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존중교육으로 신사를 키우는 영국. 한국문화가 싹트고 있다.
김윤기 / 경기 소사고등학교 교장 싸이월드 공감
한때 세계 인구의 약 25%를 통치했고 거의 동일한 비율의 영토를 지배했던 제국이 있었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 -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이었다. 정식명칭은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연합왕국(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며, 영국 연합왕국(UK)이라고도 한다. 북대서양과 북해 사이에 위치하며, 프랑스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은 네 지역, 즉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로 구성된다. 잉글랜드는 9개의 지역(Region)으로 구분되고, 또 다시 6개 메트로폴리탄 카운티(metropolitan county), 27개 카운티(non-metropolitan county),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코틀랜드는 32개 주(council area), 웨일 스는 22개 지방정부(unitary authorities)로 이루어져 있으며, 북 아일랜드는 26개의 주(District)로 되어 있다.1)
지금도 선진국으로 세계사의 중심국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일 개 섬나라에 불과했던 영국이 어떻게 세계를 다스리게 되었는가 하는 것은 영국사를 비롯하여 세계사에서도 의문이다.
왜 영국인가?
흔히 잉글랜드를 ‘최초의 산업 국가’라고 한다. 그러나 유럽의 제국 경쟁에서 영국의 출발은 늦었다. 1655년경 영국이 제국 경쟁에 뛰어들 때 포르투갈은 벌써 대서양의 마데이라 군도와 상투메를 거쳐 브라질의 광대한 영토와 서아프리카, 인도네시아, 인도 그리고 중국에까지 무역 기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처럼 후발 주자이면서 세계적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영국이 에스파냐 제국에 대한 침탈을 통해 일 차적 부(富)를 확보한 후 이를 사탕수수 재배나 차 생산으로 재투자함으로써 지속적인 생산에 박차를 가해 국가의 힘을 키운 영향이 크다. 그 결과 1921년경엔 본토의 150배에 이르는 영토 와 전 세계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일부에선 지금의 영국을 석양을 바라보는 나라라고 하지만, 아 직도 영국 국왕이 15개국의 국가원수며, 2012년 기준으로 유럽연 합의 두 배가 넘는 53개국이 가입된 영연방(The Commonwealth) 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연방은 사전에 특정한 목적을 두고 설립된 기구가 아니며, 과거의 역사적 유대관계에서 발전된 회원국들의 자유로운 모임으로서 일반적인 상호협력 및 결속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
회원국 간에는 대사 대신 고등판무관을 파견하며, 이들은 외국대사와 같은 특권을 누리나 대사들과는 달리 주재국 각 정부부처들과 직접 접촉하며, 영국 여왕과도 특별한 관계를 유지한다. 또한, 영연방 정상회의(Commonwealth Heads of Government Meeting)를 매 2년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국 제정치, 경제 및 영연방 협력 문제에 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 고, 그 결과를 공동성명으로 발표한다.
우리나라와 영국의 관계
우리나라와 영국은 1883년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을 조인함으로써, 영국은 서방국가 중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수교국이 되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56,000여 명의 영국군을 파병하였으며, 현재 영국은 한국이 이룩한 민주화, 경제 성장, 첨단 과학기술, 교육 수준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영국 내에서 한국학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1994년 셰필드 대학과 1995년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에 한국학 강좌가 개설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옥스퍼드대학, 케임브리지대학, 셰필드대학, 런던대학 등으로 한국학 강의가 확대되고 있다. 또, 영국 내 한국학 연구 증진을 위해 재영 한국학 학회(BAKS: British Association of Korean Studies)가 발족되어 학술지를 발간하고,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1970년대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영국 내 한인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하였으며, 지금은 약 44,000여 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초기 이주자들은 주로 유학 또는 업무상의 목적으로 장기 체류하다가 정착하였다. 지금의 한인사회 구성은 교민보다 주재원, 유학생 및 그 가족 등 장·단기 체류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런던 남부 지역의 뉴몰든(New Malden)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지성선수가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 FC에서 뛰면서 교민들에게 활력이 생겼으며,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영국은 더욱 친숙하게 되었다.
영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네덜란드에 이어 유럽연합국가 중 2위로 주로 의약과 유통, 금융, 에너지 분야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의 영국에 대한 투자는 미약한 편으로 판매와 유통, 운송 등 서비스업이 주종을 이룬다.
