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자치 실현의 정도(正道)와 사도(邪道)
김흥주 /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싸이월드 공감
Ⅰ. 서언 : 흔들리는 교육자치
이미 예상 했던 바와 같이 올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자치제가 다시 이슈화 되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에서 나타났던 부작용을 문제로 러닝메이트제, 임명제, 간선제 등이 정치권에서 재론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졸속 처리된 교육의원 일몰제와 교육감 경력조항 삭제가 뒤늦게 쟁점화 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교육계는 교육자치에 관한한 문제제기가 늦고 그 이슈화에도 성공하지 못해 왔다. MB정부인 2010년에 교육의원 일몰제와 교육감 경력 삭제가 결정될 때 공청회도 없이 졸속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못내 조용하기만 했던 교육계였다. 문제임을 알면서도 지난 4년 동안 묵혀 두었다 뒤늦게 이를 이슈화하고 나선 교육의원들과 교원단체들의 주장이 과연 성취될지 의문이다.

의문스럽기는 정치권도 마찬가지이다. 2006년부터 어렵게 합의되어 실천해 온 교육감 직선제를 그 동안의 부작용을 문제 삼아 새로울 것 없고 이미 학문적, 법률적 검토가 끝나 제외해 버린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간선제 등을 재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시대착오적인 논쟁을 반복하는 것으로 교육감 선출제 혼란의 역사를 다시 2006년 이전 상황으로 돌려 놓는 국력낭비 행위이다.

회고해 보면 역대 정부 대부분 교육자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어떻게 해서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시키려 했으며 교육을 시·도지사 밑으로 두려했다. 지난 MB정부가 교육의원제를 일몰시켜 사실상 교육위원회를 일반의회에 완전 통합한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기조는 현 정부까지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된 후 약 석 달 만인 지난 2013년 5월 28일 정부 입법 발의로 제정된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법률 제11829호)’제12조 제②항에 “국가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 정부 역시 교육자치를 지방자치에 통합시켜 교육을 시·도지사 관할 하에 두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과거 정부와 다를 바 없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임명제를 재론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정부 기조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는 지난 해 12월 23일 교육감 직선제가 문제 있다 하여 대통령 임명제까지 거론하였다고 한다(조선일보 2013년 12월 24일 A14면). 진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만일 교육감을 대통령이 임명케 하면 교육자치를 없애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자치는 지방자치단체장 격인 교육감을 직선이든 간선이든 지방 주민이 통제하는 것이 기본조건이기 때문이다. 교육감을 대통령이 임명하자는 것은 시·도지사를 대통령이 임명케 하자는 것과 같으며 이는 역사를 뒤집어 지방자치 이전인 1988년 이전 시대로 되돌아가자는 것과 같다. 교육감의 대통령 임명제 주장은 결국 한국교총 스스로 교육자치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형국이다.

지방교육자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의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지렛대로써 절대 포기되어서는 안 될 제도이다. 그리하여 이 글에서는 교육자치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 보고, 과연 무엇이 교육자치 실현의 정도(正道)이고 사도(邪道)인지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Ⅱ. 교육자치의 의미와 가치
교육자치제도란 지방분권 사상과 민중통제라는 자유 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하여 일정한 구역을 기초로 교육자치기구를 두어 주민의 부담과 책임 하에 그 지방교육의 발전사업을 실현해 나가는 제도이다. 아울러 지방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적 관리를 위해 교육자치기구에 자주적이고 전문적인 역할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지방교육발전을 추구하는 제도이다.

교육자치의 기본 이념인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교육행정 권한을 자치단체로 이양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민중 통제는 중앙정부로부터 나누어 받은 교육행정권한을 주민의 자주적 의사에 따라 행사하고 주민 스스로 지방 교육행정 및 정책을 통제하도록 하여 주민의 지방교육행정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요건이 된다.

