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SW교육의 방향과 전망
박제윤 /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 싸이월드 공감
Ⅰ. 들어가며
최근 신문 등 언론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연일 보도되고 있다. 7차 교육과정 이후 컴퓨터 교육, 특히, 소프트웨어 교육이 지금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이 뜨거웠던 적도 없을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가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과 성장, 가치 창출의 중심이 되는 디지털 지식정보 사회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식정보 사회는 소프트웨어와 컴퓨팅 기술을 이용한 문제해결력과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따라 교육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로 이수토록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개발 중이며, 올해 9월, 고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육부가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 교육의 방향과 전망, 그리고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Ⅱ. SW교육 강화 배경
교육부는 지난해 7월, 미래부, 산업부, 문체부와 합동으로 개최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전략 보고회’를 통해 초·중등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행복교육과 창조경제 시대를 이끌 창의인재의 육성을 목표로, 모든 학생들에게 능력과 적성에 맞는 소프트웨어 학습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공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교육한다는 내용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수화 기조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해외의 주요 나라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서 필수화하여 실시하고 있는데, 그 중 영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국은 2014년 9월부터 기존의 ICT활용 교육을 대체하는 새로운 ‘컴퓨팅(Computing)’ 과목을 신설하고, 초·중등학교의 모든 학령(5세~16세)에서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으로 지정하였다. 특히, 12개의 정규 과목 중 하나로 포함된 컴퓨팅 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 스포츠와 더불어 5대 필수 과목 중 하나가 되었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영국이 맨 먼저 소프트웨어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필수로 편성한 것은 산업경제 시대에 이어 디지털 창조경제 시대의 패권을 다시 거머쥐고자 하는 영국의 절실함이 묻어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1]. 이러한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수화는 영국을 포함하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의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거나 2016년부터 실시 예정에 있다. 이는 디지털 지식 정보사회의 도래에 따른 인재상의 변화와 함께, 소프트웨어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인식하고, 시대적 사회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 접어들면서 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Ⅲ. SW교육 강화의 주요 내용
교육부는 2014년 9월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 주요 사항을 발표하면서 초·중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을 제시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8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수화 될 예정이며, 초등학교는 5~6학년에서 배우는 ‘실과’ 교과에서 17시간 이상을, 중학교는 ‘정보’ 교과에서 34시간(기준수업시수)을 이수하게 된다. 또한, 고등학교의 경우 심화선택 과목이었던 ‘정보’가 일반선택 과목으로 전환된다. 교육내용은 초등학교 실과의 컴퓨터 활용 중심이었던 ICT 단원이 소프트웨어 기초소양 중심의 대단원으로 개편되고, 기존의 중학교 정보 과목의 내용 중에서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 등의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내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개발 중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그림 1]과 같이 학교 급별 계열성과 위계성을 갖는다. 초등학교 실과에서 코딩(프로그래밍) 체험 중심의 쉽고 재미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중학교 정보에서는 초등학교 실과에서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제작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함양하게 된다. 고등학교에서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정보’와 과학계열 고등학교의 ‘정보과학’ 과목을 통해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보다 심화된 내용을 학습하게 된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레고 블록처럼 명령문을 조립하여 프로그래밍을 하는 교육용 도구를 활용하거나 컴퓨터 없이 체험과 활동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제작의 기본원리를 학습하는 수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한, 공통 교육과정인 중학교에서도 학습량과 난이도를 대폭 감축하여 실습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교육과정이 개발 중이다.
Ⅳ. SW교육의 방향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은 코딩 교육, 프로그래밍 교육, 정보 교육, 정보과학 교육, 컴퓨터과학 교육 등 다양한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 핵심에는 소프트웨어 제작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함양하는데 있다.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논리적인 사고의 산출물이며, 프로그래밍(코딩)은 어떠한 원재료 없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행위이다. 1854년 영국의 수학자 조지 부울(George Boole)은 ‘생각의 법칙에 대한 탐구’라는 책에서 ‘사람의 사고는 조립되는 것이며, 새로운 사고들은 3가지의 연결 방식에 의한 기본 사고들의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 연결 고리에는 ‘그리고(and), 또는(or), 부정(not)’이라는 수학적인 연결자가 있다고 보았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부울 대수(boolean algebra)의 시작인데[2], 초등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크래치를 비롯하여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교육용 프로그래밍 도구 포함)에도 참과 거짓으로 구분되는 조건식(기본 사고)과 그 조건식을 연결하는 3가지 연결자가 동일하게 존재한다. 즉, 조지 부울이 주장하는 인간의 사고과정에 대한 수학적 표현 방법과 프로그래밍 과정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코딩(프로그래밍)이라 함은 이러한 ‘사고’들을 조립하고, 순차, 선택, 반복으로 대별되는 ‘사고의 순서와 흐름’을 컴퓨터의 ‘머리(중앙처리장치)’에 심어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단, 이 과정이 매우 명확하고 형식적(formal)이어야 한다. 이렇게 학습자가 컴퓨터에게 심어주어야 할 ‘사고’를 조립하고, ‘사고의 순서와 흐름’을 명확하게 기술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력이 키워진다는 것이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이자 지향점이다.
