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독 시험에 학과중심 행정 도입… 개혁 드라이브 ‘시동’ - 고려대학교
송보배 / 한국대학신문 기자 싸이월드 공감
‘개척하는 지성’ 위한 고려대의 실험, 살펴보니
21세기가 원하는 고등교육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급격히 변 하는 사회 속에서 대학은 어떤 인재를 길러내야 할까. 최근 고려대의 실험적인 행보는 이러한 고민들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대는 최근 2018년도부터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정시모집을 축소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해 대학가 일대 화제가 됐다.


지난 10월에는 교내장학금에서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가계 곤란을 중심으로 장학금을 개편하는 혁신적인 장학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출석부, 시험감독, 상대평가를 없애는 3무(無) 정책의 일환으로 올 2학기부터 무감독 시험을 본격 시행키도 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염재호 총장은 ‘개척하는 지성’을 내세우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학이 선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고려대의 입학제도 개편과 3무(無) 정책은 이러한 염 총장의 정책기조에 맞춘 대학의 실험인 셈이다.


이런 일련의 개혁들은 성적중심, 경쟁중심의 기존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대학의 사회기여를 강조하고 있다.
출석부·시험감독·상대평가 없는 ‘3무(無) 정책’
‘개척하는 지성’ 기조 아래, 고려대는 올해부터 출석부, 시험감독, 상대평가를 없애는 ‘3무(無)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1학기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시행안을 확정했고, 1학기와 여름학기에는 무감독 시험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이어 2학기부터 무감독 시험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


염재호 총장은 “대학에서 초중고에서처럼 학생을 다루는 것은 맞지 않다”며 “기존의 시험감독, 출석부, 상대평가를 반드시 강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학이 지성의 전당인 바, 개인의 양심과 자유를 보다 신뢰하고 존중하겠다는 의미이다.


무감독 시험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등에서 ‘아너코드(Honor Code)’를 통해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한동대, 광운대가 도입하고 있다.


출석확인 자율화(무출석부) 역시 200여 개 강좌에서 도입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출석확인 자율화는 수동적인 출석문화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좋은 강의환경을 만드는 데 그 의의가 있 다”고 밝혔다.


상대평가 폐지도 희망하는 학과들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돈 없어 대학에 못 다니는 학생 없도록 한다”
필요기반(Need Based) 장학제도 개편
고려대는 지난 10월 교내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필요기반을 중심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장학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교육의 균등한 기회 보장이라는 장학금의 본의를 살린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고려대의 2016학년도 장학금 배정은 △자유장학금(자치·자율 기반) 35억 원 △정의장학금(필요기반, Needbased) 200억 원 △진리장학금(프로그램 기반, Programbased) 100억 원으로 개편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의장학금은 가계곤란을 겪는 학생에 대한 지원을 골자로 한다. 0~2분위 학생 등록금 100% 감면,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 생활비 지급(교내 근로 연계) 등의 혜택이 지원되며, 3분위 이상 학생은 장학위원회를 통해 선발한다.


염재호 총장은 “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학생의 경우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있지만 생활비 부족으로 인해 아르바이트 등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며 “우리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이 돈이 없어서 학업을 못 잇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필요기반(Need Based) 중심으로 장학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은 가계 소득이 65,000달러 미만일 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우리나 라 대학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격려 의미로 전달하는 메리트 베이스(Merit Based)의 성적장학금과 필요기반의 장학금을 함께 지급해 왔다. 고려대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재 정적 보상 대신학교에서 그 명예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다는 계획이다.
‘공교육 정상화’… 입학제도 개편
최근 고려대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취지로 입학제도 전면 개편 을 단행했다. 2018학년도부터 고교추천전형을 정원의 50%까지 확대하며, 기존 정시전형과 특기자전형은 축소하고 논술전형은 폐지하는 내용이다.


이남호 교육부총장은 “우리 대학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대 학이 선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여러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변화 중 일반인들이 가장 관심이 큰 영역이 입학인데, 어떻게 하면 사회기여라는 큰 숙제를 풀고 고교교육 정 상화를 위한 입학제도를 만들지 많은 연구를 했다”고 밝혔다.


정원의 27.4%를 차지하는 논술전형을 폐지하는 이유로는 ‘사교육비 부담 경감’ 취지라고 설명했다. 논술전형은 그간 창의적 인재 양성에 기여한다는 평가와 함께 고교과정 외에 별도의 사 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김재욱 입학처장은 “논술전형을 없앤다고 해서 사교육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고교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대학 에 올 수 있는 기회에서 공정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수능을 잘 보고 논술 잘 본 것이 아니라 고교 학습 에서 어떤 능력을 갖춰 왔는지 평가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존 일반고교만 가능했던 학교장추천전형은 2018학년도부터 특목고를 포함한 고교추천전형으로 대폭 확대된다. 고려대는 고교추천전형의 확대 도입은 고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학생들에게 고른 기회가 돌아갈 것 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고려대의 이 같은 개혁시도들은 올해 대학가에서 신선한 파동 을 일으켰다.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지만 경쟁보다는 기회균등 에 무게중심을 옮긴 시도들이 대학과 교육의 본질에 부합한다는 긍정론도 상당하다. 고려대의 잇단 개혁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고려대의 혁신행보가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게 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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