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향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 제주대학교 총장
대담 :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싸이월드 공감
"20대 국회에서 새로 제안할 대학구조개혁법안은
대학과 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법안이어야"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 충실도 중심으로 학생 선발하고
사교육 유발요인 최소화하는 전형 설계해 과도한 대입
경쟁과 사교육비 부담 해소해야"
“20대 국회에서는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대학구조개혁법안을 그대로 상정하기 보다는 수정·보완 요구를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으며, 20대 국회에서 새로 제안할 구조개혁법안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전문대교협’)를 포함한 협의체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많은 대학과 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법안이어야 합니다.”

허향진 대교협 회장은 20대 국회에서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대학구조개혁법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허향진 회장은 또, 현재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관련,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재정 지원에 따른 대학의 책무성을 확보하는 것이겠지만, 동시에 대학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대학의 여건 및 발전 방향에 따라 지출하며,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대입전형이 고교 교육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과도한 대입경쟁으로 사교육비 지출이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육기회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대입전형을 간소화하고, 고교 교육과정의 충실도를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며, 대학교육 기회의 고른 배분을 위한 전형을 운영하고, 사교육 유발요인을 최소화하는 전형을 설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지난 5월 31일(화) 서울시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플라자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허향진 대교협 회장(제주대학교 총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대학의 현안 및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대안과 해법,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제언 등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다.
김재춘 원장 : 대학 구조개혁, 재정확충 등 현안이 적지 않은 시기에 대교협 회장을 맡아 책임이 무거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취임 두 달째를 맞고 있는데, 그간의 소감과 앞으로 포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대학 구조개혁과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대학재정이 어려워진 시점에 대교협 회장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짧은 임기 동안 모든 이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걱정도 됩니다. 회원 대학 간 설립 유형과 소재지 등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이를 잘 조율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교육부를 포함한 정부기관과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대학발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김재춘 원장 : 취임사에서 “대학의 위기를 대학협의체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 극복하겠다”고 강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 위기에 대한 현실 진단과 역할 강화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급속히 변화하는 대학환경 속에서 대학 간의 이해 관계가 서로 대립되고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지원에 있어서도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새 틀을 짤 수 있도록 대학의 의견을 모으겠습니다. 우리 대교협의 역할은 개별 대학이 추진할 수 없는 사안들을 대학 총장들의 지혜와 총의를 모아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하여 정책에 반영되게 하는 것이 주임무입니다 .
김재춘 원장 : 미래 국제사회의 변화와 이에 따른 한국사회의 변화 모습을 예측하고 고등교육이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최근 피력하신 바 있는데, 대교협 차원의 대안은 무엇입니까. 아울러 대교협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 사회가 우수인력 양성을 통해 생산성을 혁신하지 못하면 더 이상의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이와 함께 대학의 위기 상황도 심화되리라고 봅니다. 이같은 시점에서는 전체 대학이 공감할 수 있는 균형발전 방안 모색을 통해 대학 특성에 따라 발전유형을 선택하여 발전전략을 수립·실천하는 공생적 고등교육 발전방안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건전한 대학발전 생태계 조성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미래 고등교육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적 진단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회원 대학들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고등교육 관련 쟁점사항에 대한 정책연구를 강화하고 그 결과를 분석자료로 개발·제공하여 공유하고자 합니다. 또한 대학 간 네트워크가 연계되도록 대교협 내 고등교육연구소를 중심으로 정책자문위원회, 현안별 TF 등을 통해 현황을 분석하고 자료를 개발하여 정책건의 활동을 적극 활성화할 생각입니다. 또한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구분 없이 적극적인 의견수렴 기능을 강화하고, 대학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학평가 질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며, 한국 대학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세계화를 위한 국제협력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김재춘 원장 : 대학 구조개혁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학구조개혁법이 통과되지 않았고, 구조개혁 방식에 관한 논의도 활발합니다. 법안 통과가 시급하고 구조개혁도 내실 있게 추진되어야 하는데, 대학 구조개혁에 관한 회장님의 생각과 제언을 듣고 싶습니다.
