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재정 효율화를 위한 해외 사례와 시사점
천세영 /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싸이월드 공감
Ⅰ. 서론
2016년 대한민국 지방교육재정의 최대 화두는 단연 다음의 세 가지가 될 것이다. 첫째 누리과정이고 둘째 무상급식이며 셋째 학생당 비용기준 재정배분이다. 우선 이 세 가지 문제는 모두 지 방교육재정의 재원 부족에서 기인한다. GDP 대비 공교육비 비 율 5%가 국가과제로 최초로 책정된 지 20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그 약속은 지켜지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교육재정 수요 는 날로 늘어가고 있는데 반해 그 수요를 충당해야 하는 재원은 증가한 만큼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2015년에 발표된 OECD 교육통계에 의하면 아직도 그 비율은 4.7%에 머무르고 있다.
이 글의 논제는 ‘지방교육재정의 효율화’이다. ‘효율화’의 기술적 정의는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용을 얻는 것이다. 그래서 효율화에 대한 논의를 할 때는 가용 재원 곧 지방교육재정 규모의 충분성이나 적정성 문제는 간과되거나 제로로 가정된 상태에서 효용 곧 씀씀이에 대한 통제론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1990년 방위세의 폐지와 교육세가 영구세로 확립된 이후 대체로 대한민국의 지방 교육재정 규모는 비교적 안정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 이전까지 만 해도 ‘효율화’는 지방교육재정의 논제가 될 수 없었으며 ‘학교 는 가난하다’라는 것이 국가사회적 합의였다. 그러나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슬금슬금 ‘효율화’라 는 의제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 계기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 된다. 첫째로 경제사정이 적어도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많이 나아짐으로써 내국세에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매년 상당 규모의 세계잉여금도 남게 되었으며, 둘 째로 교원의 정년 단축과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한 기본재정 수요의 증가세가 둔화됨으로써 언제부터인가 학교재정의 부족 문제보다 는 효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효율성이 요청되던 시점에 마땅한 대 응을 하지 못한 데서 발단되었다. 2008년 경제위기는 첫 번째 경고음이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2010년대를 지나오면서 한 국경제가 구조적 저성장과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두 번째 경고음이 들렸다. 2013년에 들면서 마침내 경제성장과 조세수입 증가율 둔화에 이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신장세가 꺾였으며, 급기야 세수가 결손되면서 수년 동안 있어 왔던 세계잉여금은 커 녕 교부금 규모 축소의 위기에 까지 몰렸다. 경제가 마냥 성장할 것으로 낙관적 착각을 하는 동시에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이라 는 초유의 포퓰리즘으로 인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재정 절벽이 나타났으며, 급기야 2012년에는 5세 대상, 2013년에는 3~5세 대상의 누리과정의 전면 실시에 따른 설상가상의 형국이 벌어지고 말았다.


현재 시점에서의 지방교육재정의 효율화는 2000년대를 넘어 서면서 요구되었던 재정운영의 건전성과 합리성을 위한 요청이 아닌 1990년대 이전의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려는 안간힘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의 지방교육재정의 효율화는 어디까지나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대책이라 할 수 있는 재정규모의 확대는 잠시 유보하고 현재 있는 재정의 한도 내 에서 최대한 배분의 효율성을 찾아보려는 시도임을 먼저 분명히 한다. 물론 지방교육재정 효율화의 과제는 매우 광범위 할 수 있겠으나, 여기서는 그 모든 것들을 다루기보다는 2016년 이후 닥 쳐 올 지방교육재정의 화두인 누리과정, 무상급식, 학생당 배분 이라는 세 가지 재정정책의 효율성을 무엇보다 시급히 제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혹 벤치마킹이 가능한 해외의 사례가 어떠한 지를 살펴보고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Ⅱ. 누리과정의 긴박성과 효율화 가능성
누리과정은 3세에서 5세까지를 대상으로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교육비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이 설계는 재정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정책실패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2012년 최초 설계되었던 것처럼 5세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했어야 했다. 헌법에 천 명하였던 9년제 무상의무교육이 실현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 며, 중학생에 대한 학부모 후원금 성격의 학교운영지원비(1970 년 제정 육성회비의 후신)가 사라진 것도 2010년 이후였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교 무상교육은 기실 재정수요 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루어지고 있다. 또 한 가지의 결정 적 착오는 소득계층별로 충분히 차등지원이 가능한 제도였음에 도 불구하고 전면적 지원을 함으로써 재정수요를 더더욱 감당치 못하는 상황에 이르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양자의 사정이 극도로 다른 채로 이원화되어 있던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유아교육 서비스를 누리과정으로 무리하게 통합해버림으로써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 점도 재정효율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결정적 패착일 수밖에 없었다. 