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학 구조개혁 평가, 성과와 과제
배성근 / 교육부 대학정책관 싸이월드 공감
Ⅰ. 서론 : 대학 구조개혁의 추진 배경
교육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며 특히 대학의 역량이 곧 국가의 역량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 대학은 경제성장의 버팀목으로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등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여건의 변화로 대학에 새로운 변화의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기존의 “입학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뛰어 넘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그 동안 대학이 성장해온 배경에는 학과를 증설하고 정원을 확대하여 보다 많은 입학생을 받아들이는 공급 중심의 접근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 수가 감소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상 또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학생이 선택한 전공에 따라 정해진 역량을 갖추기만 하면 사회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지식을 많이 보유한 인재보다는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의 교육과정과 사회의 요구되는 역량 간의 불일치는 기업에는 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재교육의 부담을, 학생에게는 진로 및 취업의 어려움을 주고 있다.


대학 구조개혁은 이러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화두로 제시되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학의 변화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 짓는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학 구조개혁 추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Ⅱ. 대학 구조개혁의 취지
1. 소모적인 학생유치 경쟁이 아닌 교육의 질 제고 경쟁을 도모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대학 신입생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매년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대학들은 각각 신입생을 몇 명이나 유치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학생유치 경쟁에 직면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은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캠퍼스를 도심으로 이전하고, 등록금을 인위적으로 삭감하며, 매력적인 학과명을 개설하는 등 교육의 질과는 관련이 없는 소모적인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정부에서 마련한 방안은 대학 간의 공정한 경쟁의 규칙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학생, 학부모의 관점에서 교육의 질 제고 노력을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매년 적정 수준으로 대학 신입생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게 되고 대학은 학생 유치에 대한 걱정 없이 교육의 질 제고에만 힘을 쏟으면 될 것이다. 비록 지방에 소재하거나, 규모가 작거나, 사회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더라도 노력의 정도에 따라 정원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2. 평가를 위한 평가에 그치지 않고 대학의 평상시 노력을 유도
기존의 대학 평가는 정량 지표를 토대로 하위 15%의 대학을 선별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객관성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 대학이 하위 15%에만 들지 않도록 인위적으로 정량 지표를 끌어올리는 경쟁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물론 교원, 재정, 취업률 등 수치가 좋아지는 것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생, 학부모의 입장에서 “그래서 좋아지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는 평가방식이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성평가를 도입하였다. 교육여건, 학사관리, 학생지원, 교육성과, 교육과정 등 학생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영역에 대해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숨은 노력을 평가에 적극 반영하였다. 그리고 평가 대상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였다. 이를 통해 평가를 앞두고 인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대학보다는 학생, 학부모의 관점에서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평소에 노력을 기울여온 대학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3. 공급자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 변화
재정을 지원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대학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정책이다. 예를 들어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IME)은 인력수급 전망을 토대로 20년, 30년 후 사회 수요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스스로 학사구조를 개편하고 학생 중심의 학사제도와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는 대학의 노력을 뒷받침하고자 하는 방안이다. 기초 학문의 중심축으로 인문학을 진흥하고, 학과 또는 전공의 벽을 넘어 다양한 융복합 강좌를 개설하며,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통해 대학의 경계를 넘어 지식을 공유하는 등 대학이 새로운 사상과 학문을 창출하는 장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 스스로 공급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울타리에 얽매이지 않고 수요자의 관점에서 학생과 지역사회에 다가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Ⅲ. 대학 구조개혁의 성과
1. 고등교육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
2013학년도 미충원 인원의 96%가 지방대학, 그 중 지방 전문대학이 51.5%를 차지할 정도로 지방대학, 전문대학은 상대적으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었다. 그러나 선제적인 대학 구조개혁의 추진으로 대학의 유형이나 소재지에 관계없이 각 대학이 교육의 질 제고 노력에 따라 정원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는 일반대, 전문대를 구분 평가하여, 입학정원 규모의 비율에 따라(63:37) 정원을 감축하도록 하였다. 또한 이번 평가에서 지방대학이 선전하여 평가에 따른 추가적인 정원 감축의 50% 이상을 수도권 대학이 차지(일반대 51.4%, 전문대 59.6%)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반대-전문대, 수도권-지방 간 정원 감축의 격차를 완화하고 고등교육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한편, 대학의 학생 미충원에 따른 폐교 위기도 최소화하여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교육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 제고
질적 구조개혁을 통해 대학의 교양 기초교육과 인문학적 토대를 강화하여 개개인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융·복합 교육의 수요를 충족하고 평생·직업교육 등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여 고른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학부교육 뿐만 아니라 연구, 산학협력, 국제화, 사회봉사 등 다양한 측면의 특성화를 통해 사회 전반의 지적 토대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지식의 전수가 아니라 지식 창출과 문제해결 능력의 배양으로 대학 교육의 흐름이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 한 명, 한 명이 맞춤형 인재로서 사회에 나아가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게 되어 국민행복과 창조경제 구현의 중심이 되는 고등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Ⅳ. 대학 구조개혁의 과제
1. 평가에 대한 대학 현장의 수용성 제고
이번 대학 구조개혁 평가는 전국의 일반대학,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성평가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그 동안 대학 구조개혁과 관련한 중요한 의사 결정에 있어서 대교협, 전문대교협, 대학 등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현장에서 보기에 부족한 점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 구조개혁 평가 전반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2. 법적 근거 마련
지속적인(sustainable) 대학 구조개혁의 추진을 위해서는 근거 법률의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하여 2주기, 3주기에 걸쳐 정원을 감축하고, 학사구조 개편 등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 노력에 대해 행·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등 지속적인 구조개혁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학 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의 조문별 쟁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국회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입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3. 전 사회적 관심과 지지
대학 구조개혁은 결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어려운 과제이다. 대학사회 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학령인구 40만 명 시대의 도래에 따라 고등교육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날 다양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학, 정부,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Ⅴ. 결론 :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제2의 도약을 꿈꾸며
대학 구조개혁은 결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어려운 과제이다. 대학사회 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학령인구 40만 명 시대의 도래에 따라 고등교육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날 다양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학, 정부,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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