허향진 회장 : 19대 국회에서 구조개혁법안은 폐기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폐기된 구조개혁법안을 그대로 상정하기보다는 수정·보완 요구를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0대 국회에서 새로 제안할 구조개혁법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을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대학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많은 대학과 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구조개혁법안이 제정된 후에, 그에 근거한 평가결과 활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울러 평가지표에 대한 대학 의견수렴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공청회 및 설명회, 의견수렴 결과 반영 여부 공개 등에 대한 원칙과 일정을 대학사회와 협의하고, 확정된 평가편람의 공개시기가 1주기보다는 앞당겨져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평가지표와 평가기준에서 대학의 소재 지역, 설립 유형, 규모, 특성 등이 반영되지 않아 평가로 인한 대학교육의 획일화가 우려되고 특성화를 추진하는 데 저해되는 요소가 있었으므로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합니다. 또한 평가방법, 평가위원 선정, 평가일정 등 평가운영에 있어서 1주기에 나타난 문제들을 개선해야 하고, 평가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재춘 원장 : 대학 구조개혁과 함께 정부 재정지원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 대학 인문역량 강화(CORE)사업, 학부교육 선도대학(ACE)사업,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사업, 대학특성화(CK)사업,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국고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정리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아울러 이러한 사업들이 잘 추진되어 교육-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해결되고 대학교육이 혁신적으로 변화하는 등 성과를 거두려면 정부와 대학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허향진 회장 : 정부가 고등교육 투자를 위해 OECD 평균인 GDP 1.1% 수준까지 재정을 부담하겠다고 했지만, 2015년에 0.7% 수준에 그쳤습니다. 여기에서 학생복지 성격인 국가장학금을 제외한다면 0.47% 수준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입니다. 대학등록금 동결 및 인하로 대학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표방하는 경쟁중심의 재정지원으로 인해 대학들이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과도하게 집중하게 되고, 대학 간 경쟁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대학들이 정부 예산지원을 받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사업들이 요구하는 내용으로 대학의 발전방향을 변경하게 되어 재정지원사업이 오히려 대학 고유의 발전 목표와 방향을 저해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대학의 자생력을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재정지원사업은 다양한 차원에서 대학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지원되어야 합니다. 재정지원에 따른 대학의 책무성을 확보해야겠지만, 동시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대학 여건 및 발전방향에 따라 지출하며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업별 평가에 의한 차등지원 방식이 안고 있는 역기능을 해소하고, 고등교육의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투트랙(two-track) 대학재정 배분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요건을 갖춘 대학에게 일정 수준의 재정을 지원해 주는 총괄지원(lumpsum) 방식을 도입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별로 경쟁을 유도하는 사업중심 지원방식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김재춘 원장 : 대학운영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재정입니다. 대학의 경쟁력 제고와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재정 확충이 시급하고도 긴요한데요, 이와 관련 대교협이 최근 정치권에 대학재정 확충과 고등교육재정 GDP 1.1% 확보를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향후 계획은 뭔지 말씀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우리의 국가재정 규모에 비해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열악하고 미흡한 수준으로 OECD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는데,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재정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비록 고등교육 예산규모는 명목상으로 증가하였다고는 하나, 이는 2010년 이후 국가장학금 지원규모를 증액한 결과라고 할 수 있으며, 국립대학 운영 지원 및 국가장학금지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지원되는 고등교육 재정규모는 매우 열악한 수준입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정투자의 전환과 안정적 고등교육재정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본 것입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은 교육계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로 고등교육재정을 OECD 평균인 GDP 대비 1.1% 수준으로 확보하기 위한 법적 장치입니다. 즉, 고등교육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고등교육 투자의 최소수준을 유지하고, 나아가 재정 확보과정에서 국가재정 여건 변화나 정치적 논리에 이끌리는 역기능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이는 고등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고, 대학 등록금 인하를 위한 긍정적인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고등교육 투자를 위해 OECD 평균인 GDP 1.1% 수준까지 고등교육재정을 부담한다면, GDP 대비 민간투자 고등교육 재정 비율도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이는 결국 학생들의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근본적인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경쟁력 강화의 필수조건인 충분한 대학재정 확보를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포함해 대학재정 확충을 위해 국회와 정부부처에 더욱 적극적인 협의와 협조를 요청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재춘 원장 : 시간강사법 개정을 앞두고 대학-강사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8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키로 되어 있는 개선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주요 내용은 무엇이고 어떻게 처리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당사자들의 이견이 좁혀 지지 않는 이유와 대교협 차원의 복안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16만 명의 입학정원을 감축시키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7년째 계속되고 있는 등록금 인하 및 동결 정책으로 인해 대학의 재정은 한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시간강사 전체를 전임교원에 준하는 