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실제로 전국서 ‘주목’… 명문대 진학으로 성과 드러나 - 삼천포고등학교
이웅재 / 경남일보 기자 싸이월드 공감
경남 사천시 벌용동에 자리 잡고 있는 삼천포고등학교(이하 ‘삼천포고’)가 운영하고 있는 교과교실제가 지방 고등학교 중의 명문대 진학의 수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 12만 중소도시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고, 학생이 바라는 좋은 교육을 실현하는 수범사례로 소개되면서 전국 학교들의 탐방이 줄을 잇고 있다. 삼천포고는 교과교실제 시행 5년 만에 우수자원 확보가 양질의 교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정착과 함께 전국과학탐구대회와 각종 박람회 발표 등 외부 인지도 상승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2014년 전국 교과교실제 우수학교 공모 대회' 교육부장관상 수상은 백미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하는 '2014년 전국 교과교실제 우수학교 공모 대회'는 교과교실제 우수사례 정보공유 및 확산을 통한 내실 있는 교과교실제 운영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전국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학교 615개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삼천포고 교과교실제는 수준별 수업이 가능한 선진형 모델로 전 과목에 걸쳐 블록타임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목을 중심으로 교과 프로그램이 구성되면서 전문화와 특성화가 가능해졌다. 수업과 관련된 자료들을 총체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교사지도의 전문화와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 등 학습효과도 동반 상승했다.


삼천포고 교과교실제 운영성과는 명문대 진학률 향상으로 나타났다. 올해 삼천포고 명문대 진학 현황은 '사천시 명문대 진학 지원 기준'에서 관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0년 9월부터 본격 운영
학생 눈높이 맞춘 운영시스템으로 성과 극대화
삼천포고는 우리나라가 교과교실제를 운영키로 한 2009년부터 준비에 들어가 지난 2010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1학년 적응단계, 2학년 본 단계, 3학년 마무리 등 학생 눈높이에 맞춘 운영시스템으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09년 당시 삼천포고는 SWOT 분석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극소수 학생의 서울대 진학을 위해 전 학생이 희생하는 시스템(선택과목)이었다. 학교는 일정 수준 이상 학생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과교실제 도입으로 왜곡된 교육현장을 탈피했다. 특정인 서울대 진학이 아닌 일정수준 이상 다수학생들의 '인 서울(In Seoul)'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삼천포고 대입 전략 수정의 배경에는 대입전형의 다양성이 있다. 성적과 스펙으로 대별되는 대입전형에서 스펙쌓기에 보다 유리한 교과교실제에 해답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선택은 주효했다.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삼천포고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상을 담은 학생부는 수시모집과 입학사정관제도 선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다양한 교육활동의 내용을 풍부하게 기록하는 학생부가 큰 효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륙·비상·착륙·안착 등 다양한 교과교실제 모델 적용
교과별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 운영
삼천포고는 2010학년도 2학기부터 교과교실제 선진형을 운영했다. 교실 9개실을 증축하고, 당시로서는 선진화 기자재였던 빔프로젝터와 유리칠판 등을 도입했다. 또한 ‘선진형 교과교실제 다양한 특색프로그램-이륙’, ‘생각 키우기-비상’, ‘행동 가꾸기-착륙’, ‘도전과 개척정신 기르기-안착’이라는 비전으로 다양한 교과교실제 모델을 개발해 적용했다. 수준별 이동수업은 2013년 수학·영어 교과에서 행정학급 6개 반을 10개의 수준별 학급으로 확대 운영, 학생들의 수준을 현미경처럼 세분화했다.
2014학년도에는 학년별, 교과별 다양한 형태의 수준별 이동수업 모델을 개발·적용했다. 1학년은 2+1, 2학년 인문과정 국어과는 3+2, 자연과정은 3+1, 3학년은 3+1의 형태로 획일적인 수준별 이동수업이 아닌 학생의 요구와 교과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했다.