교육의 자주성 역시 교육은 국가적 권력 통치의 대상이기 이전에 인간의 사고와 태도를 지배하는 기본권 보장의 자주적 행정 대상이기 때문에 정치적 협상이나 대상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야 하고 이로 인해 엄정한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시되고 있다. 교육이 비록 국가체제에서의 광범위한 통치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어도 교육의 특성상 적어도 그 행정은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자주성 보장이 요구된다. 헌법 제31조 제④항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명시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한 교육자치에서 전문적 관리를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는 것은 교육이 인간의 성장과 발달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 개인의 미래와 국가 존립의 성패가 달려 있는 고도의 전문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그 대상이 되는 아동과 학생들의 다양한 특성과 적성에 따라 적절한 교육적 대응을 하여야 성공할 수 있어 교육행정은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수요자의 요구와 필요를 전문적으로 해석하고 반영시킬 수 있는 교육체제의 전문적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교육자치제는 다양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교육자치제는 획일적인 중앙집권적 통제를 배제하고 개방적인 지방분권제를 지향함으로써 교육행정의 민주적 발전을 촉진시킨다. 또한 주민의 교육행정 참여와 통제를 가능케 해주고, 교육행정을 일반행정으로부터 분리 독립시켜 교육의 특수성과 독자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교육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가치가 있다. 즉 교육자치제도는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통제를 가능케 하여 주민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보다 용이하게 획득케 할 수 있으며 교육행정에서의 참여와 견제를 통해 교육행정가들의 독선과 전횡을 방지할 수 있게 해 준다. 교육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책임의식을 향상시키고,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을 가능하게 해주며, 지방교육개혁 의지를 실현토록 지원하는 것도 교육자치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자치는 교육정책이나 행정에 있어서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육자치는 중앙의 교육부만 장악하면 지방의 교육행정권한도 장악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성립하기 어렵게 만들어 교육정책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며 교육개혁을 정치적 변동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교육 자체의 논리에 따라 일관 되게 실행에 옮김으로써 교육행정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자치는 지역적 특수성을 십분 감안한 지방교육행정을 수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지역주민의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의사가 존중됨으로써 지역주민의 요구사항 또는 지역 특성에 부응하는 교육행정을 펴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중앙의 교육정책이 전국을 대상으로 획일적인 기준에 의해 실천되는 것에 반하여 교육자치제는 해당 지역의 다양한 교육적 특성을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게 하여 개별 지방의 환경과 여건에 따른 특성에 어울리는 교육적 대응을 원활하게 해 주기도 한다.

결국 지방교육자치는 지역주민 자신들이 선출한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통해 지방의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의 교육적 이익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하도록 감시·감독·비판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중앙집권의 행정 체제 하에서는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지역 주민들의 이익 신장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정권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해 일하기 쉬우나 교육자치제는 지방의 공무원들로 하여금 지방의 주민 이익을 위해 먼저 일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결과적으로 주민의 교육적 이익을 더욱 신장토록 만들어 준다.
Ⅲ. 교육자치제 실현의 정도(正道)
지방교육자치는 지방분권과 민중통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적 관리를 수단으로 하여 지방의 교육 수장인 교육감과 교육 심의·의결기구인 교육위원회로 하여금 지방에 맡겨진 교육을 자율적으로 통치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자치는 그 기본 원리를 충실히 반영하고 아울러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라는 헌법 조항을 최대한 구현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그래야만 교육의 획일성을 탈피하여 교육자치가 추구하는 지방의 특색 있는 다양한 교육이 구현되고 이를 통해 국가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인력을 육성하게 된다.

정도로 가기 위한 교육자치제의 첫째 요건은 지방분권을 적극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중앙의 교육행정권한을 지방에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이양해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전국적으로 통일을 기해야 하는 교육정책이나 행정, 지방간 교육 불균형을 조정해야 하는 권한 등은 지방으로 이양할 수 없다. 그러나 중앙 차원으로 보면 교육행정권한을 적극적으로 이양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지방교육자치를 올바르게 실현하는 기본이다. 혹자는 지금도 교육감의 권한이 너무 막대한데 더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감의 권한이 많아 보이는 것은 기초단위 교육자치제가 불허되고 있어 그의 권한을 다시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에게 재이양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지 중앙의 권한이 지방에 많이 이양되어 나타난 결과는 아니다.


교육자치와 달리 일반자치는 광역단위와 기초단위의 이원자치제를 실시하고 있어 시·도지사의 권한을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이양할 수 있어 시·도지사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교육자치는 기초단위 교육자치를 도입하고 있지 않아 권한이 모두 교육감에게 집중되어 권한의 병목현상이 심각하다.

OECD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교육에서의 지방분권의 정도는 약 30% 정도이다. 즉 교육행정권한의 약 70%는 중앙의 교육부 장관이 갖고 있다. 교육감은 초·중등학교 설치권과 운영권, 그들 학교의 인사권 등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교육과정 결정권이나 재정 배분권 등은 중앙에서 법령으로 정하여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자치를 위해 교육행정권한의 이양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구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일반자치와 같이 기초단위 교육자치를 도입하여 교육감의 권한을 교육장에게 이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방교육자치 권한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이 교육자치를 올바로 실현하는 정도이다.

둘째, 교육에 대한 민중통제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지방교육의 실천은 교육감이 하지만 이를 통제하는 것은 주민이다. 주민이 통제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교육감과 교육의원에 대한 주민 선출이 하나이고, 주민 감사 청구제, 주민 투표제, 주민 청원제, 주민 소환제 등의 참여 방식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각종 위원회 등이 두 번째이다. 이들 다양한 민중통제방식을 구현하고 민중의 교육적 요구와 필요를 항상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교육자치의 기본 이념이다. 물론 이들 중 가장 핵심적인 민중통제는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별도로 두고 그 선출을 주민이 통제하는 것이다. 그 통제방식에는 직선과 간선이 모두 가능하나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시행 해온 다양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직선제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민중통제방식으로 평가된다.