신분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실제 대교협에서 실시한 몇 차례 의견조사에서도 시간강사들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강사법을 통한 법적 지위의 확보보다는 강의료 인상, 강의기회 확대 등을 통한 처우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간강사의 신분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대학에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의견을 모아서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입학정원 감축을 위한 대학 구조개혁, 반값 등록금 및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재정이 한계 상황에 도달해 대학만의 노력으로는 대안을 마련하는 데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학문 후속세대 양성과 전문인력 지원, 고등교육 생태계 유지를 위해 강의료 인상과 이를 위한 재정지원 등과 같이 정부 차원에서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재정지원, 시간강사의 강의 및 연구지원을 위한 연수 등의 행정지원 등 현실적인 처우 개선을 중심으로 한 대안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김재춘 원장 : 대학교수들의 명강의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이하 K-MOOC)가 누적 방문자수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K-MOOC에 참여 할 대학들을 신규 또는 재선정해 9월부터 모두 85개 강좌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입니다. MOOC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질의응답과 과제, 토론 등 쌍방향 학습이 가능해 최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혁과 함께 교육 플랫폼 및 교수방법 등 교육 소프트웨어의 변혁은 대학교육 현장에 커다란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대학 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허향진 회장 : K-MOOC는 현재 보편화 단계로 접어들 준비를 서서히 하고 있다고 봅니다. 학부강의의 경쟁력 확보에 더 자극을 받고, 더욱 개선된 효과가 생길 수 있도록 대학사회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K-MOOC 등이 보편화되는 시대를 대비해서 교수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하고, 그런 진전된 여건을 활용한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과 같은 교육기법에 대한 연구 준비가 더욱 치열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재춘 원장 : 대교협이 4.13 총선 전에 각 정당 정책위원회에 ‘대학발전을 위한 과제 건의문’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 들었는데, 어떤 배경에서 그 같은 건의문이 나왔고, 주요 내용과 향후 처리 전망 및 대응 방향은 어떠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우리 고등교육은 양적 발전단계를 넘어서 질적 발전단계로의 도약을 이루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있지만, 한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와 장기화된 경기침체 등으로 대학의 존립기반은 위태로운 상황이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커다란 환경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공동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대학과 대학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과제들을 정리하여 건의하게 된 것입니다. 주요 내용은 우선, 대학발전을 위해 재정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대학기부금 소득공제제도 등 재정투자의 전환과 안정적 고등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내용이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문과 교육의 다양한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의 특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하고, 대학 구조개혁도 이를 기반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는 대학운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대학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가는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대학의 균형발전과 교육환경 개선을 지원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학발전을 위한 세부 과제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앞으로 각 정당 및 정부와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실현방안들을 논의·토론·협의하는 자리를 만들고,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재춘 원장 :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학부교육의 중요성과 변화를 강조하면서, 지금 이 시대와 사회는 글로벌 창의인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대학교육은 지적 능력만을 키우는 산업화 시대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머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 도래 등 사회경제구조의 변화는 대학교육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한 성찰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과 대학교육의 혁신을 위해 어떤 방향 모색과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허향진 회장 : 앞으로 산업계에서 개별 기업이 고유의 역량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IT업계에서 진행되어 왔던 것처럼 생태계를 조성해 여러 참여자를 유도한 후 시장규모를 키우는 방식이 제조업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대학도 산업경제시대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신을 요구받고 있으므로 이제는 새로운 시대의 핵심인력인 융합형 창조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융합형 창조인력이란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발상의 전환과 도전을 거듭해 자신의 일상적 삶을 창조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창의와 혁신 역량을 함양시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케 하고, 이를 창업 등과 같은 분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은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융합학문을 발전시키며 산학협력과 졸업생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지역산업의 발전을 견인해야 할 것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변화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혁신에 대한 공감과 믿음을 갖고 끊임없는 자기 주도적인 혁신을 다할 때 대학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학은 교수, 학생들과 함께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인재기반의 발전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좋은 기업이 있는 곳에 인재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인재가 양성되는 곳에 기업이 만들어지는 시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그 성장을 견인할 때 존재의 가치는 빛날 것입니다.
