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구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영산대학교 총장
대담 :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싸이월드 공감
“10년 내 세계 200위권 대학 20곳 육성,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 50% 감축 골자로 하는
‘대학발전 비전 2025’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것”
“진행 중인 대학 구조개혁 평가는 정원감축 아닌
발전과 지원에 초점 맞추고 퇴출경로 더욱 용이하게 해야”
“‘대학발전 비전 2025(고등교육 발전 10개년 계획)’의 핵심은 국내 대학 20곳을 10년 안에 세계 200위권 대학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과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 폭을 현재의 4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 이하로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세계 200대 대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대학입니다. 10년 후 세계 200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우리나라 대학을 20개 육성한다는 게 ‘대학발전 비전 2025’의 골자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미국, 영국 다음으로 세계 3위 수준의 고등교육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가 4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적자 폭을 20억 달러 이하로 줄여,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를 50%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부구욱 회장(영산대학교 총장)은 대학 경쟁력 강화와 관련, 대교협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학발전 비전 2025’가 자신의 임기 내 역점사업이 될 것이라며 주요 내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부 회장은 이 계획을 오는 6월 26일에 열리는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부 회장은 또, 현재 진행 중인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 대해 “대학구조개혁법은 일부 보완을 전제로 통과돼야 한다”면서 “대학 구조개혁 평가의 명칭이나 목적이 정원감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발전적이지 못하며 구조개혁을 지원한다는 취지가 분명해야 하고 퇴출경로도 더욱 용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지난 6월 11일 오후 3시 서울시 금천구 서부샛길에 있는 대교협 회장실에서 부구욱 회장을 만나 대교협 회장에 취임한 소회와 포부, 대교협의 미래 비전과 향후 발전계획, 고등교육의 현안과 과제,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생각과 제언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백순근 원장 : 대학 구조개혁, 대학 재정 확충, 고등교육 질 제고, 대학체제 혁신 등으로 대학들이 처한 현실이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풀어가야 할 현안도 적지 않은 시기에 대교협 회장을 맡아 책임이 무거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취임 5개월이 되셨는데, 그간의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부구욱 회장 : 정말 무겁게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이처럼 중요한 일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미국과 영국 같은 선진국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으로서 대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미국의 경우 하버드대와 MIT대 등이, 영국의 경우 캠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 등이 각각 나라를 대표하며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은 어떨까요?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을까요? 이런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그 방안 마련에 정신없이 달려왔던 5개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향후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10년 후의 비전을 만드는 ‘대학발전 비전 2025 계획’과 창조경제에 적합한 인재양성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백순근 원장 :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국·공립 대학과 사립대, 일반대와 특수목적대 등 국내 대학들은 각자 처해 있는 상황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 대학이 서로 소통하고 공존해야 하며, 현재 대학들이 처한 현실과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하나로 모아내 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신임 회장으로서 이에 대해 어떤 인식과 복안을 가지고 계십니까.
부구욱 회장 : 우리는 고등교육분야에서 아직 일본을 추월하기 어려우며, 중국은 우리를 거세게 추월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첨단 분야와 중국에 비해 우위를 점해 오던 여타 산업분야에서 시장이 잠식되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후대들이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보면, 공감대 형성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윈-윈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공익’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구조개혁의 최종 종착지는 국내 대학들의 ‘국제 경쟁력 확보’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모두가 수긍하는 해결방안의 출발점이자 고등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교협이 마련 중인 고등교육에 대한 10년 후 비전을 만드는 일은 이런 상호 이해관계가 다른 대학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순근 원장 : 대교협은 대입전형의 자율적 관리 및 지원, 대학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보공시, 대학교육 질 관리를 위한 평가인증,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연구 지원, 학생 및 교수직원 인재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교협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아울러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부구욱 회장 : 대교협이 종전부터 해왔던 그 동안의 여러 가지 추진 사업이나 정책에 대해서는 특별한 복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준비해 온 대로 그대로 진행하면 될 듯합니다. 다만, 대학 경쟁력에 관해서는 10년 후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학발전 비전 2025’와 5년 후 새롭게 선보일 입시제도와 관련한 ‘교육미래 2030’, 이 두 가지 사업이 임기 내 역점사업이 될 것입니다.
