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화하는 대학진학 수요… 대학,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1)
정광희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싸이월드 공감
일찍이 미국의 존 듀이는 ‘사회가 변했는데 학교가 변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라는 말과 함께 시카고대학에서 그 유명한 실험학교를 시작하였다. 필자는 21세기 지금의 한국대학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회가 변하고 대학 구성원이 변하고 있는데 대학교육이 바뀌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Ⅰ. 대학진학 수요의 변화와 유형별 특징
최근 국내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보면 다양한 구성층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비전통적인 경로로 진학한 경우, 다른 구성원과는 차별화된 경험과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 수요에 맞는 교육이 필요해지고 있다. 대학 구성원의 변화는 입학사정관전형 등 전형방식과 관련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대학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수요와 연결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이전과 다른 경로로 대학에 진학하는 수요자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들에 대해 대학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정광희 외(2014) 연구에 따르면 현재 대학진학 수요자의 유형은 진학경로의 방식과 경험에 따라 ‘고교-대학 직선형’, ‘경력 연계형’, ‘학사 연계형’, ‘국가 연계형(글로벌 연계형)’으로 구분된다. 각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고교-대학 직선형’진학은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전통적인 유형으로, 대부분의 대학 구성원은 이 유형에 속한다. 이들은 진학 시 주로 고교에서의 경험이나 학습 성과를 가지고 진학하며, 현역의 고교 졸업자(재수생 포함)들이 중심이 된다. 따라서 연령층은 18세 전후의 대학 학령기로 구성된다. 다만 이들은 진학 경로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이전의 전통적 진학자들과는 다른 수요를 갖는다. 이는 고교생 중 70~80%가 진학할 정도로 고등교육이 보편화되었고, 이들을 둘러싼 교육환경과 배경요인들의 변화가 이들의 진학 목적이나 동기, 학력, 관심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력 연계형’진학에서 ‘경력’이란 고교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하여 경험한 ‘직업’ 경력을 말한다. 이 유형의 해당자는 주로 직장인으로, 최근 정부 정책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이른바 선취업 후진학자이다. 이들은 졸업 후에 취업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취업의 이유, 진학의 이유는 다양하다. 고교 졸업 후 취업을 하는 이유 중에는 자신의 진로계획이나 관심이 공부가 아니기 때문에, 학력부족으로 대학진학에 실패해서, 진학하고 싶지만 가정·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정부 정책을 따르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아서 등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와 배경을 가진 이들이 일정 기간이 지난 후진학하게 되는 것이어서 학력수준이나 경제적 능력이 열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회나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와 실제경험이 풍부하고, 진학목적이나 의욕과 열정이 절실하고 강한 경우가 많다. 정리하면 이 수요층은 대학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출발점에서부터 보충학습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 일과 학습을 병행해야 하는 직장인인 경우, 시간적, 지리적 제한 조건을 갖는다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이들의 유용한 조건도 고려되어야 한다. 예컨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 세계나 사회에 대한 이해와 경험은 교수-학습 과정에서 활력 요소가 될 수 있다.


