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포스텍, ‘한국의 칼텍’에서 ‘세계적 가치창출대학’으로
- 포항공과대학교
김경 / 베리타스알파 기자 싸이월드 공감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은 포스텍(POSTECH,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 포항공과대학교)의 새로운 지향점은 ‘세계적 가치창출 대학’이다. 포스텍은 지난 30년 동안 소수정예의 틀로 단순 지식전수 대신 지식창출을 겨냥한 연구중심을 표방하며 ‘한국의 칼텍(Caltech)’으로 발돋움해 왔다. 앞으로 30년은 창출한 지식을 산업에 연결시키는 ‘가치창출대학’으로 거듭난다는 포부인 셈이다. 터닝포인트를 돌아선 올해의 변화는 즉각적이다. 당장 올 여름부터 방학기간을 3개월로 대폭 연장하는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학생들을 3개월의 시간 동안 국내외 굴지의 기업과 연구소에 파견해 강의실 밖 사회활동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자신의 미래를 심도 있게 모색하도록 하는 장치다. 융합교육이라는 세계적 트렌드에 맞춰 30년간 공고히 자리해온 학과별 운영의 틀도 과감히 깼다. 2018학년 전원 단일계열 무학과 선발의 강수가 도입됐다. 등록금 부담을 없애고 교수 1인당 학부생수 3.5명을 유지, 소수정예 연구중심 교육의 전통 위에 지식의 산업화를 통한 세계적 가치창출대학을 향한 가열찬 변혁으로, 포스텍의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이미 세계적 명성, 만족하지 않는다
포스텍은 이미 세계적 반열로 들어섰다. 포스텍의 대학랭킹은 올해만 해도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THE 2016 아시아 대학순위’ 국내 대학1위, 논문의 질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덴 랭킹’ 국내 대학1위, 기초과학분야 연구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네이터 인덱스 교육기관 순위’ 국내대학 3위, 설립 이래 50년을 넘기지 않은 신흥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THE 2016 신흥대학 순위’ 국내 대학 공동 1위, ‘THE 2016 소규모대학 순위’ 아시아대학1위 세계대학 4위에 빛난다. 각종 세계대학 평가에 수차례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랭킹에 연연해 하지 않는 자부심으로 굳건한 배경은 바로 포스텍의 연구저력에서 기인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극명한 사례다. 포스텍이 미래부의 지원으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298억 원을 들여 길이 1.1킬로미터 규모로 건설, 올 4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 독일 스위스를 제치고 완공해 종합시운전을 시작한 세계적 걸작이다. 단분자 단백질이나 살아 있는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 획기적인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신물질 신소재 분석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뿐 아니라 IT 반도체 소자산업 의료분야 등 다양한 산업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해외 26개국 94개 대학/기관과 협력을 맺고 있으며, 대학 내에 세계적 연구소가 함께 있는 것 역시 포스텍의 세계적 연구력을 뒷받침한다. 2000년 설립된 생명공학연구센터는 POSCO 등 산학협동 기술개발의 연계 허브로 바이오 원천기술 개발 및 응용을 통한 신기술, 사업화 기반을 구축하여 국가 생명공학 연구 및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세계적인 연구센터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분자의학 식물 Biotechnology 나노 Biotechnology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연구소’ ‘노벨상 사관학교’를 표방하는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에서는 자연과학, 생명과학 외에 예술과 인간성 등의 일반적인 공공 관심사에 관한 기초연구를 수행한다. 차세대 반도체 핵심재료,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 등 나노기술의 선진화와 산업화를 이끌고 있는 나노융합기술원, 세계 유일의 철강전문 철강대학원도 포스텍의 대표 연구소다.

학사 프로그램에서도 ‘세계적 연구중심’의 면모가 나타난다. 200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은 포스텍의 큰 자랑거리. 자기주도적인 연구자로서의 자세를 함양하는 것은 물론 논문 발표를 통한 수상과 세계 일류 수준의 대학원 진학까지 꿴다. 손성익 포스텍 입학팀장은 “학부생이 자발적으로 연구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책임감 있는 연구를 수행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40~60건 가량의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생이 문제제기부터 해결방안 탐색, 전공지식 습득 및 활용, 타 연구진과의 협업, 보고서 작성 및 프레젠테이션 등 연구활동에 수반되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며 “연구에 대한 막연함을 극복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과 자기주도성을 갖춘 학습자와 연구자로 성장한다. 탁월한 연구성과를 거둬왔다. Design Automation & Test in Europe, IEEE 데이터 마이닝 국제회의, 삼성 휴먼테크 논문 대상 등 국내외 저명한 학술지와 학술대회에 논문을 발표하고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으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우수한 성취를 인정받아 프린스턴, 존스홉킨스, 스탠퍼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그간 순수과학을 추구하는 자연과학 분야 최고 대학으로 평가되어온 포스텍은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아 인재교육양성기관의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 가치창출대학’을 겨냥, 학사력을 조정해 여름방학을 3개월로 확대해 교육계 눈길을 끌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미래에는 지금 존재하는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노동시장 변화를 언급, “학생들이 미래 세대에 중요한 개개인의 총체적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 강조하며 도입한 ‘하계 사회경험 프로그램(Summer Experience in Society, SES)’이다. 학생들은 삼성, LG전자, SK하이닉스, SAP, 오라클 등 국내외 글로벌 기업과 막스플랑크연구소, 캐나다 필즈 연구소(Fields Institute),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등 국내외 연구소, 제넥신 엑셈 펨토팹 렌딧 등 벤처기업을 포함한 170여 개 기관에 파견돼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300명 중 약 260명이 참여할 정도로 학내 호응이 뜨겁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 대학들이 도입하고 있는 ‘갭이어(Gap year)’와 비슷한 개념으로, 방학을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활용하게 된다. 기존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이나 창업활동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상민 포스텍 입학학생처장(화학공학과 교수)은 “스탠포드대학 졸업생들이 창업한 기업의 매출이 2조7000억 달러로 프랑스 GDP보다 많다. 80년간 스탠포드대학이 설립한 기업이 4만여 개이고, HP 구글 야후 등에서 530만 명의 고용창출효과를 냈다. MIT도 같은 맥락의 가치창출을 해나가고 있다”며 “포스텍 역시 지난 30년을 새로운 지식창출을 위해 연구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가치창출대학의 목표를 하나 더 얹어 더욱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 앞으로의 30년은 지난 50년보다 변화속도가 굉장히 빠를 것”이라고 포스텍 비전을 제시했다.

