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되고 있는 세계 속 글로벌교육의 싱크탱크
-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실
김미숙 /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실 실장 싸이월드 공감
Ⅰ. 글로벌 사회와 글로벌 교육
요즘은 모든 것이 글로벌이다. 글로벌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뭔가 새롭지 않고 어딘가 시대에 뒤처져 있는 느낌을 받는다. 글로벌 인재, 글로벌 역량, 글로벌 기업, 글로벌 시대, 글로벌 사회... 그래서 교육도 “글로벌 교육!”을 모두 힘차게 외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사회의 특징 중 핵심이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즉, ‘세계화’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이를 전제한 ‘글로벌교육’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향하는지 의외로 불분명하다. 사람마다 제 각기 시각과 자기 나름의 이해 속에서 이 용어들을 기분 좋게 - 글로벌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최소한 듣기에 참 좋다~ - 사용할 뿐이며, 그에 비해 명확한 정의나 합의된 이해는 부족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을 다 글로벌교육에 갖다 붙일 수 있겠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알맹이 없는 미사여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시대적 요청이라는 강력한 명분하에 우리는 어쩌면 글로벌이라는 용어를 충분한 의식과 성찰 없이 무비판적으로 남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년 전 미래교육연구실을 전신으로 하여 출범한 다소 젊은 연구실인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실은 국가 교육정책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싱크탱크로서 이러한 글로벌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태생적 고민을 안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실은 우선 글로벌 사회의 본질을 이해하고 국제사회의 메가트랜드에 대한 철저한 동향 분석을 통해 정확한 지향점을 찾기 위해 주력한다. 글로벌 사회에 대한 무비판적 편승이 아닌 학술자로서 비판적 안목과 철학을 가지고 이 시대를 이해하고, 우리가 발을 디디고 있는 한국이라는 국가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유산 속에서 글로벌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교육분야에서 주도적으로 대응하며 나가기 위함이다.


또한 국제사회의 메가트랜드 분석과 함께 연구자로서 핵심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과학적이고 경험적인 데이터 수집을 중시한다. 그리하여 앞의 동향 분석 결과와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정책 어젠다를 개발할 뿐 아니라 교육시스템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실용적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국가정책의 방향 수립과 함께 급변하는 사회의 도전에 직면한 학교, 지역사회 등 교육 현장의 실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즉, 글로벌교육연구실은 크게 국제동향 분석과 실증연구 및 이에 따른 현장 밀착형 정책 제안 그리고 혁신적 교육시스템 개발의 선순환적인 순기능을 창출해 내기 위해 현재 4명의 박사급 연구위원, 4명의 석사급 연구원, 그리고 1명의 석사급 연구인턴 등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실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Ⅱ. 글로벌교육연구실의 미션 및 운영 방향
글로벌 사회의 주요 키워드, 즉 국제사회가 주력하고 있는 주안점 중 몇 가지를 꼽아본다면 창의성(새로운 가치 창출)과 웰빙(더 나은 삶과 행복 추구), 그리고 협력(함께 함과 교류)이다. 이러한 글로벌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교육연구실은 ‘창의, 행복, 협력을 위한 글로벌 교육 연구 및 글로벌 학습사회 형성’을 비전으로 하고 있으며 그 기조 속에서 연구과제를 발굴·수행하고 있다. 즉 글로벌 사회를 주도할 국가교육의 장기 비전 및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 중장기 정책 의제를 개발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사회를 주도할 인재 양성 교육시스템 혁신에 대한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러한 미션 하에 우리 실은 그 동안 21세기 글로벌 교육개혁 동향 분석, 학습 환경과 역량이 사회진보에 미치는 영향, 창의역량 측정지표 및 도구 개발, 행복교육의 실천을 돕는 행복교육 지수 개발, 세대통합을 위한 교육체제 개선, 세계시민교육 실태 분석, 미래사회를 대비한 고교입학전형 혁신 등의 다양한 과제들을 발굴하였다. 또 미션 수행의 전략들로써 글로벌교육 및 미래 동향 분석 방법을 위한 연구방법론 개발, 국내외 글로벌 교육 연구기관 및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구축, 국제기구 및 외국 연구기관과의 국제공동연구 및 국제세미나 개최, 글로벌교육 R&D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여 창의적 연구, 행복한 연구, 협력적 연구를 지향하여 왔다.