누리과정으로의 통합은 당연한 명제일 수 있으나 그로 인해 현격한 재정수요의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차별적 대책을 세밀하게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모든 사정에도 불구하고 누리과정은 현재 대한민국의 지방 교육재정에서 가장 긴박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누리과정에 대 해 현재 시·도 교육감들은 이를 국가사무라고 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에서 면해 보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더더욱 나쁜 것은 지 방교육당국의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중앙정부가 쓸 수 있는 대 책은 지방교육채 발행액 한도를 올려주는 일 뿐이다. 이젠 비효 율화를 넘어 재정파탄까지도 가져올 수 있는 재정적자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누리과정에 대한 책임전가는 교육의 근본을 망각하는 일이다. 교육의 원론으로 돌아가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그리고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의 교육을 위해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돈 이 많이 드는 때는 언제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동안 우리는 그것은 당연히 대학생, 중고등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순으로 생각해 왔다. 프로이드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밝혀낸 이후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해 왔던 것이다. 돌쟁이 어린 아이 하나를 돌보기 위 해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지만 어느 새 아이는 호기심을 좇아 사고를 친다. 물론 아이들은 그렇게 세상을 알아간다. 세 살짜리 아이가 한 시간에 열 가지를 배운다면 스무 살의 대학생은 한 가지나 제대로 배울지 모른다. 그러므로 실제 교육비는 어릴수록 많이 들어가는 것 이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모른 채로 산다. 마치 공기와 흙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듯이 우리는 가정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그런데 산업사회가 확산되고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가정의 교육 인프라는 사정없이 허물어졌으며 그 결과가 오늘날 서구 사회에 서나 봐왔던 인구감소와 청소년폭력의 초래이다. 이는 영유아교 육, 곧 누리과정의 지체는 초중등교육의 지연은 물론 국가 미래까지 지체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국민기본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의 제1 의제는 영유아교육과 누리과정이라는 사실 을 의미한다.
유아교육이 본격적으로 국가교육의 제도와 정책의 대상으로 편입된 것은 1960년대 미국의 헤드스타트 운동을 기점으로 삼 아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서구사회마저도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깨닫게 된 것은 20세기 후반이었던 셈이다. 그렇지 만 스웨덴을 시작으로 서구 선진국들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영유아교육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했으며, 지금 현 재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모두 유초중등교육을 국민기본교육단계로 무상실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0~2세 이하까지 ECI(Early Childhood Intervention) 곧 조기유아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ECI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유아와 어린이의 모든 형태의 장애들은 조기에 가급적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국가와 사회가 이제 어린이의 출생에서 영아 단계 보육에 까지 관여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최근 스웨덴 정부는 유아교육 정책의 조기 정착으로 인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신생아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스웨덴만의 일이 아니고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들에서 최근 들어 점차 인구감소세가 반등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1980년대 이후 유아교육에 전면적으로 투자를 한 결과이다. 따라서 근대교육제도가 6~17세 대상 초중등교육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면, 20세기 이후 현대와 미래의 교육제도는 점차 영 유아 단계로 하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영유아 교육의 실패는 곧 초중등교육의 실패를 낳기 때문에 지방교육재 정의 제1 순위는 이제 초중등교육에서 영유아교육으로 바뀔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누리과정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 은 참으로 시대착오적 공방일 뿐이다. 현재 가용한 재정의 한도 안에서 최우선적으로 급한 데부터 불을 끄려는 지혜는 중앙정부 와 지방정부 모두 함께해야 할 문제이다.