백순근 원장 : “인재가 가장 큰 자산인 나라에서 고등교육이 바로 서야 하며, 국익을 위해 대학이 위기의식을 갖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이를 위해 “대교협 차원에서 현재 ‘고등교육 발전 10개년 계획을 세우는 중이며 이르면 6월 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질 예정이며,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부구욱 회장 : ‘대학발전 비전 2025(고등교육 발전 10개년 계획)’의 핵심은 국내 대학 20곳을 10년 안에 세계 200위권 대학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과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 폭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세계 200대 대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대학입니다. 10년 후 세계 200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우리나라 대학을 20개 육성한다는 게 ‘대학발전 비전 2025 계획’의 비전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 영국 다음으로 세계 3위 수준의 고등교육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 대학이 20개 정도 만들어지면 자신이 원하는 외국 대학에 유학갈 수 없을 때 혹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 외국에 나가 석·박사과정을 이수하는 것을 우리나라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가 4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젊은이들이 외국에 나가 선진학문을 배우기 위해 외화를 소비하는 양과 외국 유학생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경제에 기여하는 것을 정산했을 때, 우리가 마이너스 4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앞으로 10년 이내에 적자 폭을 20억 달러 이하로 줄여,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를 50%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립대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원을 만들고, 사립대학은 등록금 등에 대한 모든 규제의 예외를 인정하도록 만들려는 것입니다. ‘대학발전 비전 2025(고등교육 발전 10개년 계획)’는 6월 26일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제시할 예정입니다.
백순근 원장 : 지난 1월 16일에 있은 취임식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학 구조개혁과 관련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정원감축보다는 구조조정 이후 고등교육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대학 구조개혁의 바람직한 방안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부구욱 회장 : 대학구조개혁법은 일부 보완을 전제로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과반수의 대교협 회원대학 총장님들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교육부가 제시하는 방향, 즉 2023년까지의 평가에 의해 차등 감축을 함으로써 교육대란을 피한다는 방안을 대체할 합리적 대안이 없습니다. 다만, 법안 통과의 전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의 명칭이나 목적이 정원 감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발전적이지 못합니다. 따라서 구조개혁을 지원한다는 취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퇴출경로가 더욱 용이해야 합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빨리 퇴출되지 않으면, 그 대학들 때문에 다른 건전한 대학들이 큰 피해를 받게 됩니다. 부실하다 해도, 경쟁력이 미흡하다 해도 상당수의 정원을 확보합니다. 따라서 그만큼 건전한 대학들은 입학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학과 간의 빅딜도 권장하고 대학 간, 법인 간 통폐합이 더욱 촉진될 수 있도록 규정보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상위급인 A등급에 해당되는 대학들이 세계 200위권 대학을 지향하면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발전을 계획하고 실행함으로써 학부정원을 감축하게 되고, 나머지 대학들도 그에 따라 정원감축의 부담을 완화시키며, A등급 대학들과 동반상승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이 모두 함께 상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A등급 대학이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이 되어 국내외 우수학생을 유치하여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고급인력을 육성한다면, 나머지 대학은 교육 및 지역중심대학이 되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고급기술 및 직무역량을 함양한 지역 산업인력을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어 고등교육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수순을 밟는다면, 국가 고등교육의 경쟁력 향상과 지역 균형발전, 교육부문 무역수지 적자를 동시에 해소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백순근 원장 : 오는 9월부터, 대학 강의를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통해 스타교수의 명품강의를 누구나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이미 K-MOOC의 시범운영에 참여할 10개 대학, 27개 강좌가 발표되었고, 장기적으로 학점을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데요. MOOC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질의응답과 과제, 토론 등 쌍방향 학습이 가능해 최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혁과 함께 교육 플랫폼 및 교수방법 등 교육 소프트웨어의 변혁은 대학교육의 현장에 커다란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대학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부구욱 회장 : 학부강의의 경쟁력 확보에 더 자극을 받고, 더욱 개선된 효과가 생길 수 있도록 대학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K-MOOC 등이 보편화되는 시대에 대비하여 교수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하고, 그런 진전된 여건을 활용한 Flipped Learning과 같은 교육기법에 대한 연구준비가 더욱 치열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백순근 원장 : 최근 몇 년 사이 공대로 몰려가는 문과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에 지쳐 철학·불문과 학생도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미스매치 현상도 있고, 인문계와 이공계 졸업생 간 취업률 격차가 커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어떤 지적이나 제언을 할 수 있을까요.