‘학사 연계형’진학은 전문대학,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과정을 졸업한 사람이 분야나 대학을 달리하면서 다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이미 전문학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개별적인 목적과 동기를 가지고 다른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전문대학, 일반대학, 방송통신대학이나 사이버대학 등)이나 다른 관심분야로 재입학하는 진학 유형이다. 학위를 가지고 진학한다는 점에서 ‘학위 연계형’진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수요층은 진학 목적에 따라 3가지 부류로 구분된다. 즉 1. 학력상승형, 2. 재충전형, 3. 자기개발·성장형이 그것이다. ‘학력상승형’진학 수요는 2년제 전문대학에서 4년제 일반대학으로 편입하거나, 비명문대에서 명문대로 재입학하는 경우이다. 편입을 통한 교육 연장이나 이른바 학력 세탁의 수요를 포함한다. 이 부류는 학력중심적인 우리 사회 특성상, 가장 강력하고, 넓은 잠재층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 사회의 학력중심적 특징을 더욱 강화하는 부정적 영향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수요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필요한 교육적 대응을, 다른 한편으로는 학력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구조적 개선을 동시에 도모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부류인 ‘재충전형’진학 수요는 변화된 산업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기술 등을 습득함으로써 취업이나 직업 전환의 목적을 포함한다. 이 수요층에게는 미래적 전망의 전문지식과 기술, 능력 등 실용적 성과를 보장하는 교육체제가 필요하다. 세 번째 ‘자기개발형’ 혹은 ‘자기성장형’ 진학 수요는 실용성보다는 자기 개발이나 성장을 목적으로 한다. 고등평생학습사회에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바, 다양한 목적, 경험, 연령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등평생학습기관으로서의 체제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
‘국가 연계형’진학은 외국적자가 자국에서 받은 교육 경험과 성과를 가지고 국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말한다. 엄밀하게는 앞의 3가지 유형과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대학 내 그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글로벌 사회에서 갖는 의미도 크다는 점에서 하나의 유형으로 구분한 것이다. 2000년대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유학생의 증가는 글로벌화가 진전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지만, 드라마, 음악 등을 중심으로 한 한류의 영향, 그리고 대학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들의 유학생 유치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유학생 증가는 다양한 영향요인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유학 목적은 학위 취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컨대 한국어 공부, 한국문화 체험, 취업 등을 들 수 있다. 이 수요층에 대해 대학은 개인에 따라 유학의 목적과 동기가 다르며, 학업능력 외에 한국어능력에서도 커다란 편차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학진학의 4가지 유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Ⅱ. 진학 유형별로 본 학생들의 요구
실제 다양한 진학 경로를 거쳐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실제 경험하고 있는 대학 교육은 그들의 수요와 부합하고 있는 것일까? 정광희 외(2014) 연구에서는 진학 유형별로 각각 2개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면담을 실시한 바 있는데 그 결과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2)
먼저 전통적인 진학자, 즉, 고교-대학 직선형 진학자들은 개인의 진학 목적, 의욕, 관심, 학력 편차 등이 커지고 있음에도 대학의 교육시스템이 대학과 교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초학력 증진 및 동기유발프로그램 운영, 학업 수준에 대한 주기적 정보 제공, 교수로부터의 피드백 등 개별적 차원의 지도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강의중심의 교육에 대해서는 낮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학년이 높아짐에 따라 졸업 후 취업에 대한 지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에 따라 요구 내용의 차이는 있지만 부족한 학력 보충, 동기유발, 현재 학업 수준과 변화 정도에 대한 주기적 확인, 진로지도, 장학금 지원 등 개별적인 교육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비전통적 진학 수요자들은 대학교육의 시스템과 운영이 전통적 진학 수요자 위주로 되어 있음에 대한 문제, 특히 그로 인한 불이익과 소외문제를 제기하였으며, 이는 경력 연계형과 학사 연계형 진학자들에게서 좀 더 강하게 나타났다. 교육과정 면에서도 이들은 좀 더 실용적 교과 운영을 요구하였다. 최근 정부 정책에 따라 도입된 재직자 전형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었지만 조건의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이해, 배려, 경제적 지원, 취업과의 연계 등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특히 재직자의 경우, 동액의 등록금을 내면서 차별적 대우를 받는 부당성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강사가 대부분인 교수진, 제한된 교과목과 강의시간 등 교육 전반에 대한 개선은 물론, 도서관, 식당, 냉난방 시스템 등 시설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대학 구성원, 주간 학생 위주의 대학 운영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가 연계형, 즉 유학생들은 국가별, 문화별, 진학 목적별로 다른 조건에 대한 배려가 크게 부족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유학생의 경우, 교육과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학사 및 학적 관리, 장학금, 생활지원 등 매우 다양한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이들의 말을 들어 보면 유학 오기 전부터 입학정보 습득의 어려움에서부터 시작하여 비자, 생활정착, 그리고 학적관리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유학 오기 전의 기대와 실제 간에 차이가 너무 커서 때로는 실망하고 분노하고 절망하기도 했다는 유학생도 있다. 학생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교수 일방의 강의 진행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었는데, 이는 수업방식의 문제 외에도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특히 수업의 어려움으로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학비, 생활비 등 경제적인 어려움, 한국학생들과의 교류기회가 부족한 점, 진로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또한 유학생의 유학 목적과 관심에 따라 전공지식, 한국어, 취업 등에 대한 보다 집중된 교육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Ⅲ. 진학수요 다양화 시대에 대학이 해야 할 일들
Peterson, & Dill은 고등교육을 유형화하면서 Martin Trow(1976)와 John Brennan(2004)이 제시한 고등교육 발전의 3가지 국면에 더하여 고등교육이 상용화, 일상화되는 시기를 상정하고, 이를 고등교육 지식 산업화(Post-secondary Knowledge Industry) 단계로 분류한 바 있다(Peterson, & Dill, 1997). 이들이 제시한 고등교육 유형별 수요 내용이다.