Ⅲ. 무상급식의 조기종결을 통한 지방재정 건전화
무상급식은 분명 잘못 설계된 재정 정책이다. 숫자 몇 개를 잠시 헤아려 보면 그 답이 분명해진다. 무상급식 정책이 시작되던 해인 2011년 전국 초중고 학생 수 700만 중 무상급식 수혜 학생 수는 15%, 100만 명 남짓이었는데 2014년에는 600여만 명 중 60%를 웃도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학생 수는 급속히 줄어들었지만 무상급식 대상 학생 수는 크게 늘었다. 급식에 들어가는 총비용은 약 5조 원에서 6조 원으로 늘었고 이중 무상급식 지원 재정은 5,000여 억 원 남짓하던 것이 2.5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50조 원 남짓의 초중고 교육재정 중 1% 정도 되던 급식비 부담액이 이젠 5%까지 이르렀다. 아마 2016년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며, 무상급식 재정을 둘러싼 일반자치단체와 교육자치 단체 간의 힘겨루기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대한민국처럼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으며, 일부 실시했던 국가들도 모두 철회하였다. 무상급식을 실시하던 기간 동안 매년 국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사과 한 쪽을 더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다투었다는 이야기 가 나올 정도로 분명 학교 무상급식 재정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의 경우 6세에서 17세에 이르는 초중고 학생은 대체로 연령당 학년당 50만 명씩 총 600만 명이며, 3세에서 5세에 이르는 누리과정 재학생도 비슷한 셈법으로 150만 명 가까이 된다. 이들을 위해 총 50여 조 원이 들어가니까 어림 계산으로 유치원 생 150만 명에 3조원 가까이 1인당 연간 200만 원 월간 20만 원 이 못 되게 지원되는 반면 초중고생에게는 연간 8백만 원 가까이 월간 80만 원 가깝게 거의 4배가 들어간다. 그렇다고 하여 유치원 교육비가 초중고생에 비해 적게 드는 것도 전혀 아니다. 오히려 어린 아이일수록 선생님의 손이 많이 간다. 즉 학급당 학 생 수가 초중고의 경우 20명을 적정선으로 한다면 유치원생은 10명 이하여야만 하며, 교육예산은 대부분 선생님 인건비라고 할 때 결국 유치원생 교육비가 더 비싸야 한다. 물론 교육제도가 발전되어 오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자녀수 감소로 인해 유아교육제도가 가장 늦게 등장했고 아직도 유아교육은 가정의 역할이 라는 고정관념도 한몫하는 데서 비롯된 부조화이기도 하다. 결 국 부족한 교육비는 고스란히 젊은 학부모들의 고통으로 귀결되어진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형님네는 월 3만 원 남짓 급식비도 안 내고 도시락 싸는 수고도 더는 대신 사정이 더 박한 30 대 동생네는 유치원생 자녀를 위해 급식비와 간식비까지 더한 월 수십만 원의 등록금을 부담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감은 자신에게 부여된 지방교육예산을 최대한 아껴서 지 역주민의 교육수요를 감당해야 한다. 무상급식도 급하고 유아 교육도 급하다. 그런데 교육감들이 돈을 아껴 잘 쓸 생각을 하 기 이전에 중앙정부의 재정지원만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국민세 금 부담을 늘이자는 말이 된다. 물론 국가와 중앙정부는 경제정책을 잘 설계해 세원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지방교육예산도 늘어나면 모두 해결될 일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는 스스로 벌어 쓰 거나 아껴 쓰거나 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의 지출 대상은 유아 교육과 무상급식을 포함하여 많은 것들이 있지만, 각각 재정배 분의 효과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살펴보지 못한다면 교육감은 결국 지역교육에 피해를 안기고 말 것이다. 지금 당 장은 초중등학교 재정과 무상급식 재정을 줄이는 일이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해당 지역 내 영유아교육의 결손이 생긴다면 그로 인해 초중등교육 단계로의 교육결손은 곧바로 이전 될 것이며, 그 처치를 위한 재정소요는 지금의 몇 배가 될 것임 은 분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 효율화의 제1 과제는 포퓰리즘으로 잘못 설계된 무상급식 재정을 하루 속히 재편하여 꼭 필요한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별복지 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절감되는 재정을 누리과정에 최우선적으로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Ⅳ. 학교의 자율성과 학생당 비용제도의 바른 이해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개혁과제의 하나로 ‘교부금 배분 학생 수 비중 강화’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지역이 많은 도지역 교육청들에서는 곧바로 학교통폐합 정책에 대한 예고 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반대로 학생 수 증가로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시지역 교육청들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이다. 물론 교육부 는 이미 오랜 전부터 냉온탕을 번갈와 왔던 통폐합학교 인센티브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저항이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재정 배분제도에 대한 근본적 수 술 없이는 지방교육재정의 효율화는 요원한 문제이다. 그리고 그 수술은 정말 근본적이어야 한다. 교부금 배분 기준에서 학생 수의 비중을 강화하는 것도 실제에 있어서는 그 효과가 아주 미 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방교육재정의 대부분은 초중등학교 재정이기 때문에 그 효율화는 곧 학교재정 배분과 운용의 효율화와 같은 말이다.