통합론자들이 주장하듯 만일 교육감을 별도로 두지 않고 시·도지사에게 교육을 맡기면 주민들은 교육에 대한 민중통제를 시·도지사를 통해서 하여야 하며, 이렇게 되면 다양한 행정업무를 보고 있는 시·도지사에게 유독 교육부분에만 더 많은 책임부여와 민중통제를 요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교육을 일반행정으로부터 분리하여 독립시킴으로써 교육에 대한 민중통제의 강화와 행정력의 집중을 가능케 하는 것이 교육자치의 정도이다.

셋째, 교육의 자주성을 존중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자치제를 실현하는 바른 길이다. 교육의 자주성이란 교육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다른 어떤 외부의 정치·사회 논리를 배격하고 오로지 학생들의 적성과 필요에 따라 그들의 자아실현에 이바지한다는 순수한 교육논리만으로 학교운영과 교육행정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육행정을 주관하는 교육청은 일반행정의 논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교육 본연의 논리로 운영되어야 하며, 교육감 역시 정치적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교육행정의 대상이 되는 학교교육활동과 학생이라는 대상 집단의 특수성, 교사집단의 독특한 전문성과 학생집단의 가소성, 교육행정의 성과와 교육결과의 단기적 측정의 곤란성과 가시성의 한계 등 여러 가지 특성으로 말미암아 교육행정이 다른 부분의 일반행정과 같은 준거와 방법에 의해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동서양을 막론한 보편적 지식이다. 이와 같이 교육에서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이 필요한 이유는 교육에서의 당파적 편향성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서이다. 한 인간의 성장 발달은 개인의 미래 준비에 필요한 학생 자신의 필요와 흥미를 중시하는 학습자의 자주성 존중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 당파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교육정책이나 교육행위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필요와 미래사회 적응상의 필요를 전문적·자주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교육정책이자 제도이다. 특정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학교가 설립·운영되고 교육정책이 결정되는 것을 배제하려는 제도가 교육자치제도임을 인식한다면 교육활동의 무당파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정치는 현실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권력작용에 의해 인간의 행동을 강제적으로 통제하는 행위이지만, 교육은 학습자의 내면적인 자발성을 촉구해서 그 전인적 발달을 이끌어 인간의 이상적 가치를 실현하는 행위이다. 정치는 현실적이며 부분적이고 권력적이며 당파적이나, 교육은 이상적이며 전체적이고 비권력적이며 공공적인 행위이다. 즉 현실적, 부분적, 권력적, 파당적인 정치의 힘에 대항하여 이상적, 전체적, 비권력적, 공공적인 교육의 입장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교육자치제도인 것이다.

넷째, 교육의 전문적 관리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효과적인 교육자치를 실현하는 바른 길이다. 아동과 학생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인정되고 이를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교육자치를 올바로 실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감에게는 전문적 교육관리 능력이 필요하고 동시에 교육감을 견제할 역할이 있는 교육의원들의 전문성도 올바른 교육자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전문적 교육관리 능력의 확보는 교육감과 교육의원들에게는 매우 버거운 것이 될 수 있다. 교육행정가는 일반행정가들이 가져야 할 식견도 필요하지만 교육 행위와 활동에 대한 전문적 식견도 동시에 소유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반행정가는 행정만 잘 이해하고 전문성을 발휘하면 되지만 교육행정가는 행정 뿐 아니라 교육의 각 요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식견이 필요한 매우 난해하고 어려운 직책인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교육감과 교육의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하여 한국의 교육자치가 좀 더 바른 길을 걷도록 지원해야 한다.
Ⅳ. 교육자치제 실현의 사도(邪道)
우리나라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교육자치제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자치제를 실현하는데 있어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지 못하면 사도(邪道)가 된다. 즉 교육에서의 지방분권과 민중통제,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전문성 등의 보장을 방해거나 이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는 모두 교육자치 실현의 바른 길이 아니다.

최근 주장되고 있는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를 예로 보자. 정당에서 공천 받아 출마한 정치적 파당적 정당인으로서의 시·도지사 후보자와 정당 가입이 불허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교육감 후보자를 한 팀으로 묶어 러닝메이트로 출마시키면 교육감은 공동출마자인 시·도지사 후보자의 정당 색깔을 그대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러닝메이트제는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만드는 사도이다.