김재춘 원장 :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3년 반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모두가 행복한 교육, 미래를 여는 창의인재’를 기조로 자유학기제 확산, 일·학습 병행제 확대, 지방교육재정 개혁 등 6대 교육개혁 과제 추진에 힘써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고, 4년 차인 올해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 현장 안착, 대학 구조개혁 지속 추진, 초등돌봄 서비스 질 제고, 세계시민교육 확산 등을 집중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교육분야 국정과제와 주요 교육정책에 대해 간략히 진단·전망해 주십시오. 아울러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어떤 변화를 주문하고 싶으신지요.
허향진 회장 :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교육부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실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먼저 초·중등 부문에서 자유학기제 시행과 함께 공교육정상화법 제정 등으로 학생들이 과도한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키워 나갈 수 있는 공교육의 기틀이 마련되었습니다. 고등교육단계에서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선제적 대비로서 대학구조개혁 평가 등을 통해 4만 7,000명 수준의 대학 정원 감축 계획을 확정하였고, 사회 인력수요에 맞춰 대학교육도 변화할 수 있도록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방안도 마련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초·중등 교육분야에서의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은 여전히 대입전형이 복잡하고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등교육분야에서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한 정원 감축은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 간의 불균형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앞으로 개인적 가치관이 확산되고 다양성이 증대되는 현대사회 변화에 맞추어 교육정책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초·중등 교육분야에서 대입전형의 내용과 방법이 고교교육의 정상적 운영에 도움이 되고 대입전형이 유의미한 교육 경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대학과 고교의 공동협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교협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교육분야에서는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지속적인 대학 구조개혁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제19대 국회와 함께 자동 폐기된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을 조속히 재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대학 구조개혁은 국립과 사립, 수도권과 지역대학 등 각 대학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서로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모색되어야 합니다.
김재춘 원장 : 대입 경쟁이 치열하고 그에 따른 사교육비 부담이 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허향진 회장 : 대입전형이 고교교육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과도한 대입경쟁으로 사교육비 지출이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는 점, 이로 인해 교육기회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점 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대학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현재 대학에서는 앞서 언급한 우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첫째, 대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형체계를 수시 4개 및 정시 2개로 간소화했습니다. 또한 대입전형의 기본방향을 사전에 제공하는 대입전형 3년 예고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입정보포털(어디가), 대학별 홈페이지, 다양한 대입전형설명회 및 상담, 정보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전형 안내 및 상담, 온·오프라인 모의전형 체험 프로그램 운영, 고교교사 대상 연수 진행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둘째, 고교 교육과정의 충실도를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교 교육과정에 충실한 학생부 중심 전형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에 총 21만 4,501명(60.3%)에서 2018학년도에 총 22만 5,092명(63.9%)으로 확대했습니다. 반면에 사교육 유발 요소가 크다고 판단되는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 총 1만 4,861명(6%)에서 2018학년도 총 1만 3,120명(5.1%)으로 축소했습니다. 또한, 사교육 유발요인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2018학년도는 수능시험 영어 절대평가에 맞춰 전형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셋째, 대학교육 기회의 고른 배분을 위한 전형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른기회전형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 3만 9,083명(11%)에서 2018학년도 4만 306명(11.4%)로 확대했으며, 지역인재의 대학입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지역인재 특별전형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 1만 120명(2.8%) 에서 2018학년도 1만 931명(3.1%)로 확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교육 유발요인을 최소화하는 전형을 설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서는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 내에서 출제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합니다. 