학교재정 배분 효율화의 근본 방향은 선진국들이 이미 도입 한 '학생당 비용에 근거한 단위학교 책임경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선 먼저 살펴보아야 할 선진제도는 단연 바우처이다. 교육 비 지불 보증제도라 불리는 이 제도는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 되었고 이후 미국 학교개혁의 중심 견인차 역할을 하였던 차터 스쿨의 근간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경우 2004년에 제정된 유아 교육법에서 이를 도입한 것은 매우 선진적인 조치였다고 평가되었으나 이후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갈등과 유보육기관 간 갈등을 거쳐 누리과정에 이르기까지 유아교육 정책이 표류하면 서 제도 정착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태이다. 사실 아직도 미국 에서는 바우처제도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지만 학교재정 효율화를 위한 정답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상당한 합의에 도달했다 고 봐야 할 것이다. 2013~2014년 조사에 따르면 바우처에 근간 한 미국의 차터스쿨은 16개 주 6,400여 개 학교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 중 70%가 공립 차터스쿨이라고 한다. 이러 한 차터스쿨들은 정부로부터 받는 기본교육비 바우처를 제외하고도 학교별 사정에 따라 추가적인 수업료 징수와 외부자원들을 모금함으로써 재정의 확충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서 교육재정 운용의 효율성에 분명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학교재정 효율화와 개혁의 최선두 주자는 단연 영국의 아카데 미(Academy)와 자유학교(free school)일 것이다. 아카데미 체제 는 지역교육청과 거의 동일한 역할을 하는 비영리 교육지원청인 데, 영국 정부는 학교 스스로 지역교육청으로부터 벗어나서 아카데미의 관할 하에 들어갈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다. 일종의 전통적 교육행정기관의 관료적 감독을 벗어나서 학교에 정 말 필요한 컨설팅과 장학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지원체제를 만 들어낸 것이다. 2011년 4월 처음 실시 당시 629개에 이르던 아카데미는 2013년 11월 기준 3,444개로 늘어났으며, 영국 정부는 종국에는 전국의 모든 학교들이 아카데미 체제로 흡수될 것으로 다소는 과격한 전망까지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아카데미 체 제 하의 학교들이 국가교육과정의 틀까지도 과감하게 벗어버릴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는 이른바 자유학교로 변신을 하고 있다.


사실상 영국의 아카데미와 자유학교는 1980년대 대처 정부의 교육개혁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교육은 철저하게 지방정부의 관할 하에 있었고 중앙정부는 90%에 이르는 학교재정을 학생당 기준에 의해 지원만 하였다. 대처 정부는 지방교육청의 감독권한을 사실상 없애고 학교재정 운영권한을 전면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로 이관함과 동시에 매 5년마다의 학교평가를 강력히 실시하여 부실한 학교의 통폐합 제도를 도입 하였다. 이러한 영국의 개혁정책은 뉴질랜드와 호주 등 주요 영 연방 국가로도 전파되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성공적인 개혁을 한 곳은 뉴질랜드로 뉴질랜드 역시 1989년 일시에 지역교육청을 폐지하고 학교재정 권한을 전면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 로 이관하는 이른 바 Tomorrow School(미래학교) 제도를 도입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영국과 뉴질랜드의 자유학교와 미래학교의 재정운용 방식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그것이 단순한 학생당 재정배분을 넘어선 완전한 의미의 단위학교 책임경영제라는 사실이다. 우 선 첫째로 학교장은 법인이사회격인 학교운영위원회에 매달 1 회 학교경영 보고를 해야 하는 상임대표이사로서의 책무를 수행 하고 있으며, 둘째로 학교경영지표의 핵심은 학부모의 선택에 기반한 학생 수라는 사실이다. 즉 학생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학 교재정 배분액수가 많아지고 줄어들면 당연 배분액도 감액되어 서 경영과 재정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장으로서는 학부모의 선택을 받기 위해 부단히 학교개선 노력을 해야 하며, 그 핵심은 교육과정의 꾸준한 개선활동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 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때의 교육과정 개선이 학교 교과목별 내 용과 시수의 변동을 의미하며, 결국 그것은 교원조직의 개선까지를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영국과 뉴질랜드의 교장은 학교 교원의 인사권에 전면적인 자율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다. 사실 학교장의 이와 같은 책임경영 권한은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대부분 학교의 사정들이다.