물론 글로벌교육연구실의 주 업무는 단연 기관의 기본연구과제 수행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실은 그 동안 2년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기관에서 함께 선정한 기본과제를 통해 행복교육, 창의인성교육 등의 글로벌 교육개혁 동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으며, OECD 등 국제기구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함으로써 글로벌 비교가 가능한 실증자료 수집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에 따른 세대 갈등 문제, 세계시민교육, 학교유형의 다양화 등 국제사회의 트렌드를 주도적으로 반영하여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중장기 어젠다를 발굴하고 이에 따라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사업 내용을 현재 진행 중인 과제들을 중심으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III. 주요 연구사업
우선 OECD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역량(skills)과 학습 환경(learning contexts), 그리고 사회진보(social progress) 간 존재하는 인과관계 분석을 위한 국제 종단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이는 2011년 시작되어 2019년경 대규모 본조사 실시를 준비하고 있는 ‘OECD ESP 역량 역동성 종단연구(OECD Education and Social Progress: An International Longitudinal Study of Skills Dynamics)’로서 우리나라에서는 교육부가 분담금을 납부하고, 우리 실이 연구를 주도하고, 서울시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이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국제연구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역량 형성에 기여하는 학습 환경에 대해 고찰하고, 학습 환경과 역량이 가져다주는 사회경제적 결과, 즉 사회진보(예. 사회구성원의 행복감과 건강, 가족결속, 교육적 성취, 취업률, 시민참여, 환경, 안전 수준 등)에 대한 인과관계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관련변수들 간의 역동적 관련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인과관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종단적 발달 추이도 살펴볼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이를 위해 그 동안 OECD 회원국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역량’, ‘학습 환경’, ‘사회진보’ 변수에 대한 각종 측정도구들을 국제적으로 공동 개발하고, 국내 대규모 예비조사를 수행하여 OECD 측정도구의 한국적 타당성 및 신뢰도에 대해 검증하였다. 현재는 OECD와 공동으로 구축해 나가는 종단연구 설계에 대한 실행가능성과 한국 타당화를 검토함으로써 추후 수행될 국제적 차원의 종단연구 본조사 기반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학생들의 미래 성취와 성공, 행복한 삶의 주요 요인으로서 성실성, 친화성, 도덕성 등의 사회정서역량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정서역량은 그 동안 한국교육에서 인지역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되어온 측면이 있어 향후 연구결과들을 통해 인지역량 뿐 아니라 사회정서역량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상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그에 따른 정책적 대안들이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추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추진 중에 있는 과제는 인구 노령화에 직면한 글로벌 사회의 공통 문제인 세대통합에 대한 연구이다. 우리 실에서 2013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세대통합을 위한 교육·정보체제 개선 전략 연구’는 국제사회의 고령화에 따른 세대갈등 논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82년 유엔의 제1차 세계고령화총회(World Assembly on Ageing)는 고령화 사회 현상이 주로 선진국의 관심사로서 등장하였다. 2002년 제2차 세계고령화총회에서는 고령화 사회 현상이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까지 중요한 국가적 문제임이 인정되었으며, 글로벌화만큼이나 미래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보편적인 힘으로 인식되었다. 2009년 발표한 ‘세계인구고령화(World Population Ageing)’ 보고서는 100세 시대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자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대를 사는 인류 전체의 문제로서 모든 인류가 함께 새로운 경제·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인류학적 패러다임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범세계적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에 따라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세계적인 100세 시대의 도래는 노인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 및 모든 계층의 삶 전반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전 국민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국가 사회의 지속적·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 갈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세대통합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특별히 교육 및 정보체제의 개선 전략을 모색하고 정책 방안을 도출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원뿐 아니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정보화진흥원, 건국대학교 등 외부 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가지고 3년간에 걸친 협동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연구결과로서 세대 간 정보격차 해소는 물론 전 세대에 걸친 교육시설과 자원의 개방, 공유, 활용, 참여 확대를 통해 노인학습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접근성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사회의 공통 과제인 고령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