영국의 교육제도
영국은 9월부터 다음 해 7월까지를 한 학년으로 보며 3학기제로 운영하고, 주로 요일을 기준으로 학사 일정을 정한다. 학기는 가을학기(9~12월), 봄학기(다음해 1~3월), 여름학기(다음해 4~7월)로 나뉜다. 영국이 추구하는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최대한 개발시켜 개인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전인적 인간 양성에 두고 있다.
국가 교육과정 제1조 2항에서 교육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학생들의 정신적·도덕적·문화적·지적·신체적 발달을 도모하고, 둘째, 학생들에게 성인의 삶에 관련되는 기회, 책임, 그리고 경험 등을 준비시켜준다.
영국의 교육제도의 특징으로는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 존중하며, 헌법이 없지만 무질서하지 않으며 협력에 통해 학교 교육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 학생의 적성과 능력에 맞춘 교육내용으로 개인차를 인정하는 교육으로 말할 수 있다. 교육제도의 변화는 급격한 변혁보다 당시의 사회적 필요에 적합하도록 전통적인 제도를 개선하면서 새로운 내용이 채택되어 왔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비교적 큰 교육개혁으로서는 1918년 피셔법(Fischer Act)이라고 하는 교육법에 의한 개혁이 있었는데, 의무교육의 연장, 보습교육의 의무제, 교육의 중앙집권화와 지방자치 사이 의 균형유지 등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재정부족으로 인해 완전 하게 실시되지 못하였고, 1926년 이후 학제개혁운동을 거쳐 마침내 1944년 교육법(Butler Act) 제정으로 초등교육(5∼11세)과 중등교육(11∼15세) 과정을 국민의 의무교육으로 실시하였다.
현재 영국의 학제는 초등 6년, 중등 5년, 후기 중등 2년, 대학 3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의무교육 기간은 5세에서 16세까지 총 11년(초등 6년, 중등 5년)이다. 유치원 교육은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3세부터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영국의 교육행정 제도는 프랑스의 중앙집권주의나 미국의 지방분권주의 같은 제도와는 달리, 중앙과 지방 사이에 협력 체 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 특색이다.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는 장학행정이나 재정적 원조 등을 통하여 지방교육 당국의 교육계획에 국가적 견지에서 지도·감독하고 있다.
초·중등 교육의 경우 단계(Key Stage)별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단계가 끝나는 시점에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한다. 초등학교 취학 연령은 9월 1일자 기준 만5세이며, Key Stage 1(Year 1~2, 7세 평가), Key Stage 2(Year 3~6, 11세 평가) 로 나뉜다. 중등학교는 중·고 구분 없이 5년간 운영되며, Key Stage 3(Year 7~9, 14세 평가), Key Stage 4(Year 10~11, 16세 평가)로 구분하며, Key Stage 4를 마칠 때 치르는 시험을 GCSE(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 중등교육 이수자격 시험)라고 한다.
영국의 중등교육기관은 학생 선발방식에 따라 크게 종합중등 학교(Comprehensive school)와 그래머스쿨(Grammar school) 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종합중등학교는 대부분의 공립학교(입학금 또는 수업료를 정부가 부담함)가 이에 해당하는데, 학생의 성적이나 적성에 관계없이 원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다닐 수 있다. 이 학교는 지역 내 모든 학생을 능력에 상관없이 교육하는 데, 이 중 일부 학교는 정원의 50%까지 선발에 의해 학생을 선 발(Selective places)하기도 한다. 그래머스쿨은 입학시험을 통 한 학업 수준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로, 지역자치단체, 이사회 등 다양한 주체가 운영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에 는 잉글랜드 전역에 약 1,300교의 그래머스쿨이 있었으나, 현재 는 163교의 그래머스쿨만 운영되고 있다. 또한, 아카데미 학교 (Academics)가 있는데, 이 학교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아카데미 학교는 국가교육과정을 따르지 않아도 되고 학기 시작일 및 종료일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입학기준, 특수교육 관련 규정, 그리고 정학 및 퇴학에 대한 규정은 일반 공립학교와 동일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 아카데미 학교는 재정지원을 지역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정부로부터 직접 받는다. 일부 아카데미는 기업, 대학, 다른 학교, 종교단체 및 자선단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기도 한다.