결론적으로 학교재정 운용의 효율성이란 궁극적으로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 그것은 CEO 교장의 경영 자율성과 책무성을 뜻한다. 단, 여기서 정부가 학생당 재정배분 의 기준을 마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학생 1인당 동일한 금액을 배분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알아 두어야 한다. 이는 선진국들 이 오랜 경험을 통해 학교재정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기할 수 있는 학생당 표준교육비 제도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가능하다. 학생당 표준교육비는 학교규모는 물론, 지역적 특성과 학생의 특성을 모두 감안하여 각각의 교육비 차이도를 반영하여 산정되며 일정 주기를 기준으로 변경된다. 우리의 경우도 1988년 이후 표 준교육비 제도가 도입되기는 하였으나 아직까지는 학교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교직원 인건비가 제외되고 있을 뿐 아 니라 각종 정책사업비들이 별도로 책정되고 있어서 정작 표준교육비로 배분되는 재정은 학교운영비의 절반 정도 밖에 못 미치고 있다.


학교는 매년 3월 1일 새 학기를 시작하며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선생님들은 열심히 1년간의 학교교육계획에 따른 예산운용계획을 세운다. 이는 2002년 도입된 학교회계라고 하는 훌륭 한 학교재정제도 덕분이다. 그러나 학교회계 도입 초기의 최대 목표였던 학교재정 운용의 자율성은 이후로 점차 줄어들기만 했다. 1년이 지난 이듬해 2월말이 되면 학교회계의 결산액은 평균 적으로 2배 이상 늘어나 있으며, 그나마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이듬해로 넘기는 불용액이 쌓인다. 이는 모두 학년도 중간 중간 에 예측불허로 편입되어 들어오는 각종 재정지원사업 때문이다. 재정지원 사업은 교육부와 광역교육청 뿐만 아니라 지역교육지원청과 일반자치단체와 여러 정부부처들도 마치 자신들의 논에 물을 대듯 호수를 갖다 꼽는 형국이다. 이러한 재정지원사업들 은 한결같이 매우 복잡한 실행보고서와 정산보고서를 요구하고 학년말이 되면 온갖 형태의 전시성 보고회까지를 거쳐야 한다. 학교의 잡무와 바쁨은 상당 부분 이러한 재정지원사업들 때문이 며, 학교재정 운용의 비효율성을 만들어 내는 주범들이다.


영국의 아카데미 체제가 시작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학교재정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개혁이었다. 행정관청의 불필요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학교에게 모든 재정운용권을 보장하며 그 책무성은 철저하게 학부모의 학교선택을 통해 확인하려는 시도이다. 지방교육재정 운용의 궁극적 효율성은 이와 같은 학교재정 의 자율성 없이는 불가능한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Ⅴ. 근본 대책으로서의 GDP 6% 공교육비 확보
OECD는 2015 교육통계를 발표하면서 한국이 GDP 중에서 가 장 많은 돈을 교육에 쏟아 붇고 있지만 여전히 초중등학교는 물 론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당 교육비는 최고 수준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이 부담하고 있는 교육비는 세계 최고 수준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OECD는 한국교육의 또 다른 짐인 사교육비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부담 교육비는 4.7%이며 민간부담 교육비가 2%여서 전체는 6.7% 인데, 이는 OECD 평균인 5.3%에 비하면 1.4% 포인트나 많다고 볼 수 있으나, 정부부담 재정만으로도 6%가 넘는 나라들도 많 다. 민간부담 공교육비의 비율이 처음으로 2%로 약 0.1% 포인트 정도가 줄어들어 OECD 통계가 시작된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칠레에 이어 2위로 내려가게 되어 민간부담율 1위의 불명예를 벗었다고 하나 결코 내세울 일은 아닐 것이다.