삼천포고는 수준별 이동수업의 운영과 함께 평가에도 수준별 문항을 개발해 실제 시험에 반영했다. 국·영·수 등 주요 과목에서 같은 문제를 상·중·하 수준으로 출제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를 풀도록 했고, 그 결과 성취감과 학습의욕 고취 등 긍정적인 면이 부각됐다.
또한 각 교과별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국어과의 ‘무학년제 진로테마 체험학습’, 영어과의 ‘English Presentation 대회’, 수학과의 ‘수준별 수학공식 스프링 노트 제작’, 사회과의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집 자체 개발’, 과학과의 ‘창의·인성 종합학술제’, 예·체능교과의 ‘2+2 상생협동학습’ 등이 있다.
‘문천관’ 교과교실제 전진기지 역할 톡톡히 해내
‘제2문천관’ 운영, 성과의 폭 넓힐 계획
삼천포고 교과교실제 운영의 전진기지이자 첨병은 ‘문천관’이 맡았다. 문천관은 전국 모의고사 성적과 교과 성적을 기준으로 각 학년마다 14명씩 전체 42명으로 구성, 국·영·수 교사가 담임을 맡아 운영하는 특수반 성격을 띠고 있다.


주요 과목 교사가 담임을 맡아 야간자율학습 등의 프로그램으로 밀착 지도하자 외부(학원) 학습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전 학년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깊어진 유대감은 상호 지도가 가능한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했다. 상위권과 중·하위권 등 4명의 학생들이 그룹 지도하는 ‘2+2 상생협동학습’ 동아리는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과 같이 동반성장 모델의 대표적 사례다.


주요 과목 지도교사의 24시간 밀착교육과 선·후배 간 정보공유와 진로상담 등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면서 문천관은 자타 공인 삼천포고 수월성 교육의 맨 앞자리에 섰다.


문천관의 성과에 고무된 학교는 최근 ‘제2문천관’ 운영에 들어갔다. 교과교실제에서 비롯된 성과의 폭을 넓히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범해 2개월째 접어들었다. 이는 ‘인 서울’ 전략의 폭을 지방 명문대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며, 성적 중심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대입전형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삼천포고 교과교실제의 성과가 서울교육문화회관 박람회 등 주요 홍보 부스 운영으로 소개되면서 학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2013년 전국 청소년 과학탐구대회에서 대상을 거둔 것은 압권이다. 인문계 고교가 과학고 등 쟁쟁한 경쟁 상대를 물리치고 경남대표로 전국 과학대회 본선에 진출한 것만도 대단한데, 이에 더해 대상까지 차지했기 때문이다.


삼천포고 교과교실제의 잇단 성과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전국 학교 관계자들의 탐방도 줄을 잇고 있다. 제주도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전국 200여 개의 학교에서 운영사례를 탐구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 잘 자랐지요. 1인당 3회 이상 무대에 세워 면접에 대비하다 보니 떨지 않고 할 말 조리 있게 다 합니다.”
정호영 교장이 2월 24일 '설송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졸업생 선배들과 재학생의 만남, 멘토-멘티 현장에서 한 말이다.


이날 서울과 지방 국립대 등에 진학한 선배 졸업생들은 ‘가고 싶은 대학 가는 공부 방법’, ‘경쟁관계 타지학생들의 학구열’, ‘재수 경험’, ‘해야 할 때 하지 않아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었던 경험’ 등을 가감 없이 전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정 교장은 “아낌없이 베푸는 선후배간 두터운 정리가 삼천포고의 또 다른 자산”이라며 “이를 토대로 명문을 지향하는 삼천포고의 전통이 세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정 교장은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에서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 교과교실제라는 지론을 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교육활동을 기록할 수 있는 학생부, 다양한 활동을 수반하는 교과교실제의 풍성한 기록이 현행 대입선발제도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 교장은 앞으로의 입시제도는 입학사정관제 약화 등 나열식 스펙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스펙을 중시함과 아울러 수능의 비중이 클 것이란 분석과 함께 학생 스스로 창의적인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교과교실제 운영이 정착단계에 들어선 만큼 이제는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수업 전 명상과 감사일기 작성 등 매사에 감사하고 양보하며 배려하는 인성교육을 강화해 인간미가 넘쳐나는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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