중등학교와 대학 사이에 후기 중등과정인 Sixth Form(2 년)을 두고 있다. 이 과정은 의무교육 이후의 교육으로 A Level(Advanced Level)과정이라고도 하는데,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고등교육과는 구별되며 직업 교육과정과 대학 준비 과정 등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고등교육의 경우, 학부 과정은 3년이 많으나 건축학과, 의학 과 등은 6년 과정이다. 석사 과정은 1년이며, 박사 과정은 기본 적으로 3년이다. 중세부터의 전통을 가진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가 대표적이다. 그들 외에도 19세기 이후에 발족 한 런던대학교와 기타 새로운 대학들이 있다. 초등교원의 양성 기관으로는 3년제 사범대학(training college)이 있으며, 중등교원은 대학 학부졸업 후 1년간 교직과정을 거쳐 양성되고 있다.
한국어 보급 및 재외국민 교육의 산실, 주영한국교육원
1981년 7월 1일 영국 내 초·중등학교에 한국어를 보급하고, 재외국민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며, 한국인 유학생을 상담·지도하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영한국교육원(원장 김태일)이 설립되었다. 현재 주영한국대사 관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지 초·중등학교 한국어 보급 사업 을 위해 2012년 3개 학교(초등 2교, 중등 1교)를 시작으로 금년 에는 7개 학교(초등 3교, 중등 4교)에서 방과 후 수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영국에 적합한 초·중 등 교재를 현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하여 활용 하고 있으며, 한국음식 만들기, 한복 입어보기, 어버이날 및 스승의 날 기념 꽃 만들기, 사물놀이, 태권도 등 활동중심 수업으로 한국과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그 결과, 한국어 수업에 대한 학교와 학생들의 관심과 만족도가 매 우 높은 편이다.
사실 영국의 중등학교에서 제2외국어 교육은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유럽권 언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 근 들어서는 중국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어의 경우 GCSE 시험과목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학 교에서 정규과정으로 채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교육원 에서는 GCSE 시험에 한국어를 포함시키기 위한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 년 내에 GCSE 한국어를 개발하여 영국학교 에서 한국어 학습 여건을 크게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고 김태일 원장은 말했다.
또한 재외국민 2세의 한국어 교육을 위해 영국 전역에서 20 개의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학교 규모가 큰 곳은 학생이 350여 명에 이르지만, 규모가 작은 곳은 10여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부모 모두가 한국인인 학생부터 다문화 가정의 학생 까지 구성도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매주 토요일 3~6시간 동안 한국어 교육 또는 한국 정규 교육과정의 국어, 수 학, 사회, 한국사 등의 수업이 이루어진다. 교육원에서는 한글학교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재외동포재단의 예산(2015년 약 £105,000)을 지원하고 교과서 및 교재 보급(연 2회, 약 2만 권), 교사 연수 및 동포 저명인사 초청 특강, 한글날 기념 재영한글학교 연합 글짓기 대회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장학지도 및 방문 협의회 등을 수시로 추진하여 동포들의 한국어 교육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교육원 자체 개설 강좌로 성인외국인을 대상으로 수준별(초·중·고급반)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2시 간씩 운영되는 성인반 강좌에는 K-Pop이나 한국 드라마가 계기가 되어 한국이라는 나라와 문화에 대해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학생이 많으며,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수강생도 있다. 수강생들의 열의와 적극성에 호응하여, 앞으로 한국과 관련된 더 많은 미디어 자료를 접할 수있도 록 하고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교육원은 국비 유학생을 포함하여 영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학생회와의 교류, 유학생 간담회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영국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정부 초청 대학원 장학생을 선발하고, 한국의 교육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유서 깊은 문화와 전통, 경제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영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은 편이다. 하지 만 영국에서 한국어를 보급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주영한국교육원의 노력이 조금씩 쌓이면, 머지않아 신사의 나라 영국에 한국의 문화가 피어날 것이다.
1) Wikipedia, Local government in England
http://en.wikipedia.org/wiki/Local_government_in_England
참고문헌
• 제국(EMPIRE), 닐 퍼거슨, 김종원 역 2006. 민음사
•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2012. 김영사
• 런던의 짧은 역사, A.N. 윌슨, 윤철희 역, 2005. 을유문화사
• 영국사, 앙드레 모루아, 신용석역, 2013. 김영사
•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박지향, 2010. 도서출판 기파랑
• 2013 영국개황, 외교부, 2013
• [Wikipedia] Local government in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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