Peterson, & Dill의 관점에서 보면 선취업 후진학자, 직장인이나 성인 학생 등 비전통적인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는 보편적 고등교육과 고등교육 지식산업화 유형의 단계로 분류된다. 다만 유형별 수요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이들의 요구가 대학교육에서 충분히 대응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학은 진학수요 다양화 시대에 맞는 이른바 ‘진학 수요자 맞춤형 교육’체제로 대변신을 해야 할 시점에 있다. 여기서 ‘학습자’ 대신 ‘진학 수요자’라고 한 것은 대학에는 소수자인 비전통적 진학 수요도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며 선발에서부터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은 물론, 이들의 성과를 보장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것임을 주지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대학이 진학 수요 맞춤형 교육을 위해 할 일은 무엇인가? 선발, 교육, 성과(졸업)의 전 과정을 염두에 두면서 대학이 개선해야 할 내용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우선 진학 수요자 중심의 선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대학의 운영 체제를 평생학습체제로 재구조화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고등교육 보편화 사회에서는 기존의 학생 수요 층 외에도 시간제 학생, 직장인, 일반 성인, 외국인 등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원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개방된 선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은 실제로 작동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해당 진학 수요자가 어디에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되어야 한다.
둘째, 맞춤형을 위한 유연하고 개방된 교육과정 운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대학 구성원이 다양한 학력수준, 경험 배경, 진학 목적을 가지고 있고, 대학이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은 이들의 진학 목적이 성공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 내용과 방법적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교육과정의 운영 부분에서 혁신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구체적으로는 다음의 내용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1. 진학 초기에 학력 수준에 따라 보충과 심화교육 프로그램이나 동기 유발·강화 프로그램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 운영할 필요가 있다.


2. 교육과정 구성과 운영에 학습자가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대학 중심, 학과나 전공 중심, 혹은 교수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것에서 학습자의 요구가 반영되며, 신설, 증설, 폐지도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3.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을 이론과 실제 융합의 방향으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기업의 인적, 물적 자원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한다. 이는 전통적인 학생의 학업 효과는 물론, 직장인, 사회인 대학 구성원의 학업 적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최근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대학교육과 노동시장과의 미스매치 문제를 풀어가는 단서가 될 것이다.


4. 학생의 교과목 선택 폭을 확대하고 전공, 학과 간에 장벽 없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좀 더 혁신적으로는 입학 후 전공이나 학과의 자유 선택, 혹은 변경이 가능한 학사운영 시스템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미 미국의 많은 대학들이 도입하고 있고 국내 일부 대학이 시도하고 있는 운영방식으로, 다양화된 진학수요를 입학시점에서만이 아니라 교육의 과정 속에서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학습자와 상호작용하는 교수·학습의 방법 개선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선진과학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도록 한다. 다양한 진학 수요자들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관심과 수준, 여건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ICT 기술을 활용하여 강의실 안에서만이 아니라 교내외의 어디서나, 언제든지, 교수·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스마트교육 환경의 구축을 포함한다.