또한,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운영대학(2015년 기준 60개교)에서는 매년 대입전형에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가 없는지를 파악하여 전형을 개선하는 ‘사교육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재춘 원장 : 제주대학교는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놀라운 성장을 이뤄내면서 ‘아시아의 명문, 세계의 중심 대학’을 지향하는 국제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제주대학교의 도전과 성취, 미래비전과 발전목표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1952년 도립초급대학으로 출발한 제주대학교는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역중심체로서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2008년 전국 최초로 교육 대학과 통합하여 초·중등종합교원양성체제를 구축하였고 의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기초·보호학문 분야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제주지역 지식공급처로서의 역할을 다해 왔습니다. 제주대학교는 ‘아시아의 명문, 세계의 중심대학’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교육, 연구, 재정기반, 대학행정, 복지구현, 대외협력 등 6개 부분의 발전전략 및 세부 추진과제를 수립하여 쉼 없이 변화와 혁신을 도모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대학이 그동안 목표로 해왔던 전국 20위권 대학으로 올해 첫 진입하였고, BK21 플러스, LINC사업, CK-1사업, 국립대학혁신지원사업, 지역선도대학육성사업, 평생교육단과대학지원사업 등 각종 국책사업도 우수한 성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LINC사업단 4년 연속 최우 사업단 선정, 의학전문대학원 교육평가 최고등급 획득, 거점 국립대학교 중 취업률 1위 등 교육 및 연구, 취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제주대학교는 섬이라는 제주지역의 지리적 특성, 제주특별자치도의 국제자유도시 추진 등에 맞추어 홍콩, 싱가포르 등의 국제 자유도시처럼 선도적 대학 모델을 만들어 세계 속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제주대학교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하는 도전, 행복한 공동체’라는 슬로건과 더불어 ①글로벌 교양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전인교육대학 ②경쟁력 있는 지식창출로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연구중심대학 ③지구촌 인재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글로벌중심 대학 ④제주사회의 새로운 도약을 견인하는 지역발전 선도대학등 4대 목표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학구성원과 함께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인 대학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 경쟁력 있는 강한 대학을 만들 것입니다.
김재춘 원장 : 자녀들이 다 장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자녀교육은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회장님 나름의 교육관이나 교육철학이 있다면 이 기회에 말씀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2남 2녀로 4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평범함, 보통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특별할 것 없는 일반적인 교육코스를 밟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녀들에게 어려움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쳤습니다. 저의 교육철학은 ‘도전정신’에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부모 밑에서 자라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주로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경계를 넘어서 직접 행동할 것을 늘 강조합니다. 제주대학교 학생들에게 도전정신을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글로벌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320여 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아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중국 등에서 공부하였고, 올해는 400~500여 명을 목표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떠나서 잠시라도 외국에서 생활하고 학교를 다닌 경험이 우리 학생들의 도전의식을 강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춘 원장 : 한국교육개발원에 대해 가지고 계신 바람이나 기대, 제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허향진 회장 : 한국교육개발원은 우리나라 교육 백년대계를 위해 전문적 자문과 교육정책 수립 지원 등 기여하는 바가 많은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정책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담론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대교협과도 중요한 사안에 대해 담론의 장을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허향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 제주대학교 총장

1955년 제주도 제주시 출생.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경희대학교와 세종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하와이대학교 객원연구 교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파견 연구교수로 근무하였다. 1984년부터 제주대학교 경상대학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제주대학교 평의원회 의장, 경영대학원 원장, 경상대학 학장 등 학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0년 2월 제주대학교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한 후, 제9대 총장을 연임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국무총리실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자문위원, 제주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부의장, 제주발전연구원 원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열린대학교육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평가인증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올해 4월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해 재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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