부구욱 회장 : 문과, 특히 기초인문학에 관한 분야는 학문 후속세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원만 잔존시키고, 나머지 불합리한 과잉인원은 이공계 쪽으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순리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이공계 쪽으로 간 인원이 보다 많아지면서 산업수요에 부응하게 될 때,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도 향상될 것입니다. 현재의 산업 인력 구조에서 대학이 공급하는 인재와 현장의 기대에 서로 큰 차이가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산학일체형 교육으로 극복하여 산업현장에서 바로 발휘할 수 있는 실무능력 중심의 산업특화교육과 현장체험교육을 통해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 경쟁력까지 겸비한 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들도 변해야 합니다. 우리 대학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신흥 비즈니스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를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배울 수 있는 우리 대학 인도비즈니스학과의 필드 학기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개설된 인도비즈니스학과는 국내에 3개 밖에 없는 인도 관련 학과 중 하나로서 기업 프로젝트와 연계한 인도 현지수업을 통해 인도 실무전문가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로부터 현지 시장조사를 비롯해, 기업이 준비해야 할 정보 등을 의뢰받아 수행하게 되며, 교수와 학생이 팀을 꾸려, 한 학기 동안 현지 시장조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은 현지 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얻게 되고, 학생들은 현지 기업마케팅 경험과 함께 자연스럽게 기업에서 요구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어 관련기업의 취업에 유리하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 영산대도 그동안 모든 전공교육을 산학일체형 교육체제로 바꾸는 것에 중점을 두고 달려 왔습니다. 산학일체형 교육, 국제화 교육, 교양교육 등 교육과정 개편 등을 통해 그 토대를 마련해 왔습니다.
백순근 원장 : 대학들이 적립금을 쌓아놓고 등록금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2013년 기준 전국 사립대의 누적 적립금은 11조 원에 이르고 있으며, 등록금 인하가 시작된 2009년부터 2013년에도 1조 1,000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들은 지출구조를 효율화, 투명화 함은 물론, 적립금을 경쟁력 강화의 종자돈으로 쓰고 정부는 바람직한 적립금 활용방안을 찾아 대학들에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구욱 회장 : 적립금이 증가하는 것 자체를 백안시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립금이 많다고 하는 대학도 외국 대학의 적립금 규모에 비해서는 대단히 적은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적립금이 많은 모든 대학들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는 국가적 여망에 부응해야 되고, 그래서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 경쟁력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이런 지출구조의 효율화와 투명화는 당연히 전제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아울러, 정부가 적립금 활용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입니다.
백순근 원장 : 대학 등록금 이슈가 대학교육의 질적 문제로 연결되는 게 염려스럽고, 대학은 커 가는데 학생들의 취업은 여전히 어려우며, 대학 재정을 확보하는 데에도 대학의 자율성을 해치는 여러 제약이 있어 교육력을 향상시키고 대학을 경영하시는데 여러 가지 고민과 현안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학가의 여러 문제나 현안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계시고 대안이나 해법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부구욱 회장 :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습니다. 재정난이 심각한 대학들이 많지만, 교육부의 협조 요청이 워낙 강해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려는 상황입니다. 일부 적립금이 많은 극소수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이 반값 등록금 정책에 의해 교육경쟁력이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올해 무리하게 협조하더라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내년부터는 더욱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해소책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합니다. 아직 많은 대학이 재정적 지원은 절실하고, 대학의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운신의 폭에 대한 지나친 제약은 완화되었으면 합니다. 학생 취업문제와 관련해서는 연구중심을 지향해야 할 소수의 상위권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의 경우에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차원에서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정부에서도 고등교육의 새로운 비전을 위해 보다 많은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백순근 원장 :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학부교육의 변화와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금 이 시대와 사회는 글로벌 창의인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대학교육은 지적능력만을 키우는 산업화시대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머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 창의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대학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어떤 개혁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부구욱 회장 : 글로벌 창의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교협에서는 적어도 세계 200위권 대학에 상위권 20개 대학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한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제도의 틀 속에서 입시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 후대에도 계속 국가의 생존과 발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에서 검토되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 틀이 완성되기까지는 개별 대학은 토론식 교육, Flipped Learning, 프로젝트식 교육 등 다양한 교육기법의 개발을 통해 대학교육이 혁신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목표는 분명합니다. 