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명문에서 수시 강자로 우뚝! - 서울고등학교
김경 / 베리타스알파 기자 싸이월드 공감
전통 명문 서울고가 정시에 매몰된 강남권 고교의 한계를 떨쳐내고 ‘수시체제 강호’로 자리를 굳혔다. 서울고의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자 수는 11명. 선발을 실시하는 자율학교인 한일고(공주) 공주사대부고를 제외하곤, 선발권 없는 일반고 가운데 전국 톱의 실적이다. 11명의 서울고 실적은 인근 경기여고, 양재고와 동일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서울고는 꾸준히 서울대 수시실적을 내온 사실이다. 서울대 수시등록자 기준으로, 서울고는 2013학년도 10명, 2014학년도 9명, 2015학년도 11명으로 3년 간 30명의 실적이다. 선발권 없는 일반고 입장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오히려 2016학년도 서울대 11명의 수시 최초 합격인원이 아쉬울 정도다. 학교 측의 적극적인 이해 구하기를 통해 서울고 학부모들 역시 수시체제의 중요성을 인지, 호응하고 있다는 사실에 서울고의 향후 실적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2016학년도 수시 최초 실적, 사실상 전국 일반고 ‘톱’
서울고가 낸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인원은 11명이다. 서울대 수시는 100%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정시 수능에서의 학생 개인 능력보다는 학교차원의 경쟁력이 입증되는 대표적 근거로 자리한다. 서울대가 80% 가량을 수시로 선발함에 따라 상위권 고교를 중심으로 수시체제 확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직 교육특구 일반고와 지방 학교를 중심으로 수능 중심의 정시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울고가 선보인 발 빠른 체제전환은 학교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삼을 만하다.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자 11명은 각 치의예 1명, 기계항공 1명, 전기정보 1명, 원자핵공 2명, 조선해양 1명, 경제 1명, 정치외교 1명, 사회학 1명, 자유전공 1명, 지리학 1명이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없이 일반전형으로만 11명이다.
심중섭 서울고 교감은 서울고의 수시체제에 대해 “자연계의 과학중점과정 운영, 인문계의 인문영재학급 운영을 기본으로 다양한 체험활동, 교육대토론, 영어토론, 독서토론, 과학토론 등 토론대회, 소그룹 탐구발표, R&E 발표, 자율동아리 발표, 독서 골든벨 등 발표대회, 각종 수학, 과학, 인문 경시대회”를 들었다.


서울고는 과학중점운영학교로, 이를 통한 수시체제 기반 마련도 특징 중 하나다. 서울고 과학중점반은 1~3학년 각 3개 반 등 총 9개 반으로 운영된다. 심 교감은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하는 과중이수반을 2개 반, 3학년에서 1개 반씩 운영하고 있다. 1학년은 105명, 2학년 147명, 3학년 145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며 “올해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 11명 중 자연계 6명이 모두 과학중점반 학생들이다. 이런 사실로 볼 때, 과학중점반 운영은 서울고가 대학입시에서 실적을 내는 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강남권 교육특구 학교로서, 학부모들의 이해 역시 수시체제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심 교감 역시 공감하며, 서울고 학부모들의 협조상황을 전했다. “2010년 과학중점과정을 운영하면서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이나 각종 교육활동 등이 수시모집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왔고, 지금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좋은 입시 결과로 인해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입시전략과 관련, 서울고의 노력 또한 괄목할 만하다. 심 교감이 입시전략팀장으로 자리하고 있는 서울고 입시전략팀은 각 학년 부장으로 구성, 모든 입시전략을 수립하고 새로 도입한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며, 개별적인 학생관리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상위권 대학 입학처를 방문, 서울고를 알리고 정보를 교환하는 데도 입시전략팀의 역할이 크다.


올해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 실적은 '전국 일반고 톱'의 결과임에도 서울고 입장에선 약간 아쉬운 측면이 있다. 심 교감은 “서울대 의대에 2명이 지원했으나 모두 불합격했고, 상위권 학생 중 3명 가량이 아쉽게 불합격했다”며 “서울고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기대수준이 매우 높아 위험을 무릅쓰고 지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의 학부모나 학생들은 학교와 협의한 학과를 지원하지만, 일부에서 상향 지원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고는 선발권이 없는 일반고의 한계를 전통과 실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명문고를 중심으로 자사고로 전환했지만, 사립이 아닌 서울고는 일반고로 자리하고 있다. 심 교감은 “처음 서울권 광역단위 자사고가 생겨날 때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자사고가 생겨서 예전에 비해 상위권 학생들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고는 입학한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그 역량을 키워 나가는 학교다. 때문에 입학 당시에 좀 부족하더라고 3년 동안 좋은 교육과정과 교육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많은 학생들이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 이미 이런 사실을 중학교 학부모들이 잘 알고 있어서 입학상담을 많이 요청해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의 과학중점, 인문영재학급, 그리고 각종 교육활동의 프로그램을 수정·보완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학 입학처와도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며 “과고, 외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 등을 뛰어넘는 입시결과를 내는 것은 물론, 인성교육 측면에서도 명문 일반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호도 높은 정상급 과학중점학교 운영
서울고는 비평준화 시절 경기고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룬 전통의 명문이다. 50대의 국내 유력인사 가운데 경기 아니면 서울 출신이다. 1946년 서대문 옆 경희궁 터에서 시작한 역사도 역사이거니와 1974년 평준화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고가 서울대의 본교’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였다. 평준화 이후 명성과 실적이 과거의 영광에 묻혔지만, 강남구 개발과 함께 1980년 지금의 서초구로 터전을 옮긴 이후 ‘막강 동문’이라는 최대 우군을 뒷배로 부활을 준비해 왔다. 서울고가 부활의 전기를 잡은 것은 2010학년,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일부 반영한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서다. ‘공립 일반고로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하는’ 서울고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서울대의 수시중심 체제와 맞물려 실적을 내기 시작한다.