넷째,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에 대한 학습분석(Learning Analytics)을 통해 학습성과를 조기에 예측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학습분석 기반의 교육서비스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도록 한다. 이는 전통적인 진학 수요자에게나 비전통적 진학 수요자에게나 맞춤형 교육을 위해 필요한 교육서비스이다. 중간성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게 함으로써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지원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습성과의 보장은 물론, 맞춤형 진로지도로 유기적인 연결을 도모할 수 있다.
다섯째, 비전통적 진학 수요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이들의 평등한 학습권 보장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많은 대학의 운영시스템은 전통적 진학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취업자, 학위를 가진 대학 재입학자, 외국인 유학생 등과 같은 소수의 비전통적인 진학 수요자들은 대학의 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소외되기 쉽다. 예를 들면 성인 학습자의 경우, 학습준비도가 낮은 편이므로 보충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과 생활 적응을 지원하고 동기를 부여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전문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편입한 학생들에게는 부족하기 쉬운 교양교육(특히 글쓰기)을 보다 강화하고 기초과목에 대한 교육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직장인에 대해서는 강좌시간(야간, 주말), 장소(원격강의, 이동교육 등) 등을 유연화 하는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유학생의 경우, 정착지원에서부터 학업, 생활, 취업 등에 대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며, 목적에 따라 전공, 한국어, 취업 등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 외에도 비전통적 진학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대학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동아리활동 같은 대학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거나 제도적인 장애를 허물어 줄 필요가 있다.


여섯째, 대학 구성원으로서 비전통적 진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다름’에 대한 인식과 접근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 다룬 직업인, 재진학자, 유학생 등 비전통적 진학자들의 ‘다름’은 한편으로는 교육적 배려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교수·학습과정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활력적 요소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 방향의 관점이 균형적으로 접근된다면 비전통적 진학자들은 좀 더 안정적으로 학업과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고, 소속감과 자존감을 가진 대학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일곱째, 입학 시점 중심의 운영을 졸업 시점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비전통적 진학자들이 늘어나게 됨에 따라 대학 구성원의 연령층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편입생들의 경우는 3학년으로 진입하게 되므로 시스템적으로 일반학생들과 구별될 수밖에 없는 데 이러한 구별은 대학 재학 중만이 아니라 졸업 후에도 대학의 일원으로서 대접받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족쇄가 될 수 있다. 이는 대학의 시스템 대부분이 진입 시점, 혹은 전통적인 진학자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학번’이다. 입학년도로 표시되는 학번은 학생 구분의 기준으로 상용되고 있는데 비전통적 진학자들에게는 차별화 기제가 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차별화는 재학 중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졸업 후에도 지속되고 있어서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비전통적 진학자들의 소속감을 상실하게 하고 소외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의 학사제도와 문화를 졸업시점 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재학 중에는 학번을 의미 없는 숫자로 구성하여 학과와 학년으로만 구분하고, 졸업 후에는 졸업년도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이다. 이는 단지 비전통적 진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휴학생이 늘어나면서 구성원 내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학번 등 대학 운영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
1) 이 글은 정광희 외(2014)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대학의 교육운영체제 개선방안 연구’의 내용을 기초로 재구성, 보완한 것임.
2) 이하 내용은 정광희 외(2014) 연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및 면담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임.
참고문헌
· 정광희·심우정·나민주·이병식·이필남·손현주·공희정(2014).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대학의 교육운영체제 개선방안 연구-대학 진학수요 맞춤형 교육운영체제를 중심으로-. 연구보고 RR 2014-11.
· Brennan, J. (2004). The social role of the contemporary university: Contradictions, boundaries and change. Ten Years On: Changing Education in a Changing World, Center for Higher Education Research and Information(CHERI). Buckingham: The Open University Press.
· Peterson, M. & Dill, D. (1997). Understanding the postsecondary knowledge industry. In Peterson, M., Dill, D. and Mets, L. (Eds.). Planning and Management Challenges for a Changing Environment. Jossey-B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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