현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경제에 적합한 인재 양성입니다. 창조경제는 정부가 주장하기보다 우리나라로서는 어차피 가야할 방향입니다. 그래야만 모방자가 아닌 선도자로서의 위치를 가질 수 있고, 나아가 첨단산업경제를 중심으로 한 국가 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백순근 원장 : 대학은 지식과 정보의 핵심통로로서 경쟁력이 있는 부가 가치적 지식을 창출하는 원천이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선진지식을 받아들이고 국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국제화 추세에 부응해야 합니다. 한국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부구욱 회장 :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실질적인 글로벌 캠퍼스 구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강의가 더욱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어야 해외 유학생들이 유치되고, 우리 교수들과 학생들의 국제적인 진출의 벽도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국제화가 가속화되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대학의 세계 대학 랭킹도 급속하게 상향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해외 유망시장의 발굴과 해외 산학네트워크 구축사업 등과 연계하면 졸업생들의 해외취업의 활로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예컨대, 우리 대학은 아시아 신흥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20조원 이상 투자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잘 아는 인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동산 개발, 금융, 의료, 엔터테인먼트, 관광, 레저 등 신흥시장 비즈니스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인도네시아에 있는 자매대학들과 연계하여 본교로의 유학을 장려하는 한편, 우리 학생들도 인도네시아에 보내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 없습니다. 앞서 얘기한 학과들이 설치된 대학들도 많은 것입니다. 이제 우리 대학들도 해외 유망시장의 가능성에 눈을 돌려, 어떻게 대학의 발전방향과 연계시키느냐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국내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려면, 실질적인 국제교류가 이루어지도록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백순근 원장 :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반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정부는 ‘행복교육, 창의인재 양성 및 능력중심사회 구축’을 기조로 하여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마련, 대학 등록금 부담 경감, NCS의 현장착근을 위한 내실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고, 3년차인 올해에는 이미 발표한 정책들의 구체적인 추진과 함께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개발, 대학 구조개혁과 특성화, 대학생 창업 활성화, 산업수요 중심 인력양성체제 개편 및 일·학습 병행 교육·훈련 확산 등을 집중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교육분야 국정과제와 주요 교육정책에 대해 간략히 진단, 전망해 주십시오. 아울러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어떤 변화를 주문하고 싶으신지요.
부구욱 회장 : 현 정부의 교육분야 국정과제와 교육정책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창조경제에 적합한 교육체계의 큰 골격을 정립한 다음, 여러 가지 세부과제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경우, 사실은 이과 수준의 과학, 수학 교육이 문과생에게도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거꾸로 이과생을 문과생 수준으로 과학, 수학 교육의 수준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대학 구조개혁에 있어서, 스스로 퇴출을 원하는 대학에게는 퇴출이 용이하게 제도적으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더불어 대학 구조조정과정에서 감축되는 입학정원은, 보통 등급 대학의 경우에는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인 20% 미만으로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0%까지 정원 감축에 몰리면 재정자립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백순근 원장 : 2001년부터 영산대 총장을 맡아 15년간 일선에서 대학경영을 해오고 계시고, 대교협 회장에 취임하시기 전에는 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과 대교협 부회장 등을 지내시면서 대학의 발전과 선진화를 위해 정책을 제안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오셨는데, 우리 대학이 교육력을 향상시키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저해요인은 무엇이며, 이를 해소·극복하고 세계 일류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 기업이 어떤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부구욱 회장 : 기본적으로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대학이 변화하게 하면서 안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것은 인간사회에서 누구나 아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결국 경쟁을 통해서, 경쟁력을 향상시키게 하면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고등교육체제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정책을 비롯해 제도적 장치와 기업과의 긴밀한 연계 시스템 등이 절실합니다. 