정부부담 공교육비는 왜 GDP의 6%를 최소한 넘어야 하는가?
그것은 대한민국의 기적은 교육기적이며 그것은 국민의 교육열 을 근간으로 하였고, 국민의 교육열은 다름 아닌 사교육비로 표현된다는 사실이 대변하고 있다. 사교육비가 한국사회에서 문제 가 되는 것은 교육격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투자에 비해 효과는 극도로 미미한 도박비용이 되 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교육수요자들 간에 경쟁을 부추겨서 사교 육 공급자들의 이익은 극대화되고 있지만 그로 인한 교육적 효 용, 곧 개인과 사회의 성장은 극히 미미한 것이다. 결국 유초중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의 비효율성을 낳고 있는 근본 원인은 공교육 체제의 취약성 그 자체이며 그 취약성은 근 본적으로는 공교육 투자의 빈곤에서 비롯된다. 물론 이 글에서 밝혔듯이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그리고 학교재정의 잘못된 운용 방식을 재설계함으로써 상당 부분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고 그것이 또한 현재 지방교육재정당국의 책무이기는 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문민정부(김영삼 대통령)에서 GDP 5% 공교육비 어젠다가 확립된 지 20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한 번도 목표 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김대중 대통령)는 GDP 6% 공약을 선거 당시에만 약속했을 뿐 IMF 경제위기를 핑계로 이후 공교육 재정의 확충 의제는 완전 히 사라지고 말았으며 참여정부에서는 고등교육 경쟁력이라는 목표에 치중하여 일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국고지원사업들, 예컨대 유아교육과 영재교육과 교육정보 화 사업비들을 조금씩 지방에 떠넘기는 단초를 제공하였고 급기 야 2010년대 이후 포퓰리즘의 광풍 가운데 누리과정과 무상급식의 재정폭탄을 안게 된 것이다.


사교육비는 이명박 정부 때에 이르러 잠시 주춤하였다. 이는 무엇보다도 방과후 학교와 원어민 영어강사 지원 그리고 스마트 교육 등 학교교육 프로그램의 개선을 위한 재정투자 증가로 해 석된다. 그러나 동시에 진행된 무상급식과 누리과정으로 인한 막대한 재정압박은 결과적으로 학교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고 최근 들어 주춤하던 사교육비는 다시 급증세로 돌아서고 있다. GDP 6%와 같은 추가재원의 확보없이 추진된 포퓰리즘적 지방교육재정 정책의 운용은 절대 규모의 부족과 운용구 조의 비효율성을 동시에 안고 있는 학교재정을 더욱 압박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결론적으로 사교육비의 과도한 증가는 빈약한 공교육 투자 때 문이다. 세계 평균에 비하면 분명 대한민국의 교육비 투자액수 는 많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세계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그것이 대한민국 기적의 원동력이라면 분명 그 중 일부는 반드시 국가재정이 감당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누리과정만큼에 소요되는 추가재정만이라도 국가재정이 투입되어야 한다. 현재 의 지방교육재정 제도와 구조에서는 결코 초중등학교의 몫을 나누어 누리과정에 재배분될 수 없는 일이며 이미 복지 사이클에 접어들어 버린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 재원을 삭감하는 일도 요 원하다. 그러므로 지방교육재정의 효율화는 서론에서도 밝혔듯 이 재원의 확충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긴요긴박한 누리과정 재정을 지 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 인상 등의 특별조치를 통해 해결함과 동시에 영국과 뉴질랜드 식의 학생당 표준교육비 제도와 학교단위 책임경영제를 과감히 도입함으로써 명실공한 교육재정의 효율화를 기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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