세 번째로 ‘세계시민교육의 실태와 실천과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사회로의 진입은 국가 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세계의 지도자들은 국가를 넘어선 국제적 차원에서의 공조가 문제의 열쇠이고 또 세계화의 가속을 통해 세계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와 다른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역량인 시민의식을 국제적으로 함양할 뿐 아니라, 이제는 개별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넘어서 세계인으로서의 자기인식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를 교육하는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이 국제사회의 주요한 교육의제로 부상하게 되었다. 일례로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2012년 글로벌교육우선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을 발표하고 GEFI의 3대 목표 중 하나로 세계시민성(global citizenship)을 언급한 바 있다. 이때부터 세계시민성 함양은 국제사회의 주요한 교육의제로 부상하게 되었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계시민교육은 2015년 5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2015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의 주요 교육의제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언급하였듯이 세계시민교육이 국제사회의 교육의제로 급부상한 것과는 달리 국내 학계나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낯선 개념으로 남아 있다. 실제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APCEIU)은 기존의 국제이해교육, 다문화교육, 지속가능한 발전교육, 인권교육, 환경교육, 글로벌교육 등과 세계시민교육이 유사한 개념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는 교사들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개념적 혼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개념화 작업이나 체계적인 이론적 논의가 미흡한 것과도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시민이라는 용어가 교육현장에서 전혀 생소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추구하는 인간상에는 세계시민과 관련된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범교과 학습주제로서도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내용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교육과정은 이미 세계시민성 함양을 교육 전반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며 실제 학교 현장에서도 세계시민과 관련된 내용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교육과정에 나타난 세계시민성 함양과 같은 교육목표가 학교 현장의 교사들에게 실제로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의 필요성을 교사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탐색한 연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아울러 학교 차원의 맥락에서 실제로 교사들이 세계시민교육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본 문헌도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교사의 인식 및 태도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실제와 학교 현황 및 실태를 분석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문헌에서 소외되었던 교사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담아내고 학교 현장의 구조와 문화를 살펴봄으로써 세계시민교육의 실태를 파악하고 실천과제를 제안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드러내 글로벌교육 연구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의 일환으로 2015년 11월 18일 영국, 캐나다, 일본, 한국의 세계시민교육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국제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실에서 올해 진행 중에 있는 연구 중 미래사회의 준비와 글로벌 인재 양성 관점에서 본 ‘고등학교 입학전형 변천 및 실태’ 연구가 있다. 이는 글로벌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간의 교육체제를 고교 입학전형을 통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즉 고교 입학제도가 중학교 교육을 어떻게 도와주고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고교 입학전형제도를 살펴본다. 사실 초·중등교육체제 중에서 정책적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단계는 고등학교 단계이며, 최근 고등학교 체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학교 유형의 다양화에 쏠려 있었다. 이에 비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고등학교 입학과정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평준화 정책 실시 이후 40여 년간 시험에 의한 고등학교 입학은 일부 비평준화 지역에 한정되는 것이었다. 대학 입학전형제도만큼은 아니더라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방식은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의 내용, 범위 등이 결코 작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입학전형제도에 비하면 고교 입학전형제도에 대한 자료 축적이나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연구는 첫째, 해방 이후 고등학교 입학전형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어떻게 변천하여 왔는지 진단하고, 둘째, 현재 다양한 고등학교 유형별, 지역별로 입학전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분석하며, 셋째, 고등학교 입학전형의 변천과 현재의 실태 분석을 통해 향후 창의적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한 고등학교 입학전형 정책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을지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학생들의 잠재력을 그들의 꿈과 끼에 맞게 키워주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와 미래를 준비해 가도록 돕는 어떠한 혁신적인 고교 입학전형 시스템이 가능한지 새롭게 도래하고 있는 글로벌 사회의 시각에서 재검토한다.