먼저, 세계의 대학들과 경쟁하며 국가발전을 견인할 고급인력을 육성하는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려면 국가 R&D 예산을 재분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연구소와 출연연구소에 지원되고 있는 국가 R&D 자금이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에 확대 투자될 수 있도록 협력체제 및 연계를 강화시켜야 합니다. 연간 약 16조원의 R&D 자금(2013년 기준)이 배분되고 있지만, 대학연구소의 성과에 대한 우려로 인해 대기업연구소 및 출연연구소와 대학과의 협력은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아울러, 해외 재원을 활용해야 합니다. World Bank, IDB, ADB, AIIB 등 국제기구의 R&D 자금 및 해외기금 확보에 대한 정부차원의 매칭 펀드 기금 마련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예컨대 대학이 국제기구로부터 1,000억 원의 펀드를 받았을 경우, 정부에서 1,000억 원을 매칭 펀드해 연구비 2,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연구중심대학 내에 다국적 기업들의 R&D센터 설립 등 다국적 기업들과 연구 중심대학 간 R&D 협력체계 구축도 지원하면 효과적입니다. 이외에도 지원정책 및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합니다. 예컨대, 글로벌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위한 지원 특별법을 제정(가칭 ‘글로벌 대학 육성 특별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순근 원장 :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산학협력 기반의 교육명품 대학’이라는 비전 아래 ‘홍익인간·원융무애’의 건학이념과 ‘참된 인성·창의성·실용성’의 교육목표를 기반으로, 지식기반 글로벌 창조경제시대에 지역산업·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글로컬 창의인재’라는 인재상을 추구하고 있는 영산대학교의 위상과 역할, 도전과 성취, 미래 비전과 발전계획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부구욱 회장 : 우리 영산대학교는 올해 개교 33주년을 맞이하는 부산·경남 지역의 중견 사립대학입니다. 지역사회의 산업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캠퍼스 특성화(양산캠퍼스와 해운대캠퍼스)를 추진하는 대학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영산대는 주변 상황과 기존의 우리 노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강소기업 CEO형 인재’와 ‘전문변호사 양성’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와 같이 지방에 소재한 대학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바람직한 목표설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인 홍익인간과 원융무애는 결국 철학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의 궁극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역산업을 선도하면서도 건학이념 탐구를 중심으로 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지식기반 창조경제 시대에 우리 대학은 부산·울산·경남 지역 중심의 대학기반 일자리 창출과 지역기반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현 및 적용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맞아 지역주민의 평생에 걸친 자기계발과 직업역량 강화를 돕고, 지방자치와 행정 발전을 위한 싱크탱크로서 기능하면서 지역의 총체적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백순근 원장 : 자녀들이 다 장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자녀교육은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회장님 나름의 교육관이랄까 교육철학이 있다면 이 기회에 말씀해 주십시오.
부구욱 회장 : 장녀는 우리 영산대를 졸업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장남은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현재 미국에서 취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믿음과 소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를 믿어주고, 자녀에 대한 소망을 가져주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울러 ‘봉사와 나눔의 삶’을 많이 강조합니다. 많은 것을 갖고 난 후에야 기부나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사랑을 실천하고 베풀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봉사와 나눔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넉넉함이 있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순근 원장 : 한국교육개발원에 대해 가지고 계신 바람이나 기대, 제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부구욱 회장 : 한국교육개발원은 우리나라 교육 백년대계를 위해 전문적 자문과 교육정책 수립 지원 등 기여하는 바가 많은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정책 전문연구기관으로서 창의적인 담론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대교협과도 중요한 사안에 대해 담론의 장을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구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영산대학교 총장

1952년 부산 출생.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를, 한양대학교에서 법학 명예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7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법조계에 입문하여 부산과 수원, 서울 등지에서 판사로 근무하였으며, 2000년엔 서울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를 지냈다. 이후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회의 위원(2001-2005), 부산국제영화제 후원회 회장(2005-2009),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로스쿨대책위원회 위원장((2009) 및 대학윤리위원회 위원장(2009), 제17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2013) 등을 역임하였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영산대학교 총장으로 있으면서 올해 1월부터 제21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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