창의력은 논리적인 사고력과 함께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능력 중 하나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창의력과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프로그래밍(코딩)을 통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의 핵심요소들을 추출하는 등 문제를 단순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추상화(Abstraction)라고 하는데, 이러한 추상화는 창조적 사고의 주요 방법 중 하나다.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교의 생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Robert Root-Bernstein)은 자신의 책 ‘생각의 탄생’에서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유추 등의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13가지 생각 도구를 제시하였는데, 그 중에서 추상화는 ‘현실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면서 중대하고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으로 정의했다[3]. 이러한 추상화 과정은 일상의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래밍(코딩)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겪게 되는 경험들과 맥을 같이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정보과 교육과정에서 핵심개념으로 ‘추상화’를 새로 추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이수한 학생이 문제해결력은 20.4%, 논리적 사고력은 37%, 확산적 사고력은 22.3%가 향상되었다는 최근 연구결과[4]는 프로그래밍(코딩)이 논리적인 사고와 창의력을 함양할 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학습자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레고 블록처럼 명령문을 조립하는 교육용 프로그래밍 도구들을 이용하여 쉽고 재미있게 프로그래밍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능력이 함양되도록 해야 한다.
Ⅴ. 향후 과제와 전망
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18년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2018년부터 적용되는 초·중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에 대비하여 소프트웨어 교육의 안정적 도입을 위해서는 교과서의 개발과 보급, 교사 확보 및 연수, 인프라 개선 등의 과제들이 남아 있다. 교육부는 올해 2월에 소프트웨어교육 운영지침을 전국 학교에 보급하면서 초·중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등을 제시하였다. 이 지침은 초·중학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8년 전까지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안내서로서, 연구학교와 희망학교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하는 학교에 적용된다.


새 교육과정에 맞는 교과서가 개발되어 보급되기 전까지 학교에 적용할 수 있는 보조 교재도 필요하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 대상의 학생용 보조 교재와 교사용 지도서가 개발 중이다. 기존 교과서 형식을 탈피하고, 쉽고 재미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되도록 워크북 형태의 교재로 개발 중에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보급할 예정이다. 특히, 학습자가 프로그래밍의 흥미와 동기를 찾을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할 문제상황을 실생활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교재와 함께 단위 학교의 실습실 환경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2015년 하반기부터 학교 현장의 소프트웨어 교육용 기자재 및 유무선 망 등 교육환경 실태를 전수조사하여 연차별 세부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실에서 국가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주체는 교사다. 따라서 내실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에 대한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연간 170명씩 총 680명의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 교원을 양성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교원은 시·도교육청에서 연수 등의 강사로 활동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최신의 교육내용이나 수업사례 등을 현장 교사들에게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선도교원의 양성과 더불어, 전체 초등 교원의 30%에 해당하는 6만 명과 중학교의 정보·컴퓨터 교사들에 대한 연수가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학교 현장의 소프트웨어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우수사례를 개발·보급하고자, 올해부터 전국 68개교(초45교, 중23교)를 대상으로 연구학교를 운영 중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학교는 소프트웨어교육 운영지침에 맞는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학교 현장 중심의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 방안 등을 모색함으로써, 일반학교에 우수사례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Ⅵ. 맺으며
소프트웨어 교육은 서두에서 논의한 것처럼,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함양하는 훌륭한 도구다. 따라서 지식 위주의 내용을 주입하거나 단순히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학생들이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들을 컴퓨터 화면에 실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함양하고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식하는 쉽고 재미있는 교육이어야 한다. 그래야 소프트웨어 교육이 교실에서 학생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신나는 교육으로서 초·중학교의 필수 교과로 제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한국경제신문, ‘英 코딩 못하면 국가미래 없다.. 5살때부터 컴퓨터언어 교육’,
2014.03.31. A5면
[2] 이광근, ‘컴퓨터 과학이 여는 세계’, 인사이트, 2015
[3] 박종성(역), 로버트 루스번스타인, 미쉘 루스번스타인(저), ‘생각의 탄생’, 에코의 서재,
2007
[4] 안성진, ‘ 초중등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과 논리적 사고력 향상과의 상관관계 연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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