최고의 추수 프로그램…장벽은 낮추고 교육은 키우고
포스텍은 학생 수준을 가리지 않는 최고의 추수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영재학교, 과고 출신 리그’ 중심의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라는 편견을 일찌감치 깨고 절반에 육박하는 일반고 출신들을 선발해 왔다. 올해 입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과학영재학교와 과고 출신이 등록자의 42.72%를 차지하면서 이공계 인재 양성의 설립취지를 거스르지 않는 한편 일반고 출신도 무려 49.01%에 달한다. 2016 포스텍 신입생 2명 중 1명은 일반고 출신인 셈이다. 다양한 지역에서 일반고 출신을 대거 선발, 잘 교육해 연구실적을 내온 포스텍의 교육경쟁력이 엿보인다. 교육 소외계층을 포함한 일반고 학생을 지정, 고교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방학마다 진행해온 ‘이공계 학과 대탐험’과 올해 자유학기제 도입으로 도서벽지 중학생들에 선보이는 ‘농어촌-대학 연계캠프’ 등 다양한 진로탐색 기회 부여의 프로그램 운영도 같은 맥락이다.

설립 당시부터 30년간 지켜온 원칙이자 전통인 소수정예 교육은 교수 1인당 학부생 3.5명이라는 파격으로 유지되고 있다. 전국 사립대 중 가장 적은 수치다. 포스텍 학부 한 학년 정원은 321명, 전체 전임교원 수는 272명, 비전임교수는 140명으로 개인지도가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다. 전상민 처장은 “작은 대학의 강점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며 “교수들 동의만 얻으면 바로 추진하는 기동력에 세계적 추세인 융합교육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포스텍의 융합은 그저 섞는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학부에서 넓게 배우고 대학원에서 깊게 배워 간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텍은 KAIST, DGIST, GIST, UNIST 등의 이공계 특성화 대학 중 유일한 사립대학으로, 포스코재단의 전폭 지원 아래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인 덕목도 있다. 연간 3,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 중 등록금 수입으로 충당되는 비율은 7%에 불과하다. 학생 1인에게 돌아가는 교육투자비는 2014년 기준 연간 9,008만원 수준으로 학생 1인에게 돌아가는 평균 장학금이 연 556만원 수준이다. 연간 평균 등록금 558만원과 비교하면 무상교육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전 처장은 “학기당 약 280만 원 정도 등록금이 규정돼 있지만 일정 성적을 유지하면 면제 된다”며 “사실상 포스텍 학부생들은 전원 등록금 면제라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전원 수시선발, 100% 학종…2018 전원 ‘무학과’ 선발
포스텍은 100%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입시를 운영한다. 정시는 아예 선발하지 않는 특징이다.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는 형태의 타 대학과 달리, 학생부 종합전형을 중심에 둔 수시모집에 대한 원칙이 확고하다. 전형방법의 외형은 일괄 1단계 서류 100%, 2단계 면접 100%로 단순하다. 전체 전형에 수능최저 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수능응시와 관련한 자격기준도 없어 수능에서 자유롭다. 내년 2018학년에는 현행 학과별 모집을 폐지하고 전원 무학과로 선발, 더욱 단순명쾌한 입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 처장은 “무학과 입학 이후 학과는 2학년 때 결정한다”며 “100% 희망분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7학년에 정원 내 321명, 정원 외 16명으로 총 337명을 모집한다. 정원 내 321명은 일반전형 300명과 창의IT인재전형 21명으로 구분된다. 두 전형 모두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창의IT인재전형을 통해선 창의IT융합공학과만을 대상으로 21명을 모집한다. 창의IT융합공학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ICT명품인재양성사업의 수행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IT융합교육 및 연구기관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2011년 8월 설립됐다. 매년 학부 20명, 대학원 20명 내외를 선발하는 소수 정예학과다. 정원 외에선 고른 기회(저소득층)전형 5명, 고른기회(농어촌)전형 5명,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 6명 이내로 구분된다. 고른기회는 지난해 신설, 올해도 유지하고 있다. 정원 321명의 작은 규모임을 감안하면, 고른기회에서의 10명 모집은 상당한 비중이다.

모든 전형에서 중복지원이 불가능하다. 모집인원은 모집단위별 최대 선발 인원이며, 포스텍에서의 수학(修學)능력을 고려해 일정 학력기준에 미달되는 학생은 모집인원에 관계없이 선발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지만 일반 사립대학으로 수시 6회 제한이 적용된다.
▲ TOP 싸이월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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