning) 접근법’6)을 더욱 강조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확대해 가며, 보다 혁신적인 교수법이 확산되어 가는데 로봇이 훌륭한 도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1)
“Robots that get it wrong”http://www.tc.columbia.edu/news.htm?articleID=8499
2)
“Robots stump for STEM: Schools wrangle robotics tech to teach”http://www.auvsi.org/greatplains/blogs/auvsi-news/2014/11/13/stemrobots
3)
http://edurob.eu
4)
“Robot in the classroom.” https://cerp.aqa.org.uk/perspectives/robots-classroom
5)
“Why use robots in education” http://www.tribotix.com/EducationInfo/WhyRobotics.htm
6)
전통적인 교과서 위주의 수업보다 프로젝트/문제/탐구 기반 학습과 같이 학생들이 학습내용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자신의 지식을 응용하고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학습방법임. “NMC Horizon Report: 2015 K-12 Edition”는 5년 이상 초·중등교육에 교육기술 도입을 촉진시킬 장기 영향 트렌드의 하나로 ‘디퍼 러닝(deeper learning) 접근법으로의 전환’을 제시함.(Johnson 외, 2015)
참고문헌
김치영 (2013). 인문계 고교, 로봇활용 교육에 도전하다. 로봇신문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14(2016년 5월 12일 내려 받음)

유재석 (2016). 4차 산업혁명? 개인은 무얼 해야 하나. http://www.mobiinside.com/kr/index.php/2016/01/25/fourth-revolution/(5월 11일 내려 받음)

이영석·김경·유헌창·임응·계보경·고범석 (2007). 로봇의 교육적 활용 방안 및 적정 기능 연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이태준·한정혜 (2009).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로봇교실 운영실태 분석. 한국정보교육학회 논문지, 14(1), 25-33

조성환 (2013). 융합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로봇활용 교육의 효과. 로봇학회 논문지,8(1), 58-65.

조혜경·박강박·한정혜·민덕기·고국원 (2008). 교육+로봇 : 비전과 액션 플랜. 정보과학회지, 26(4), 55-64.

Johnson, L., Adams Becker, S., Estrada, V., & Freeman, A. (2015). NMC Horizon Report: 2015 K-12 Edition. Austin, Texas: The New Media Consortium. (한국어 번역: 서정희 책임연구원(한국교육학술정보원))

IFR 홈페이지: http://www.ifr.org/service-robots/(2016년 5월 12일 내려 받음)

NASA 홈페이지: http://robotics.nasa.gov/edu/matrix.php(2016년 5월 12일 내려 받음)

전자신문(3월 17일자) http://www.etnews.com/20160317000236(2016. 4. 20 내려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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