서울고의 강점 중 하나는 과학고 부럽지 않은 정상급 과학중점학교(이하 과중학교)의 운영이다. 서울고 과학중점학교를 이끄는 수학/과학 교사의 절반 가량이 과고/영재학교 출신이다. 서울과고에서 근무했던 한 교사는 “교사들의 경쟁력만 놓고 봤을 때 서울고 과학중점학교는 수도권 과고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서울고의 과학중점학교가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동문 자원을 활용한 수준 높은 R&E 프로그램과 국제학술 교류다.
과학중점학교 학생들은 1학년 때 주제 중심의 소그룹 탐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3~4명이 한 팀이 돼 4월부터 5개월 동안 담당교사와 공동연구를 한다. 2학년이 되면 R&E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R&E 진행에선 동문들의 역할이 크다. 과거부터 자연계열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서울고 동문 중에는 교수나 연구자들이 많다. 1,000만 원을 호가는 이들 교수/연구자들의 지도를 서울고 학생들은 무료로 받는다. 서울고 관계자는 “선배들은 ‘재능기부’의 차원에서 후배들을 위해 무료봉사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2012년부터 운영해온 인문사회영재반은 운영기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뜻밖의 큰 성과를 거뒀다. 2013학년 인문영재반 학생 중 5명이 서울대 수시에 합격한 것. 인문영재반은 각 학급 담임의 추천을 받아 서류심사를 거쳐 선발을 거친다. 다양한 인문사회분야의 독서와 탐구 견학활동이 특징이다.


체육수업 및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한 ‘1인 1종목’도 적극 권장한다. 토요 스포츠데이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자에 한해 1교시가 시작되기 전 아침건강달리기도 함께한다. 교내 체육대회와는 별도로 교내마라톤대회도 개최한다. 동아리는 상설동아리 43개, 준상설동아리 6개, 특기생동아리 3개, 계발활동 동아리 29개 등 총 81개가 활동 중이다. 다른 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눈에 띄는 동아리는 모의주식투자반, 스포츠클라이밍반, 실탄사격반, 스킨스쿠버반, 중국문화탐구반, 과학융합반, 예술당구반 등이 있다. 실내 스포츠클라이밍 시설은 동문의 지원으로 설치했다.
막강한 파워 동문
대다수 남자들에게 고교 동문은 친목 이상의 의미는 없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단어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서울고는 예외다. 서울고 졸업생과 재학생들에게 동문은 생생한 단어다. 서울고는 장학금부터 동아리활동, R&E, 해외탐방, 멘토링 특강까지 동문의 관심과 지원이 막강하다. 일례로 교내 행사로 논술토론대회를 개최하면 학생과 동문 학부모가 강당을 꽉 메운다. 동문이 조성한 기금이 120억 원 가량으로 매년 4억 원을 학교에 지원한다. 이 가운데 1억 5,000만 원은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인다. 비평준화 동문들이 평준화 이후 후배들을 인정하지 않는 일부 명문고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파워 동문의 존재는 서울고 학생들의 자긍심 함양에 큰 축을 담당한다. 이종각 대한제분 회장(3회), 원로배우 이순재(5회), 피죤 창업주 이윤재 회장(5회), 윤세영 SBS 회장(7회),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10회), 소설가 최인호(16회),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20회),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20회), 강호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20회), 김인수 삼성탈레스 사장(21회),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22회), 황영기 전 KB금융그룹 회장(23회),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26회),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26회), 황우진 푸르덴셜생명 사장(27회), 이현승 SK증권 사장(36회), 총각네야채가게 이영석 대표(40회), 야구선수 안치홍(61회) 등이 대표적인 동문이다. 정·재계는 물론 국내 굴지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 총수 가운데서도 서울고 출신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고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서울고 비전 2046’ 프로젝트를 제시한 바 있다. ‘하나로! 프로젝트’는 풍부한 동문 인력풀을 활용한 멘토-멘티 결연과 선배 초청 명품강연을 골자로 한다. 선·후배를 하나로 묶어 서울고 가족을 이루자는 의미다. ‘세계로! 프로젝트’는 국제결연을 강화해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한다. ‘미래로! 프로젝트’는 방과 후 영재학급, 교육대토론대회, 과학탐구 체험학습 등 특색 있는 교육을 통해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끌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자는 내용이다. 2046년은 아직 멀지만 서울고가 꿈꾸는 미래는 이미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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