IV. 향후 과제 및 미래 비전
세계 즉 글로벌 사회는 점점 더 신세계질서(New World Order)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더도 덜도 아닌 하나의 세계정부이다. UN은 현재 193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가히 전 지구적 글로벌 거버닝 기구(a global governing body)가 되었고 해가 갈수록 개별 각국에 대한 영향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엔 헌장(UN Charter)은 1948년 작성된 이래 한 번도 수정된 적이 없는데 이제 모든 나라가 준수해야 하는 세계 헌법과 같은 권위로 우리 앞에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또한 2015년까지 UN이 추진해온 새천년개발목표(MDGs)와 그 이후 2030년까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국제사회 어젠다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선포 등을 통해 보여주듯이 세계 속에 UN의 위상과 실천적 구체성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유엔의 각종 산하기관들인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통화기금(IMF), 국제사법재판소(ICJ) 등 각종 국제기구들은 이제 특정 사안(예. 메르스, 외환위기, 온실가스 등)이 발생될 때마다 관련국들에 대해 해당 분야에 대한 외부 자문기관의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에는 모두 각국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였고 각국의 주권에 속해 있던 문제들이었다.


분명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때와 장소가 명실공이 ‘글로벌 시대’요 ‘글로벌 사회’임을 극명하게 재확인시켜 준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영토, 무역, 이념,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과 분쟁의 요소를 조정하는 글로벌 통치가 반드시 존재해야 인류가 평화롭고 정의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지구적 통치(global governance) 아래 국가 주권(national sovereignty)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고 때론 손상될 수도 있음을 사실상 정당화시키는 매우 강력한 의미라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에게 친숙한 ‘국제 사회’라는 용어가 최근 들어 부쩍 ‘글로벌 사회’라는 용어로 대체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전자 즉 ‘국제 사회’가 국가의 개념이 살아 있고 그 국가들 간 상호작용의 장(inter-national)으로서 세계(world)를 이해한다면, 후자 즉 ‘글로벌 사회’는 상대적으로 약화된 국가 개념 대신 전 지구적(global)으로 통합된 세계 즉 하나의 지구 거버닝 시스템(a global governing system)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함축한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우리는 이제 지구인(global citizens)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세계시민교육은 글로벌교육의 한 주요 축으로서 학생들에게 이러한 지구적 의식(즉, “나는 지구인이다”)과 필요성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고 또한 적극적으로 고취시키고자 교육시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이, 세계를 글로벌 사회로 새롭게 재편(변형)시키는 변화의 중요한 기제로 이해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9월 미국 뉴욕에서 UN 주관 하에 열리는 세계정상회의(United Nations Sustainable Development Summit 2015)의 합의문 제목이 “세계를 변형시키기: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2030 어젠다(Transforming Our World: The 2030 Agenda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인 점에서도 이러한 방향이 잘 나타나 있다. 그 배경에는 에너지 고갈, 기아, 국가 간 전쟁, 테러, 종교 분쟁, 기후변화, 물 부족,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지구적 현안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지구적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스럽게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발전은 세계화 즉 지구화(globalization)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며, 이러한 명분과 필요성 하에 글로벌 사회는 세계 경제, 종교, 정치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실은 비록 소수의 인원이지만 방향 감각을 가진 강한 싱크탱크로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이러한 글로벌 사회의 의미와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가 원하던 원치 않던 이것이 가져올 우리 사회와 교육의 큰 미래 변화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실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으고 있다.
▲ TOP 싸이월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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