교육감 출마자들이 은연 중에 자기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 보이거나 일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후원을 받는다면, 그리고 실제 특정 정당이 특정 교육감 후보자를 지원한다면 이 역시 교육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교육자치 실현의 사도로 모두 배격해야 할 일이다. 교육감 경력 조항 삭제 역시 사도이다. 교육감은 헌법에서 규정한 교육의 전문성 발휘를 책임질 교육자치의 수장이다. 때문에 교육감의 교육경력 조항을 중시하여 1991년 교육자치 출발 시에는 20년 이상으로 규정한 바 있는데, 역대 정부에서 계속 이를 축소하여 20년에서 10년으로, 10년에서 다시 5년으로 줄더니, 지난 MB정부에서는 이마저 없애버려 교육에 전혀 전문성이 없는 자들도 출마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교육에서의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규정해 놓은 교육감 경력 조항을 삭제한 것 역시 올바른 교육자치제로 가는 길이 아니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MB정부에서 결정한 교육의원 일몰제 역시 사도이다. 교육경력을 가진 교육의원제는 전문적 관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제도이다. 실제 교육경력을 가진 자들이 지방의원으로 들어와 교육에 관한 심의·의결 활동을 전문적으로 수행하여 다양한 교육 성공을 성취해 왔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속성을 훤히 파악하고 있는 그들이 없어진다면 교육에서의 전문적 심의·의결 활동은 불가능해지고 교육감을 견제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전문성도 사라진다. 따라서 교육의원 일몰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에서의 전문성 보장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교육자치제의 올바른 실천을 방해하는 사도이다.
Ⅴ. 결언 : 반성과 과제
교육감 직선제는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어 시·도지사에게 적용되는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해 부족과 일부 과잉 선거로 선거과정에서 부정 시비가 나타나고, 교육감들의 비리 발생으로 중도 하차 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자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악화되고 있다. 교육계가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교육감 직선제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와 부작용은 당연히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대안으로서 교육계는 이미 오랜 전부터 ‘선거공영제’도입을 제안해 왔다. 이 제도는 출마자 개인별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선관위의 국가 예산으로 공정하게 선거운동을 조정·제한 실행하는 것으로, 교육감 출마자들이 선거비용 걱정 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 직선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공영제는 정부 예산 소요 부담이라는 이유를 들어 지금까지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선거와 동일한 방식의 교육감 직선제는 분명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있어 다양한 부작용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당연히 선거공영제를 도입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아 나타난 각종 부작용을 예방하지 못한 채 나타난 결과만 문제 삼아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회고해 보면 1988년 지방자치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26년간의 시·도지사 직선제에서도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취소된 사례도 많으며 재임 중 각종 비리로 중도하차하거나 구속된 시·도지사도 많다. 그러나 이런 이유를 들어 시·도지사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유독 교육감 직선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이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계에 적용하는 윤리적 잣대가 유독 크기 때문일까?

문제가 있다면 폐지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감 직선제가 로또식 복권 추첨과 같다는 비판도 후보자 순서 배열을 균등 교차 배분한 투표용지를 혼합 배부하는 ‘교호순번제’를 도입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시·도지사가 교육에 투자만 하고 행정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는 비판도 교육감과 시·도지사간에 ‘의무연계협력제’를 도입하면 얼마든지 관여가 가능하다. 이는 현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제41조에 의해 설치하게 되어 있는 ‘지방교육행정협의회’의 운영과 협의 사항을 임의 사항으로 두지 말고 명확히 법에 규정하여 특정 교육행정 사항을 의무적으로 협의하도록 강제화하는 제도이다. 이렇게 되면 시·도지사도 특정 교육 사안에 대한 관심과 관여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시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필자는 오래전부터 많은 시·도지사를 만나 교육을 맡기면 무슨 일을 가장 먼저 하고 싶은지 질문해 왔다. 그들은 한결같이 제일 먼저 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특목고나 자사고 같은 학교를 많이 설치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야 지역 주민들의 표를 제일 많이 얻을 수 있단다. 그러면 주민들이 자기 지역에 설치하기 싫어하는 장애인학교는 어떻게 하겠냐고 재차 질문하면 거주지에 영향 주지 않는 먼 변두리나 산 밑에 설치하면 된다고 말한다. 교육의 특성과 기회균등 이념을 무시한 교육 비전문가다운 발상이다.

서언에서 이미 밝혔듯이 현 정부는 특별법까지 동원하여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규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은 지난 1991년 교육자치 도입 이후 현재까지 23년이란 긴 세월동안 끊임없이 계속 되어 온 지난한 쟁점으로 많은 연구와 검토, 논의, 여론 수렴 등을 반복하였지만 결국 성공할 수 없었다. 한국교육 현대사에서 통합론은 교육자치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기보다는 오히려 집단 간 갈등 조장으로 국민 분열을 가중시켜 국력 낭비만 초래하였을 뿐 교육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전혀 실익이 없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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