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개혁의 추진 방향과 향후 과제
배성근 / 교육부 대학정책관 싸이월드 공감
Ⅰ. 서론
대학 구조개혁 정책을 바라보는 많은 시선이 아직은 ‘구조개 혁 평가’에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 구조개 혁과 관련하여 고등교육 전반의 발전 방향과 지역균형 발전 등 보다 거시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1월 ‘대학 구조 개혁 추진계획’ 발표 이후 대학, 언론, 국회 등에서 다양한 의견 이 논의되어 왔지만 이러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담아 낼 그림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했다. 때마침 지난 10월 발의된 국 회 안홍준 의원의 「대학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은 다양한 쟁점사항을 고려한 청사진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하에서는 「대학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에 담긴 주요 추진 방향을 소개하고 향후 모색해야 될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Ⅱ. 대학 구조개혁의 추진 방향
1. 고등교육의 종합적인 발전 방향 제시
대학 구조개혁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대학 하나, 하나가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쟁력을 제고하면서도 고등교육 전반의 생태계가 건강한 모습으로 유지·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법안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대학 구조개혁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담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먼저 현황에 대한 진단이 중요하다. 학령인구 추이, 대학의 입학정원 규모, 인력수급 전망 등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학 간 역할·기능과 정원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 방향을 마련하고, 지역별 발전전략과의 연계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아울러 평생·직업교육, 외국인 유학생 등 새로운 수요에 대한 대응과 정부의 행·재정 지원도 포함되어야 한다.


법안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하여 고등교육의 발전에 관한 중장기 정책목표 하에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원활한 계획 수립을 위해 부처 간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에서 대학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심도 있는 검토를 할 수 있도록 대학, 정부, 전문기관 등 관계자의 의견, 자료 등을 제출받을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다.
2.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와 소통
고등교육 생태계를 건강하게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 과정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원감축 부담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소극적인 균형뿐만 아니라, 지역별 여건·특성에 따른 대학-기업-지자체 등의 협업을 통한 창조경제 활성화 등 적극적인 균형 발전을 포함하여야 한다.


법안에서는 고등교육 생태계 보호 및 지역 균형발전을 법 제정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역 간 정원감축의 합리적 부담을 위해 평가에 따른 정원감축, 대학의 기능전환 및 자발적 퇴출 등 관련 사항을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서 심의할 때,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 대학 구조개혁 기본계획 수립 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기본계획 및 제6조의 시행계획에 따른 사항을 연계하도록 하고 있다.


대학의 구조개혁 자체계획 수립에서도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제18조에 따른 발전계획 및 특성화계획 등과의 연계를 규정하고 있다.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 하기 위한 교육·연구 환경 조성, 학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학·복지 시책, 산업체 및 연구기관 등과의 산·학·연 협력 촉진, 평생학습의 장 제공 및 평생교육 지원 등 역량 강화를 위 한 내용들이 질적 구조개혁의 개념에 포섭되도록 한 것이다.
3. 대학의 자율적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 또한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력양성 체계의 변화를 위한 학사조직·행정조직 등 개편, 평생교육·직업교육·외국 인 유학생 등 새로운 수요에 따른 기능전환, 교육·연구·산학 협력 등 기능의 조정·강화, 경영 효율화, 정원 감축·조정 등의 사항을 구조개혁 자체계획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노력에 나서는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 서 행·재정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조개혁 자체계획을 추진하고자 하는 대학 에 대해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예산을 지원하여 자율적 학사구조 개편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행·재정적 지원 시,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사회·경제적 특성, 대학의 여건 및 특성, 재정지원 사업의 고유한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4. 정원감축 부담 최소화
학령인구가 급격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고등교육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대 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통해 향후 약 16만 명의 감소분을 3주 기에 걸쳐 4만 명(2914∼2016년), 5만 명(2017∼2019년), 7만 명 (2020∼2022년) 등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으나, 정원감축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법안에서는 평가를 통한 차등적 정원감축 외에도 학생 유치를 위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학에 대해 공익법인, 사 회복지법인, 직업능력개발법인, 평생교육법인 등으로 기능 전환 을 유도하고, 불가피한 경우 퇴출될 수 있도록 근거 조항을 포함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대학이 기능전환을 통 해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도, 보 다 양질의 교육여건, 교육의 질을 갖춘 대학이 많은 정원을 유지 하여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Ⅲ. 향후 추진 과제
1. 고등교육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
대학 구조개혁을 통해 대학사회 스스로 미래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우리나라 대학이 갖춰 나가야 할 모습과 경쟁력은 어떠한 것이어야 할지 공감대를 형성하고 비전을 모색해 나가는 등 대학사회의 자율적인 노력과 참 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 교육협의회 등 협의체를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때이다 .
2. 대학과 지역사회 간 상생·협력을 위한 방안 모색
대학의 발전을 논의하는데 이제는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대학이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산실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산·학·연 연계의 중심축으로서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학과 지역사회 간 상생·협력의 모색이 필요하다. 충청남도의 경우, 도청과 대학 간 실무 논의체계를 마련하여 대학들이 지역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동력을 만들고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는 등 각 지역별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회성, 이벤트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계획의 수립·추진 등 제도적 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3. 근거 법률의 조속한 제정
무엇보다도 이러한 노력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도록 대학 구조개혁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 법 제정이 지연될 경우, 대학의 2주기 평가 준비에 차질을 불러올 뿐만 아니 라 자율적 감축에 나선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간 형평성 논란 과 자율감축 철회 등 혼란을 가져오고 수도권-지방 간 정원감축 격차의 완화에 실패하는 등 혼란이 우려된다. 더구나 신입생 미충원에 따른 대학 재정의 부실화 및 교육여건 악화에 따른 피해 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며, 교직원 또한 학생 유치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어 교육·연구 등 고등교육 전반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또한 이러 한 피해가 교육의 질과 관계없이 지방대에 집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 동안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수정· 보완된 안이 발의되는 등 제반 여건이 마련된 만큼, 국회 차원의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Ⅳ. 결론
대학 구조개혁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향후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슈이다. 당장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10년간의 기간뿐만 아니라 이후 학령인구 40만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일관된 구조개혁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에서는 지난 11월 6일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보고한 대학규제 혁신 등 관련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2주 기 구조개혁 평가방안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성공적인 대학 구조개혁 추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이 이번 구조개혁을 계기로 한층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이 필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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